빼빼가족여행기
1.
나는 4년 전 2019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을 때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만을 계속하다보면 그것만큼 중요한 것도 안 느껴지고, 돈을 많이 벌어야지, 더 큰 곳에서 살아야지 하는 욕망에서 다소 벗어난다. 그 때 느낄 수 있는 기쁨과 만족감은 아직도 나에게 에너지가 된다.
돌아와서는 금세 ‘취업을 해야한다‘라는 당위성이 생겼기 때문에 원하지 않는 병원 취업에 오랫동안 골몰했고, 결국 취업을 준비한 만큼만 일을 하다가 나왔다.
그리고 내가 시작한 것은 비교였다. 저 친구는 내가 휴학했을 때 바로 졸업해서 직장 다니니까 3년차네. 난 1년차인데.. 저 사람은 벌써 결혼하네. 난 아직도 가족 품에 있는데.
그래서 언니에게도 자꾸만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내가 싫었다. 가까울수록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게 되고, 나는 항상 정해진 목표가 있고, 그거에 맞추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데, 방황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마음이 심란했다.
2,3월은 목표가 필요하지 않았다. (이 글에서는 최대한 긍정적인 어투를 써보려고 한다.)
근데 비교가 무슨 소용이 있지? 어차피 숨쉬고 움직이고 살아가는 건 내 몸뚱아리인데
2.
나는 남들이 가지 않는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멋진 포부가 있었다.
그게 내 진짜 인생이니까.
그렇게 산티아고 순례길도 바로 시작한 거고.
나를 흔들게 하는 목표가 없으니, 알맹이가 비어있는 상태였다.
자꾸 다른 이들의 목표를 쳐다보았다.
정답은 있는가? 내가 하려던 일을 하려는데 가장 먼저 구글에 내 목표를 검색하고, 타인의 반응을 살폈다.
내가 하려던 일도 맞는 것 아닐까?
이번에 10km 마라톤을 뛰었을 때, 낯선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예전의 나를 회귀하는 마음이 들었다.
3.
내가 두려워하는 것
1) 1년 경력만 가지고 세계여행을 간다고? 고작 그런 거 때문에? 남들은 10년 경력 쌓고 쉬려고 해외여행 가는데? -> 여행에도 스펙이 있나?
2) 미래: 다녀와서 1년 경력으로 어디 명함을 내미나? 직장생활보다 더 긴 1년 반동안의 공백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아니 1년반이 아니라 2년. ->
4.
내가 하려던 것
1) 인스타에 블로그주소 연동하기 – 블로그에 인스타, 브런치, 유투브 연결하기
2) 인스타에는 운동기록, 브런치에는 기록, 유투브에는 운동영상
3) 블로그에 cousera (happiness) 강의 기록하기. 강의, 영화, 책 본 것들 기록하기.
4) 집 정리 깨끗하게 정리하는 습관 들이기 (혼돈과 질서를 파악하기)
5) 미뤘던 기록들 차근차근 올리기
6) 보건대학원 청강하기.
7) 한국어 가르치기
5.
하면 좋은 것
1) 내가 가진 기술을 활용하여 돈을 벌기.
2) 동반자가 필요해 단, 나와 함께 시너지가 맞는, 긍정적인.
3) 캐나다를 포함한 유럽 전반적 여행의 숙소, 여정
4) 영상 만드는 연습, 사진 만드는 연습,
5) 좋은 몸을 유지하는 연습(잠에서 깨어났을 때 기분좋은 몸)
6.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
사실 나는
공부를 계속해보고 싶어.
세상에 기여하고 싶어.
운동도 꾸준히 하고 싶어.
하나에 집중하고 있는 삶이 필요해.
정해져있는 사회적 틀에서 벗어나고 싶어.
나는 돈을 어떻게 벌겠다가 아니라 어떤 경험을 하겠다가 가장 중요한 시기.
더 많은 돈을 벌기보다 무슨 경험을 하는지가 중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