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속에서 다시 만난 아빠의 얼굴이 편안해 보였다.
나를 바라보며 잔잔히 웃고 있었다.
그리고는 말했다.
네가 나를 많이 닮았다고.
이전까지 꿈속에 나타났던 아빠는
야위고 병색이 짙은 얼굴이었다.
돌아가시기 전 한 해 동안의 모습 그대로.
아빠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붙들기 위해
좋은 약을 찾으러 다니기도 하고
치료법을 수소문하며 꿈속을 헤매기 일쑤였다.
그러다 꿈에서 깨어나면 왠지 씁쓸한 웃음이 났다.
어젯밤 꿈속에서 다시 만난 아빠는 편안해 보였다.
사랑과 자부심 어린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그토록 바라던 순간과 표정이었다.
익숙지 않아 어색해 하면서도 이루 말할 수 없는 기분이 되었다.
아, 아빠가 나를 자랑스러워하는구나!
아빠가 나를 많이 사랑하는구나.
나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허용하고 받아들이기로 마음먹으니
꿈에서 만나 아빠도 편안한 얼굴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