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하지 않고 포용할 때

by witmin

나는 요즘 스스로의 크고 작은 실수에 조금 더 관대해졌다.

외출 전에 굳이 네스프레소 머신에 내린 커피에 믹스까지 한 봉 털어 넣어 마시려다 잔을 놓쳐버리는 바람에 그대로 쏟아버렸다. 머신이 올려져 있던 주방 탁자며 외출하려고 갈아입은 옷이 엉망이 되었는데도 스스로에게 화내거나 자책하지 않게 되었다.

나이 들면서 성격이 좀 좋아진 것 같다며 내 동생에게 너스레를 떨었다.


그랬더니 한 술 더 뜬다. 작년 이맘때 뱃속에 아이를 잃고 스스로도 죽음의 문턱을 넘어 살아 돌아온 동생은 그날 이후에 스트레스를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다고 했다.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도 여전하고 마음이 힘들 때도 있지만 대수롭지 않게 되었다고 했다.

그 조차 살아 있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이기 때문에 오히려 다행으로 여긴다고.

상처를 회복하고 조금 더 단단해진 동생이 고맙고 대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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