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에서 주관하고 사기업에 서포트해서 만드는 "밥상머리 교육"이 있는 날이다.
늦은 오후, 둘째와 함께 학교 실습실로 향했다.
오늘 교육은 바른 먹거리 교육을 하는 시간과 실제로 요리를 만들어보는 체험 활동 두 가지로 진행이 되었다.
나의 그녀(막내딸)는 평소 채소를 일절 먹지 않는다.
식감이 예민한 그녀는, 밥도 쌀밥만 먹는다.
채소를 얼마나 싫어하냐면, 미역국에서 미역을 빼고 달라하고, 된장국에 모든 채소를 빼고 된장물만 먹는다.
짜장면을 좋아하지만, 양파와 양배추를 걷어내느니라, 불기 직전에 먹는다.
김치종류는 그녀의 근처만 있어도 멀찍이 치워버린다.
이런 그녀에게 조금이나마 채소를 먹게 하기 위해서 그동안 나는 무수히 많은 노력을 했다.
짜장이나 카레를 만들 때는 일부러 양파와 당근을 살짝 데쳐 갈아서 넣어보기도 하고,
들어가 있는지도 모르게 아주 작게 작게 잘라서 주기로 했다.
그러나, 단박에 알아챈 그녀는 절대로 먹지 않았다.
신기하게도 그녀는 요리를 잘하고 좋아한다.
그녀는 2학년이라는 나이에 맞지 않게 계란말이도 잘하고, 계란 볶음밥도 할 줄 안다.
자기가 만든 카레에 당근과 감자를 아주 잘 썰지만 절대로 단 한 개도 먹지 않는다.
아이러니한 그녀이다.
어쨌든 다시 수업으로 돌아가서, 야채를 안 먹는 그녀가 오늘의 수업을 통해 조금이라도 먹기 위한 바람으로 참가한다. 그녀는 누구보다 열심히 수업에 참가한다.
그림도 그리고 발표도 하고, 무엇보다 요리에 진심이다.
당근을 잘게 자르고, 방울토마토를 열심히 잘라 데코도 한다.
공들여 만든 그녀의 작품을 보고 내심 기도 한다.
먹어주길 바라본다.
그녀는 작은 두부 한 조각을 먹었다.
그리고 방울토마토를 입에 넣었다가 도저히 못 먹겠다 한다.
샐러드드레싱이 너무 짜다고 한다.
결국 그녀는 시식을 포기한다.
그래 오늘은 두부 한 조각에 만족하자.
그래도 그녀와의 즐거운 추억이 하나 생겼다 생각하니, 기분이 가 좋다!
그녀는 내게 너무 소중한 존재임으로 작은 시도 하나만으로도 감사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