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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슬기 Feb 24. 2020

신상 과자를 손에 들고

해가 저물고 식빵을 사기 위해 마트로 향했다. 

길거리 토스트집에서 쓸법한 얇고 양 많고 값싼 식빵으로 단번에 결정. 

별생각 없이 과자 코너로 들어오니 한눈에 들어오는 ‘흑당 맛동산’ 

맛동산은 어느샌가 부담스러워진 가격 때문에 전혀 사지 않고 있었다. 

기억이 맞다면 맛동산이 이렇게 새로운 맛으로 출시하는 것은 처음 본다. 

흑당 맛을 따로 출시할 정도로 자신 있다는 것으로 판단, 식빵과 함께 계산대에 올려놓았다. 

장바구니를 가져오지 않아 식빵과 맛동산을 맨 손으로 들고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렸다. 

그때의 내 모습은 아마도 흑당 맛동산을 길거리 광고라도 하듯 자랑스럽게 포장지를 전면으로 보이게 들고 

있는 판촉 행사 요원. 옆에 서있던 한 사내는 내가 당당하게 들고 있던 흑당 맛동산을 힐끔 쳐다보며 

“오호라 맛동산에 흑당이란 말이지?”라는 호기심 가득한 눈빛을 보내왔다. 

그 눈빛을 느끼고 나도 모르게 으쓱해져 버렸다.(이런 일로 으쓱해지는 나를 파괴해 버리고 싶다) 

그런 기분이 들고 나니 지나가는 동네 사람들이 모두 내 손에 들려진 흑당 맛동산만 쳐다보는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나에게서 흑당 맛동산을 빼앗아 먹을 리도 없고 어디서 샀느냐고 물어 올리도 없다. 

그렇지만 어쩐지 걸음은 초조한 듯 빨라졌고 장바구니를 챙기지 않은 것을 자책했다. 

장바구니를 애용합시다. 


맛은 과자를 개봉하기 전이라 아직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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