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 멋진 목줄이군. 부러워.
개: 그렇게 생각하나?
뱀: 그럼! 목줄을 해준 주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목줄을 걸칠 목이 있다는 건 굉장한 행운이라고.
개: 자네의 말대로라면 분명 행운이 맞긴 하지.
뱀: 뭔가 시원찮은 반응인걸?
개: 처음 주인이 목줄을 해주었을 때는 나도 자네와 같은 생각이었지.
나는 주인의 사랑을 받고 있고, 분명 행운이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지.
뱀: 그럼 그것으로 된 거 아닌가?
개: 물론. 하지만 지금 이 목줄을 해준 주인은 세 번째 주인이라네.
세 번째 주인이 마지막이라는 보장도, 장담도 할 수 없어.
뱀: 그렇군. 목줄이라는 거, 꽤 복잡한 사정이 있는 물건이었군.
개: 그래. 차라리 목줄을 할 수 없는 네가 부러울 때가 있어. 그거야말로 행운이 아닐까.
뱀: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사료와 간식으로 부른 배가 꺼진 뒤에 다시 생각해 보는 건 어때.
개: 너 같은 뱀 따위가 내 마음을 이해해줄 거라 생각한 내가 바보였군.
뱀: 저기 너의 주인이 오는 것 같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