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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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0일 화요일,
남편은 잠들었고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다.
할 일을 끝내고 방에 들어가면 되는데 잠이 오지 않아 한참 동안 폰을 가지고 놀았다. 새벽 두 시. 남편은 깊이 잠들었는지 나의 움직임, 인기척에도 반응이 없다. 고요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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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는 도중에 진통제 약 기운이 떨어졌는지 콕콕 쑤셔댄다.
아침에 달달한 고구마 한 개를 까먹었다. 밤고구마도 아닌 것이 호박고구마도 아닌 것이 촉촉하고 맛있어서 후딱 해치웠다. 다시 약 하나를 먹고 꿈나라로 떠났다. 점심엔 카레를 데워먹고 커피 한 잔을 마신다. 오늘의 영화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요시노 이발관’. 줄리아 로버츠의 미소에 빠져든다 빠져들어. 영화 두 편을 보고 나니 오후가 다 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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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메뉴는 굴떡국.
만두를 넣어달라는 의견을 반영했다. 육수를 내고 굴을 먼저 넣어 한번 더 끓였다. 남편이 퇴근하는 시간에 맞춰서 떡이랑 만두를 넣고 팔팔 끓였다. 맛있다며 국물까지 싹 비운 그릇을 보니 기분이 좋다. 자신감도 상승했고! 이번 겨울에는 떡국을 자주 해 먹어야겠다. (너무 자주 나올까 무서운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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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님 전화를 받고 시부모님 댁으로 갔다.
화장도 하지 않고 내추럴한 모습의 이숭이는 조금이라도 가리고 싶어 안경을 꼈다나 뭐라나. 남편은 고장 난 타카를 열심히 고치고 나는 옆에서 남편을 열심히 구경했다. 오늘도 성공한 엔지니어 이박사. 가끔씩 그의 손재주, 공구를 향한 집념, 뚝딱 만들어내는 솜씨와 집중력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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