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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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9일 월요일,
11시에 불을 끄고 누웠다.
이야기를 나눈다. 그것이 의미가 있든 없든 중요하지 않다. 그 순간에 우리는 미주알고주알 모음 자음 마음대로 쏟아냈다. 예전에 이런 날을 꿈 꿨던 적이 있었는데 생각한 대로 이뤄졌다. 사소한 이야기를 나누고 낄낄거리는 소소한 우리의 일상을 누리고 있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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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아침은 되게 캄캄하다.
6시 30분에 일어나 커튼을 열면 저 멀리 보이는 카페에 불이 켜진 걸 볼 수 있다. 눈을 비비고 일어난 우리도, 출근하는 사람들, 자동차들, 손님을 맞이하는 가게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월요일을 시작하고 있었다. 오늘도 남편이 출근 준비를 하는 동안에 과일이랑 간식, 따뜻한 물 한잔을 챙긴다. 결혼 후에 출근 준비를 돕고 배웅하고, 퇴근 후에는 현관문에서 인사를 하는 걸 나름대로 잘 지키고 있는 것 같다. 나는야 상냥한 아내가 되려고 노력하는 이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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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만 안치고 머릿속으로만 뭘 만들지 고민하다가, 퇴근한다는 문자를 보고 그때부터 부랴부랴 부엌으로 갔다. 메뉴는 달걀찜, 무생채, 카레랑 쌈채소. 무가 몇 개가 있는데 무나물을 무쳐볼까 하다가 시간이 빠듯해서 무생채를 만들어보기로 한다. 채를 썰고 소금에 절이는 시간이 있는 걸 몰랐다. 그래도 레시피대로 고춧가루, 식초, 액젓, 설탕, 다진 마늘을 넣고 무쳤다. 때마침 퇴근한 장금이 남편에게 간을 보게 하고 식초랑 설탕을 넣었더니 식당에서 먹은 그 맛이 나서 놀란 우리였다. 오오오. 한동안 무나물, 무생채, 무밥, 뭇국 무 시리즈로 준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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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고 약국에 가려고 밖으로 나왔다.
롱패딩을 입고 돌아다니니까 확실히 덜 추운데, 패딩이 없는 부분은 시리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이숭이는 오늘따라 다리가 시큰시큰 아픈 것 같다. 근육 이완제를 사고 로또 삼천 원어치를 샀다. 될 놈은 된다는 진리를 품고 온갖 행운을 종이 한 장에 걸어보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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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내염을 떠나보낸 이숭이와 등담을 떠날 준비를 하는 남편. 요즘 번갈아가며 담과 구내염을 서로에게 옮기고, 심지어 남편은 감기까지 걸려서 골골거렸던 약골 두 사람이다. 오늘도 우리는 비타민을 보충해본다. 귤 한 접시를 갖다 두고 계속 까먹기 시-작. 이번 드라마는 ‘괜찮아 사랑이야’ 1화. 안녕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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