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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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일 목요일,
밤을 붙잡는 만큼 아침도 붙잡아버렸다.
오늘내일 회사에 안 가는 남편이랑 늦잠을 시원하게 잤다. 해가 중천에 떠있어도 우리가 같이 있다는 사실이 좋다. 목공꿈나무는 오늘도 시간을 쪼개어 나무를 만지고 있었다. 어제 급하게 잘라낸 앞머리는 자는 틈을 타 이리저리 뻗어 있었고, 거울 속의 나는 못난이로 변신해 있었다. 오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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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할지 고민하다가 갑자기 창원으로 갔다.
급하게 약속을 잡았더니 아무것도 못 먹고 나온 우리. 어제 눈 앞에서 놓쳤던 할라피뇨 빵이 떠올라 동네빵집에 들른다. 삼일 째 출동하는 곳. 유난히 배가 고파서 욕심부리며 빵 두 개를 잡았다. 조금만 더 늦었으면 또 놓칠 뻔한 빵을 겨우 산 기쁨도 잠시, 눈 깜짝할 새 사라졌다. 어디 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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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부부를 만났다.
신명나게 언니를 부르고 반가워서 소리를 질렀다. 곧바로 음식점으로 가서 파스타 파티를 여는 우리들. 2차로 카페에 가서도 쉴 새 없이 떠들고 놀았다. 남편들끼리 시간을 주며 언니랑 나는 따로 앉아 인생에 대해서 논했다. 14년 지기는 옛날이야기도 마냥 재미있다. 깔깔깔. 남편들은 돈, 자동차, 공구 등 쉬지 않고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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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떠들었으면서 전화로 얘기하자는 언니랑 나.
넷이서 사진 몇 장을 남기고 헤어진다. 집 근처 편의점에서 왕뚜껑 컵라면이랑 인절미 과자를 하나 샀다. 빵 때문인지, 꽉 낀 치마 때문인지 적극적으로 먹지 않았던 아까의 나를 떠올리며 반성했다. 오늘 새벽에 꼬르륵거리던 배에게 실망을 시킬 수가 없었다. 결국은 밤 열두 시에 컵라면을 뜯어 호로록호로록. 그래 바로 이 맛이지. 신나게 놀았던 하루도 집도 라면도 남편도 다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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