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운명적인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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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8일 일요일,
새벽 5시에 맘마를 먹이고 누웠다.
벽 쪽을 향해 등을 돌리고 자는 나무가 혼자서 킥킥킥 웃었고, 그 모습이 귀여워서 나도 같이 피식 하고 웃는다. 그리고 몇 분 뒤, 남편이 자면서 힉힉힉 웃길래 깨어있는 줄 알고 침대에서 내려다봤는데 나를 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네.. 눈을 뜨니 긴 머리 여자가 내려다보고 있으니 얼마나 무서웠을까.. 조용한 방에서 처음 꺼낸 말은 ‘아유 미안해’였다. 두 남자들은 무슨 꿈을 꿨길래 킥킥 힉힉힉 웃었을까. 귀여워 귀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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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 11시 쯤 오실 거라 생각했던 시부모님이 9시 쯤 출발했다고 연락이 왔다. 씻고 있어서 다행이야. 계획은 나무 맘마를 먹이고 목욕까지 딱 끝내고 뽀송뽀송하게 짜잔!할랬는데 그럴 정신이 없네. 한 달 만에 만난 시부모님, 그토록 안아보고 싶었던 나무를 드디어 품에 안으셨다. 씨익 웃고 잘 먹고 잘 놀아준 우리 아기. 사진과 영상으로만 보셨던 아기의 개인기를 오늘 한꺼번에 대방출했다. 무서운 속도로 기어가기, 스스로 앉았다 엎드리기, 짚고 일어서기, 튀밥 주워먹기, 까까 맛있게 먹기, 이유식 잘 받아먹기, 기저귀 갈 때 박력있게 옆으로 돌기, 물건 뺏으면 찡그리기 등 수없이 쏟아낸다. 할머니는 손자를 보는 날이면, 식사도 후다닥 끝내시고 나무를 전담마크하셨다. 하루종일 안고 있으신다고 말해도 무방할 정도. 낮엔 어머님표 수육을 먹고, 저녁엔 중국집을 시켜 먹었다. 아기를 떼어놓고 낮잠도 잤지롱. 오늘의 키워드는 2미터40센티, 캠핑장, 함 보자, 벌초와 추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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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을 푹 못자서 그런지 나무는 자주 보챘다.
목욕하면서도 찡찡, 안아줘도 찡찡, 놀아줘도 찡찡, 보행기를 타도 찡찡, 점프점프해도 찡찡. 내가 주방에서 이유식을 만드는 동안 아빠가 안고 있는데도 자주 찡찡찡거린다. 오늘은 특별히 3가지를 만들었다. 닭고기죽 2개, 소고기죽 1개. 맛보기로 100ml을 먹고도 찡찡찡.. 후다닥 정리를 끝내고 와서 안으니까 금방 눈을 감는다. 많이 피곤했지? 일기 쓰고 얼른 옆에 누울게 우리 나무야. 오늘도 사랑먹고 자란 나무야, 고마워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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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찾아온 휴가 마지막 날.
편하게 논 기억보다는 주방에서 음식 만들고, 설거지하기 바빴던 남편의 휴가였다.. 이번에는 치과 진료, 안경 수리, 코로나 검사로 다이나믹했었지만, 건강한 오늘에 감사함을 느끼며 마무리를 해 본다. 무엇보다 매일 육아와 가사에 진심을 담은 남편에게 감사함을. 정말 정말 수고했어요. 나도 내일부터 실전육아 파이팅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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