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제이 Oct 14. 2022

기획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도깨비만두바 팝업스토어

제주맥주x비비고 콜라보 팝업스토어, <도깨비만두바>를 다녀오다.

바야흐로 이제는 만맥의 시대. CJ비비고와 제주맥주가 나서 만맥의 문화를 전파하고자 팝업스토어를 열였다.

나는 사전신청 기간이 지난 후 퍼블릭 오픈 기간에 다녀왔다. 주변 마케터 친구들이 재밌다고 극찬했던 도깨비만두바를 지극히 개인적인 시선으로 기록을 남겨보려 한다.


[도깨비만두바]
장소 : 꼴라보하우스 도산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 164길 21-3)
기간 및 영업시간 : 10.10~30ㅣ17:00~22:00
주차 : 가능(발렛)


마케터의 시선에서 바라 본
도깨비만두바의 포인트



1. 의외의 Key컬러와 타이포그라피

팝업 이름 ‘도깨비만두바’에서 알아차릴 수 있듯이, 공간 어디에서도 비비고와 제주맥주의 로고와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새롭게 만들어낸 브랜딩 컬러와 타이포그라피 디자인으로 전체 공간을 꾸며놨으며, 내부 모든 조명 역시 형광초록으로 맞추었다. 누가 봐도 mz세대를 겨냥한 힙한 공간이었다.

솔직히 여기서 놀란 와우 포인트는, (분명 적지 않은 비용을 들인 행사라 브랜드를 드러내고 싶었을텐데) 모든 로고를 숨기는 것에 cj제일제당 임원진이 동의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실무자가 좋은 아이디어를 내도 팀장-임원진에서 막히면 아이디어가 빛을 발휘할 수 없다. 도깨비만두바 역시 마찬가지다. 힙한 브랜딩을 위해 로고를 숨겨야한다고 젊은 실무진들이 의견을 피력하더라도, 결정권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절대 실행될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로 생각보다 많은 기업의 새로움은 막히고 있다.


일례로 더현대 여의도를 오픈할 당시, 실무진이 가져온 입점 브랜드 리스트는 임원진이 모르는 브랜드들 뿐이었다고 한다. 기존 백화점 입점 브랜드가 아닌 새로운 브랜드로 공간을 채워야 고객에게 신선한 경험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 였다. 여기서 놀라운 건 임원진이 OK를 했다는 것이다. 실무자를 믿고 결단을 내린 현대백화점 임원진들의 인터뷰 기사를 읽으며 감탄했던 적이 있었다. 그런데 비슷한 와우 포인트를 이번에도 느꼈다.


로고를 숨기고, 하나의 문화를 정립하고, 브랜딩하는 과정에서 실무자에게 자유를 주었다는 점에서 도깨비만두바의 의사결정을 내린 임원진들에게 감탄했다.


2. 인스타의 소통방식

도깨비만두바의 인스타 운영 담당자. 참 센스있다.

제일제당이나 제주맥주의 본 인스타 계정과 다른 톤앤매너로 소통되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특히나 재밌는 건 캐릭터를 녹여 이야기를 만들고 위트있는 방식으로 멘션을 단다는 것이다. 흡사 지구오락실의 토롱이의 인스타 계정을 보는 듯 하다.


3. 팝업 스토어의 동선 안내

입장 확인부터 픽업까지 직원들이 빈틈없이, 친절한 안내를 도와준다. 입구에서 동선설명, 키오스크 앞에서 메뉴 설명, 픽업대에서 소스 설명 입장 후 메뉴를 먹기까지 4명의 안내를 차례대로 받았다. 낯선 공간 속에서 헤맬 시간을 주지 않는다.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순간, 직원이 다가와 불편한 점을 물어보고 해결해준다.

사실 이 부분이 뒤에 이어질 조금 아쉬웠던 부분으로 이어진다. 아무래도 모든 동선에 직원들이 있다보니, 홀로 공간을 있는 힘껏 느끼기에는 여유가 부족했다. 더불어 설명의 속도가 매우 빨라서(하지만 딕션 정확해서 알아들을 수 있음) 나 역시 빠르게 빠르게 움직여야만 할 것 같은 재촉을 받는다.  


4. 신박한 메뉴 구성 + 소스바

신박한 메뉴구성이 눈에 띈다. 만두 소스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새롭다.

고객이 여러가지 소스 중 직접 선택하여 그릇에 담는 경험은 음식의 만족도를 높여준다고 생각한다. 서브웨이에서 소스를 고르는 것, 훠궈집에서 소스를 직접 만드는 것, 쉑쉑버거에서 케찹, 마요네즈를 직접 담아야 하는 것. 이러한 작은 포인트의 동선들이 음식의 만족도를 높이는 데에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소스바라는 고객 참여 구간을 넣은 것에 또 한 번 감탄했다.


5. 패키지 박스 디테일

솔직히 제일 놀라운 포인트였다. 패키지 디테일을 보면 이들이 이번 팝업행사에 얼마나 진심인지 느낄 수 있다.

박스, 음식 용기, 수저, 물티슈까지. 심지어 박스는 두껍다.(패키지 전문가는 아니지만 종종 굿즈를 만들어 본 1인으로서 비싼 재질 중 하나로 생각된다)

메뉴 당 가격이 11,000원이었는데 매우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음식만 놓고 11,000원이면 조금 아까운 가성비지만, 음식과 더불어 일련의 경험, 도산공원 중심에 위치, 특히 패키지의 디테일까지 생각하면 매우매우 합리적인 가격이라 생각했다.



반대로 아쉬웠던 점


개인적으론 조금 더 즐길거리가 필요했다.

팝업스토어의 동선을 살펴보면, “입장 > 구매 > 사진 촬영 > 픽업 음식수령 > 소스바 이용 > 음식 먹기”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런데 입장에서 소스바까지 이동하기까지 모든 동선을 직원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홀로 공간을 만끽할 여유가 부족했다. 더불어 공간의 메인 경험은 음식 체험이지만, 그 외에 다른 볼거리의 경험들도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한다.

근데 또 다르게 생각해보면, 브랜드 스토리를 볼 수 있는 구간이 없었기에 음식 자체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같기도 하고,,,, 뭐가 되었든 장단점이 있기에, 개인적으로는 조금 더 놀 거리가 있었음 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만 알고 싶은 브랜드, 역시나 유명해졌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