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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서범 Feb 23. 2017

소통을 꽃피우다 # 54



 오랜만에 반가운 사람을 만나기로 했고 즐거운 마음으로 약속 장소인 커피숍에 조금 일찍 도착했다. "아메리카노 한 잔이요." 커피를 받아 들고 가운데쯤 위치한 자리가 비어 있어 그곳에 앉았다. 조용한 분위기의 음악이 나의 기분을 더 행복하게 만들었고 커피 향은 나를 여유롭게 하였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앉아서 고개를 돌리니 창 너머의 세상이 보인다. 파란 하늘.. 도로엔 다양한 색상의 자동차들이 바쁘게 달려가지만 커피 한 잔에 여유로운 음악을 들으며 바라보는 세상은 그것조차 여유롭게 보인다. 거리엔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 즐거운 표정이다. 커피숍에 흐르는 제목도 모르는 바로크 음악이 창 너머 보이는 세상을 더욱 풍요롭고 아름답게 보이게 한다. 그렇게 창밖을 보다 고개를 돌렸는데 한쪽 면의 청 안 된 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세상이 뿌옇다.     


 그곳에 시선이 머물렀다. ‘왜 저기만 청소가 안 됐지?’ 세상이 뿌옇고 얼룩덜룩하게 보였다. 나도 모르게 한참 그곳을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문득 두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어떤 유리창을 통해 세상을 보며 살고 있을까?’라는 첫 번째 생각과 ‘깨끗한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세상이 더 많았는데 왜 내가 지금 뿌옇게 보이는 유리창으로 바깥세상을 보며 굳이 이런 생각에 잠겨 있지? 내가 지금 본 세상에 대한 느낌은 뿌옇고 얼룩덜룩한 유리창으로 보는 것을 선택해서 그곳을 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잠시 고개를 돌려 깨끗한 유리창으로 보이는 세상을 보는 것을 선택하면 되었던 것을 나는 왜 그곳에 시선을 멈추고 이렇게 괜한 생각을 하며 복잡해하고 있지?’하는 생각이었다.     


 그 생각이 들자 웃음이 났다. 나는 얼른 시선을 깨끗한 유리창으로 옮겼다. 하늘은 여전히 파랬다. 사람들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웃으며 지나가고 자동차는 여전히 분주히 움직였다. 세상은 그대로였다. 다만 내가 깨끗한 창쪽으노 눈을 돌리는 선택으로 나의 선택만 바꾸면 되는 것이었다. 그럴 것이다. 세상도 내가 어떤 유리창로 세상을 볼 지를 선택하면 되는 것일 게다. 깨끗한 유리창 너머의 세상을 볼 것인지.. 뿌옇게 흐린 유리창 너머의 세상을 볼 것인지.. 그건 나의 선택이다.


 세상은 똑같은데 창문 하나에 세상이 깨끗하고 아름다워 보이고... 창문 하나에 세상이 뿌옇고 얼룩덜룩해 보이고... 내 마음이나 생각에는 어떤 창이 있을까? 나는 어떤 유리창으로 세상을 보고 있을까? 가치관, 내가 표현하는 나의 기분들과 생각들... 모두 내 마음속 유리창을 통해 바깥세상을 보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며 아메리카노 커피 한 모금을 마셨다. 커피는 여전히 향기로웠고, 잔잔히 흐르는 음악은 여전히 나를 행복하게 하였다.


당신은 어떤 유리창으로 세상을 보는가?

당신의 행복한 삶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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