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삼성전자와 TSMC의 총성없는 전쟁
산업의 쌀 반도체.
우리나라 전체 산업에서 거대한 비중을 차지하는만큼 관심가져야할 기술입니다.
중국의 미국을 따라잡기 위한 노력,
삼성의 TSMC를 따라잡기 위한 노력
그 근황을 알아보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에 대한 정의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다보스 포럼의 회장 클라우드 슈바프가 2018년 발행한 본인의 저서(Shaping the 4th industrial revolution)에서 정의한 바는 다음과 같다.
확장된 디지털 기술 : 클라우드 컴퓨팅, 양자 컴퓨팅, 광학 컴퓨팅, 신경망 처리기술, 블록체인, 사물인터넷
물질계 재구성 기술 : 인공지능, 로봇기술, 첨단소재, 나노기술, 3D 프린팅
인간 변형 기술 : 바이오기술, 뇌연구 및 신경기술,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환경 통합 기술 : 에너지 생산/저장/전송 기술, 지구공학, 우주공학
그렇다면 위의 기술들에 가장 근본적으로 필요한 기초 기술은 무엇일까?
바로 반도체, 5G 이동통신기술과 그것을 위해 필요한 기계, 소재 기술이다.
미국은 반도체와 5G 기술의 패권을 쥐고 있으며 그로 인해 기술의 혁신을 이뤄냄과 동시에 적대국의 기술 혁신을 견제하곤 한다.
바로 중국이다.
중국은 2014년부터 반도체 산업을 국가전략화 하며, 국가차원에서 밀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은 2019년 화웨이 거래제한 조치를 내리며 2022년 들어서는 대중국 반도체 기술 수출 제한 조치, CHIPS act 등을 통해 중국의 반도체 산업 성장을 막고있다.
이에 현재 중국 반도체 장비 국산화율은 2022년 기준 35%(2021년 21%)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보인다.
특히 10nm 이하의 첨단 반도체 설계에 필요한 EUV 노광장비 업체 ASML의 중국 수출 제한으로 설계 분야에서 국산화를 이루어내기는 앞으로도 힘들다.
→ 최근 화웨이의 스마트폰에 7nm수준의 칩이 탑재되어 세계가 놀랐다는 기사들이 나오는데, 이는 중국이 수출 규제를 받기 전 들여왔던 ASML의 EUV 노광기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즉, 하늘에서 뚝 떨어진 칩이 아니고 중국의 자체 기술로 설계한 것도 아닌 수입한 장비로 만든 칩이라 아직 설계 분야에서 갈길은 다른 분야보다 훨씬 멀어보인다.
하지만 다른 말로 하면, 제대로 된 장비만 가지게 된다면 양산 준비는 되어있다고 볼 수 있다.
당분간은 장비, 소재에 강점이 있는 일본의 수출 제한으로 인해 중국 반도체 산업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며 특히 제조보다는 설계 분야에서 점유율을 키우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중국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 점유율 6.5%
한국도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갈 길이 멀다.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
“중국보다 못하다니”...韓 비메모리 점유율 3.3% 그쳐 - 매일경제
미국은 과거 일본 버블경제기 소니 등과 같은 일본의 반도체 기업이 미국 기업들을 추월하자, 플라자 합의, 관세 인상 등으로 일본의 수출 산업을 죽여 반도체 패권을 지켜본 전적도 있다.
과연 현재 중국에 가하고 있는 제재로 미국이 다시 한 번 반도체 패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참고문헌: 세경포 23-20 중국의 반도체 국산화 추진 현황과 시사점.pdf
현재로서는 중국이 무수히 많은 규제를 뚫고 장비를 수입해오는 것은 불가능해보인다.
중국은 이를 타파하기 위해 산업 스파이를 적극 이용, 고위층이나 기술자에게 뇌물을 주며 기술 격차를 극복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파악된 산업기밀 유출 피해액이 지난 5년간 25조원, 93건 발생했으며 미국 FBI는 10년 사이 자국의 중국 산업 스파이가 1300%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뉴스에서 심심치않게 ‘연봉 3배’ 등의 후한 조건으로 반도체 핵심 인력을 중국이 데려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심각한 문제지만, 이런 방식으로 현재 벌어진 수년간의 기술 격차를 당장 따라잡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중국이 반도체 패권 전쟁에서 이기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이유기도 하다.
다만 아직 가능성은 낮으나 개인적으로 불안한 점은, 만약 중국이 대만 침공에 성공한다면 현재 TSMC가 보유하고 있는 ASML사의 첨단 EUV 노광기 80대, 핵심 공장, 기술, 인력을 확보하려 할 것이다. 순식간에 반도체 산업 기술 격차를 줄일 수도 있다.
미국(일본, 네덜란드, 한국, 독일 포함)과 중국만이 반도체 전쟁을 벌이고 있지 않다.
파운드리 산업의 압도적 1강인 TSMC를 추격하기 위한 삼성전자의 투자 의지가 심상치 않기에 이 내용 또한 정리해보자. (TSMC 점유율 60%, 삼성전자 점유율 12%)
현재 양사 모두의 최첨단 기술은 3나노 반도체이다. 한국은 예로부터 삼성전자, SK 하이닉스 등의 기업이 메모리 시장에 진출하여 주요 상품인 DRAM, NAND를 과점하고 있다.
하지만, 메모리 시장의 규모는 약 30%, 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약 70%로 성장성이 제한되어 있다. 설계 분야는 미국이 워낙 압도적이기에 삼성전자는 갈수록 커지는 비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한 것.
현재 TSMC의 3나노 반도체는 삼성이 3나노 반도체에 적용한 GAA 기술을 적용하지 않아 성능이 삼성의 그것과 비교해 떨어진다.
원래 TSMC의 전략은 밀도, 성능, 전력 사용량 모두를 잡기 보다는, 수요에 맞춰 각 분야의 장점이 있는 3나노 반도체를 높은 수율로 공급하겠다는 것이었다.
반면 삼성은 GAA 기술을 적용하며 밀도, 성능, 전력 사용량이 월등히 좋은 3나노 반도체를 우선 찍어내며 수율을 잡아서 공급하겠다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전략을 택했다.
추가로 보통 수요에 맞춰 공장 라인을 늘리는 기존의 공급 방식과는 달리 3나노 공장을 평택에 우선 짓고 보는 삼성이다. 가장 잘 만들 자신이 있어서 그런걸까. (TSMC는 GAA 기술을 2나노 반도체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3나노 반도체의 성능이 확연히 차이나는 이유.)
삼성은 결국 성공했다. 3나노 반도체 수율을 60%로 잡으며 TSMC의 55%를 넘어선 것. 아직 수율을 더 높여야 이익성이 개선되긴 하겠지만 삼성의 모험이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아무튼 이재용 회장이 2030년까지 파운드리 1위 회사가 되겠다는 선언이 2030년까지 완공되는 평택의 공장들과 함께 조금씩 이뤄지고 있음은 분명해보인다. 앞으로 이것들이 매출과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에 어떤 변동을 불러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 2분기 파운드리 점유율 11.7%… TSMC와 격차 좁혀
별개로 미국 입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정말 이뻐보일 것 같다. 물론 삼성도 자신들의 이득을 추구하여 벌인 리스크있는 도박이었지만, 대만이 중국의 침공으로 인한 리스크가 존재하는 상황속에서 미국이 볼때 대만과 한국이 서로 경쟁하여 기술 수준을 비슷한 정도로 끌어올린다면 대만이 불타더라도 대체재가 생기게 된다.
미국 입장에서 두 국가가 파운드리로 싸우는 건 가만히 지켜보다가 훗날 자신들에게 더 도움이 되는 회사를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뇌피셜 음모론) 미국이 수율 잡는 걸 도와주지 않았을까? 어떻게 이렇게 빨리 잡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