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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귤 May 11. 2024

비 오는 마음


내가 하는 사랑이

내가 말하는 사랑이

내가 쓰는 사랑이

새근새근 잠든 아이의 밤 속에

부끄러움으로 짙어진다.


내가 하는 기도가

내가 하겠다고 했던 기도가

내가 바라는 기도가

잠 못 듣는 이의 이불속에

부끄러움으로 파고든다.


내 안에 사랑이

내 안에 선함이

내 안에 소원이

여우비 같아서

맑은 날 잠깐 뿌리듯

진실되지도 영원하지도 못해

내리는 비에도

나는 괴롭다.


목마른 꽃잎 위에

단비처럼

사랑하고 위로하고 기도할 수 있다면

이 밤 아픈 너에게, 잠못들 너에게

단비 되어 내릴 텐데.


부끄럽고 괴로워도

이 밤 다시 두 손을 모아 본다.

단비 되어 닿을 때까지

사랑하고 위로하고 기도하는 것

이 밤 아픈 너에게, 잠못들 너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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