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을 향한 고고하고 아름다운 찬사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오유리 특파원이 취재한 반클리프 아펠 전시회에 대해 알아보자!
126년의 역사를 이어온 프랑스 하이주얼리의 대명사, 반클리프 아펠은 1895년 보석공의 아들이었던 알프레드 반 클리프(Alfred Van Cleef)와 보석 딜러의 딸이었던 에스텔 아펠(Estelle Arpels)이 결혼해 만든 브랜드이다. 초장기에는 그레이스 캘리와 이란 팔라비 왕조 등 전 세계의 왕족과 유명인사들에게 맞춤 주얼리를 선보이며 인기를 얻었다.
반클리프 아펠이 특별한 이유는 바로 스토리텔링에 있다. 스페인 그라나다 지역의 알함브라 궁전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알함브라 컬렉션’ 디자인의 네 개의 꽃잎이 품고 있는 의미는 ‘건강, 부, 진실한 사랑, 행운’이다. 이처럼 그들은 장인정신의 구현에 그치지 않고 제품마다 특별한 이야기를 곁들여 생명을 불어넣는다. 자연과 문화에서 받은 영감은 물론, 고전 발레, 세익스피어, 쥘 베른 등의 아름다운 고전작품이 품고 있는 가치를 제품에 담아내 그야말로 “예술과 장인정신의 결합”을 이뤄내는 것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Pierres Precieuses’ 전은 반클리프 아펠과 국립자연사박물관의 대표적인 소장품과 원석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전시였다.
태초의 지구에서 발견된 원석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4억 9천만년 전 생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암석들이 눈 앞에 펼쳐졌다.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가장 아름다운 것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아름답게 세공된 주얼리와 사용된 주요 원석을 함께 전시하는 것인데, 이는 돌덩이에 불과한 광물을 상상력을 가진 인간이 어떻게 변형시켜 왔는지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다.
DIAMOND
ㅣ티아라, 1976년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이자 모나코의 왕비인 그레이스 캘리가 딸 카롤린과 필리핀 주노의 결혼식에 착용한 티아라이다. 반클리프 아펠 컬렉션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작품으로 77캐럿의 라운드 & 페어 셰이프 다이아몬드와 마키즈 컷 다이아몬드 144개를 사용했다고 한다.
플래티넘, 화이트 골드, 다이아몬드
ㅣ왈스카 버드 클립, 1971년
다이아몬드를 물고 날아가는 새를 형상화한 작품으로 96캐럿의 옐로 다이아몬드는 폴란드 오페라 가수이자 샹젤리제 극장의 오너이기도 했던 Ganna Walska 가 소유했던 다이아몬드라고 한다.
한 쌍의 날개는 귀걸이로, 꼬리는 브로치로 옐로 다이아몬드는 펜던트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반클리프 제품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이다. 파스-파투(Passe-Partout) 주얼리, 즉 가변형 주얼리로 1938년 특허를 획득하기도 했다.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손꼽히는 지프 네크리스 제품 라인 또한 지퍼를 내리면 목걸이, 올리면 팔찌로 사용할 수 있어 파스 파투에 해당한다.
골드, 에메랄드, 사파이어, 옐로·화이트 다이아몬드, 96.62캐럿의 브리올레트 컷 옐로 다이아몬드
EMERALD
ㅣ힌두 네크리스 , 1949년
여성스러우면서도 동양적인 형태의 에메랄드 세공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인도의 옛 왕국인 바로다 왕국의 왕비를 위해 제작한 목걸이로 자끄 아펠은 이 목걸이를 제작하기 위해 56개의 보석 상자를 일일히 검수해 사용할 보석을 선택했다고 한다. 가운데에 형상화된 연꽃과 금에 정밀하게 세공된 나뭇잎 무늬가 인상적이다.
에메랄드, 플래티넘, 옐로 골드, 다이아몬드
ㅣ인디언 네크리스, 1971년
베굼 살리마 아가 칸 왕비가 주문한 목걸이.
2개의 팔찌와 클립 및 팬던트로 활용이 가능한 이 작품은 사용된 에메랄드의 양으로만 따져도 반클리프 아펠 컬렉션 중 손꼽힌다고 한다.
470캐럿의 18세기의 에메랄드 44개와 5캐럿의 다이아몬드, 섬세한 금장식까지 더할 것 없이 호화롭다.
옐로 골드, 인그레이빙 에메랄드, 다이아몬드
AQUAMARINE
ㅣ네크리스, 1955년
순도 높은 아쿠아마린의 스카이 블루 색이 눈부시다. 이 목걸이를 만들기 위해 사용된 아쿠아마린의 총 무게만 92캐럿. 반클리프 아펠의 고전적인 우아함이 담겨있는 디자인이다.
아쿠아마린의 그린블루의 독특한 색 덕분에 고대부터 수세기 동안 선원들과 장기간 바다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부적처럼 지녔다고 한다. 여행자들에게 부적처럼 되었다.
아쿠아마린, 다이아몬드, 플래티넘, 화이트 골드
PERIDOT
ㅣ세트, 1965~1975년
페리도트와 다이아몬드를 사용한 섬세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목걸이와 반지, 팔찌, 귀걸이까지 세트인 제품으로 10년간에 걸쳐 제작됐다고 한다.
페리도트, 옐로우 다이아몬드, 옐로 골드
MALCHITE
ㅣ알함브라 컬렉션, 1973년
1968년도에 제작된 알함브라 컬렉션은 오늘 날까지도 반클리프 아펠의 핵심 디자인 중 하나로 손꼽힌다.
원석을 깎아 중심부의 꽃잎 모양을 만들고 그 주위를 금구슬로 촘촘히 장식한다. 그린 컬러의 말라카이트는 매우 희귀한 광물에 속한다고 한다. 초창기의 긴 길이의 목걸이는 팔찌, 반지 등으로 다양하게 세분화 됐으며, 다양한 색의 컬러 스톤을 사용한다.
100년에 한번 새로운 디자인을 추가한다는 의미의 ‘센테니얼(Centennial) 알함브라 컬렉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GOLD
오랜 세월 인간의 상상력과 욕망을 자극한 금. 스톤과 달리 다양한 색을 내뿜진 않지만, 은은하면서도 화려한 광채가 돋보인다.
RUBY
ㅣ피오니 클립, 1937년
미스터리 세팅 기법으로 제작된 제품 중 손꼽히는 퀄리티의 이 클립은 완벽한 작약 모양을 구현하기 위해 640개의 루비를 사용했다고 한다. 나뭇잎을 장식하는 43개의 바게트 컷 다이아몬드와 196개의 라운드 컷 다이아몬드 또한 찬란하다.
플래티넘, 옐로 골드, 미스터리 세팅 루비, 루비, 다이아몬드
SPECIAL ARTWORK
ㅣROCHER AUX MERVEILLES, 2020년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작품으로 이를 위해 투입된 시간은 무려 6,000시간, 사용된 라피스 라줄리만 6.2킬로에 달한다고 한다. 멀리서 보면 하나의 조각품처럼 보이지만, 각각의 요소들은 브로치와 팔찌, 반지 등으로 착용할 수 있는 개별 주얼리이다.
유니콘과 용, 암벽 바위의 얼음꽃과 요정, 잊혀진 전설을 그대로 담아낸 듯한 이 아름다운 작품을 무엇이라 설명할 수 있을까.
반클리프 아펠의 126년의 고고한 발자취를 직접 보는 일처럼 즐거운 것이 또 있을까. 설립 초기부터 최근작까지 다양한 시대의 작품이 있었지만, 모든 작품에는 한결같이 ‘인간과 자연, 사랑’을 중시하는 그들의 철학이 깃들어 있었으며, 놀랍도록 신선하고 아름다운 재해석이 있었다. 새로운 백 년을 향한 반클리프 아펠의 눈부신 여정을 기대해본다.
자료출처
직접 촬영
콘텐츠는 월곡 주얼리 산업연구소에서
제작 및 배포하였습니다.
◆저작물 활용 시 출처를 명시하여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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