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의 직접적 반응을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하는 기획 MD
Table of contents
- 기획 MD : 클로이님 인터뷰
- MD 직무는요, 셀링 포인트를 캐치해야 해요.
- MD로 취업을 원한다면, 작은 곳에서라도 직무 관련 경험을 쌓으세요.
MD분들과 대화를 나누며, 더욱 MD에 관한 꿈을 꾸게 되는 것 같았다. 평소에는 연말이 다가오면,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방학에 무엇을 하며 휴식을 취하면 좋을까를 고민했었는데, 현재는 원하는 직무로 나아가고자 꿈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생각하고 있다. 나와 같이 MD를 꿈꾸는 분들도 인터뷰를 통하여 함께 꿈을 이뤘으면 좋겠다. 오늘 진행하는 인터뷰이 클로이님(가명)은 기획 MD다. 시작과 끝을 담당하는 직무인 만큼, 뿌듯함이 더 크실 것 같은데, 기획 MD란 무엇인지에 관해 상세히 물어보고자 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미대를 졸업한 이후,
현재 국내 주얼리 브랜드에서 4년 차 기획 MD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는 미술작가를 목표로 미대에 진학했던 지라, 대학 때는 주로 전시를 하며 전시 경력을 쌓아가는 게 일상이었어요. MD 직무와는 아주 거리가 먼 대학생활이었죠.
그러다 대학교 3학년 때 학교 축제에서 팔찌를 만들어 판매했는데 이때의 경험이 제 진로를 바꾸어 버렸어요. 준비한 팔찌 120개를 이틀 만에 완판 했는데, 대학교 축제에서 파는 팔찌치고는 저렴하지도 않았거든요. 용돈벌이 목적도 아니었고 순수하게 재미로 했던 일이었는데 팔찌가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었어요. 옆에 다른 학생들이 파는 팔찌와 비교했을 때 가격이 비싸니 학생들이 망설이면서 돌아가도 결국엔 다시 와서 제가 만든 팔찌를 사 갔어요. 남은 재료를 끌어 모아 더 만들어 다음날 들고나가면 바로바로 팔릴 정도로 인기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이때의 경험이 제 미적 감각을 상업적으로 확장시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어요. 그래서 제가 판매한 아이템이기도 했고, 평소에 좋아하던 주얼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주얼리에 대한 관심이 본격적으로 생기면서, JBM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어요. 여기서 1년간 브랜드 런칭 과정을 배우면서 주얼리 디자인, 세공, 보석감정, VMD 등 하나의 주얼리 브랜드가 생기기까지 필요한 전 과정에 대해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얻은 경험 덕분에 MD로 취업 후 디자인팀, 생산팀, 마케팅팀 등 타 팀의 업무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고 업무 커뮤니케이션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양한 주얼리 관련 직무 중, MD를 선택한 이유는요. 대학교 축제에서 팔찌를 판매한 경험을 떠올려 보면, 팔찌 자체를 디자인하고 제작했던 과정보다 팔릴만한 스타일이 뭔지 캐치해서 상품으로 만든 뒤 판매로 연결시키는 과정이 저는 더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제가 미대를 졸업했기 때문에 주얼리 디자이너로 직무를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팔고 싶은 상품을 직접 그리는 일보다 잘 팔릴 것 같은 상품을 캐치하고 기획하는 일이 저에게는 더 와닿았어요. 그래서 취업 준비를 할 때도 MD 직무 외에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네. 현재 있는 곳이 첫 회사로, 4년 차 주얼리 MD로 근무하고 있어요.
회사 선택 기준은, 브랜드를 보고 입사했어요.
취업 후에는 하루의 많은 시간을 일을 하며 보내잖아요. 그런데 제 취향이 아닌 브랜드에서 일하는 제 모습을 상상해 보면, 마치 하루 종일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느낌이 들 것 같았어요. MD는 브랜드에 맞는 상품을 기획하고 제안하는 업무다 보니, 하루 종일 브랜드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거든요. 그만큼 브랜드와 매우 밀접한 직무이기에 제 취향이 아닌 곳들은 지원 자체를 하지 않았습니다.
먼저 제가 있는 브랜드의 경우,
MD 총괄팀장이 있고 기획 MD, 영업 MD 이렇게 파트가 구분되어 있어요. 기획 MD는 상품을 기획하여 생산하는 게 주된 업무고요. 영업 MD는 생산된 상품을 적재적소에 쓸 수 있도록 물량을 관리하는 게 주된 업무입니다.
제 직무인 기획 MD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릴게요. 상품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다고 생각하시면 되는데요.
먼저 상품 기획에 들어가면 WGSN과 같은 트렌드 사이트나 기타 채널을 통해 트렌드를 파악하고, 우리 브랜드가 보여주고 싶은 방향은 무엇인지, 지난 상품의 매출과 고객 반응 등을 참고하여 신제품 기획을 하게 됩니다. 그 후 매주 기획 미팅을 통해 디자이너와 방향을 잡고 샘플 제작에 들어가요. 샘플이 나와 양산이 결정되면 상품에 이름을 붙여주고 원가를 토대로 판매가를 책정하게 됩니다. 신제품의 생산 수량을 결정하는 일도 기획 MD의 업무예요. 이때 판매 예측을 잘해야 하는데요, 판매가 잘 될 상품의 생산을 적게 하면 재고 부족으로 매출 로스가 일어나고, 반대로 판매가 부진할 상품을 많이 생산하면 재고가 그대로 쌓이게 되거든요.
이렇게 생산한 신제품이 출시 후 판매되기 위해서는 여러 팀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신제품 출시는 브랜드의 큰 이슈이기 때문에 타 팀에서 업무 시 참고할 수 있도록 상품 정보와 셀링 포인트 등을 정리하여 공유하고, 필요할 경우 상품 교육도 진행해요. 또한 상품을 출시하고 나서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매일 신제품 매출과 고객 반응을 체크하며 구성상 추가하면 좋을 상품은 없는지, 다음 기획 때 참고하면 좋을 내용은 무엇인지 생각합니다. 매 시즌마다 계속 보여주고 판매할 상품은 무엇인지, 단종시킬 상품은 무엇인지 체크하는 등 상품의 탄생부터 정리까지도 기획 MD가 관여해요. 이렇듯 상품의 모든 단계를 함께하기에 브랜드에서 상품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직무입니다.
또 상품을 기획하는 업무뿐만 아니라, 상품을 제안하는 업무도 자주 합니다.
예를 들어 마케팅팀에서 PPL을 진행하거나, 온라인팀에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할 때, VMD팀에서 VIP라운지 DP를 진행할 때 등 상품 제안이 필요한 경우 기획 MD가 해당 채널에서 보여주고 싶은 상품을 선정하여 제안해요.
MD 직무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이라고 하면 단골로 나오는 게 아무래도 커뮤니케이션 능력인데요.
상품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는 디자인팀, 생산하는 과정에서는 생산팀, 상품을 매장으로 출고하는 과정에서는 물류팀, 상품을 고객들에게 어떻게 보여줄지에 대해서는 VMD팀 등 신제품 출시 하나만 봐도 여러 팀과의 의사소통이 필요합니다. 또 타 팀에서 상품 제안 요청이 자주 들어오기 때문에 모든 팀과 업무가 연결되어 있고 함께 논의할 일이 자주 생겨요. 그렇기에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고요.
또 다른 역량으로는 숫자 감각이 있어야 해요. 얼마큼 팔아서 어느 정도 수익을 낼지도 상품기획 업무 중 하나입니다. 평소에 매출 분석할 일이 많기에 숫자를 가지고 엑셀 작업할 일이 자주 생겨요. 그렇기에 정말 꼼꼼해야 합니다. 숫자를 보는 직업이란 건 어떻게 업무를 처리하느냐에 따라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치게 될 수도 있거든요.
그래도 가장 중요한 역량을 하나만 꼽자면, 시장에서 반응 있을 상품을 알아보는 감각인 것 같아요. 기획한 상품이 출시 후 매출이 잘 나왔을 때 기획 MD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거든요. 이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타고난 감각도 중요하겠지만, 트렌드가 뭔지 시장에 항상 관심을 가지는 태도와 현재 우리 브랜드에서 필요한 상품이 뭔지 캐치해낼 수 있는 매출 분석 능력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큰 회사를 가고 싶어 하지만, 주얼리 업계에 큰 회사는 정말 몇 군데 없지요. 자리가 한정적이다 보니 신입사원을 뽑아 키우기보다는 결과를 바로 창출하는 인재를 뽑고자 하는 게 현실이에요. 그렇기에 앞으로도 규모 있는 브랜드의 기획 MD 신입 채용 공고는 나오기 힘들 거라고 봐요. 그렇지만 채용공고가 나지 않는다고 포기하거나 기다리지만 말고 다른 곳에서 직무 경험을 먼저 쌓으시길 추천드려요. 경력으로 채용되기는 신입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훨씬 쉽거든요.
그런데 가끔 입사하고 싶은 회사에 원하는 자리가 없을 때, 경력이 중요하지 않은 다른 직무로 일단 입사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결과적으로 이런 분들은 본인이 원했던 직무가 아닌, 회사만 보고 들어간 거라 업무에 있어 회의감을 많이 느끼셨어요. 또 나중에 원하는 직무로 경력직 채용 공고가 났을 때, 해당 직무 경력이 없다 보니 다른 곳에서 일한 분들보다 취업이 더 어려울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기획 MD 업무를 꼭 하고 싶은 분이라면, 다른 곳에서라도 먼저 해당 직무 경력을 쌓고 있다가 나중에 원하는 브랜드에서 기회가 왔을 때 잡으시는 걸 추천해요.
저는 현재 기획 MD라는 제 직무가 적성에 매우 잘 맞아요. 주얼리 브랜드 안에서 제가 가장 재밌게 할 수 있는 직무고, 그렇다 보니 만족도가 높아 다른 직무 쪽은 아예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따라서 앞으로의 목표라고 한다면, 기획 MD로서 해당 직무의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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