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일론 머스크, 미래의 설계자
아마도 많이 미화됐겠지만...그래도 재밌다.
- 애슐리 반스 지음 / 안기순 옮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2h
사실 그것이 문제라고도 했다. 성품이 착한 페이지는 기계가 언제나 사람이 지시하는 대로만 움직이리라 추측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머스크는 "나는 낙천주의자가 아니에요. 페이지가 어쩌다가 사악한 로봇을 만들어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요."라고 말했다. -p11
"나는 인류의 미래가 밝다고 생각하면서 숨을 거두고 싶습니다." 머스크는 이렇게 운을 뗐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고, 최악의 상황과 의식상실에 대처해 다른 행성에서 자급자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인류가 진화한다면 말입니다." 머스크는 잠시 멈추었다가 말을 이었다. "그러면 정말 해복할 것 같습니다. - p13
실제로 돈을 분쇄하는 기계를 만들지 않는 한 그가 벌어들인 엄청난 재산을 없애기에는 가장 빠른 방법이었다. 그는 벤처 사업에 단독으로 엄청난 위험을 무릅쓰는 인물이 되었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값비싼 장소인 로스앤젤레스와 실리콘밸리에서 어마어마하게 복잡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투자를 늘렸다. 머스크가 세운 기업은 무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항공 우주 산업/자동차산업/태양에너지 산업에서 생각하는 관례를 재고하려고 노력한다. -p27
그는 이렇게 말했다. "저자는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생각해내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합니다. 일단 질문을 결정하고 나면 대답하기는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나는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 더욱 잘 이해하려면 인간 의식의 범위와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걸론에 이르렀습니다." 10대의 머스크는 극단적으로 논리적인 결론을 내렸다. "이치에 맞는 유일한 목표는 인류가 집단적으로 깨달음을 얻도록 노력하는 것입니다." 머스크가 추구하는 목적의 기반이 무엇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p42
"나는 대학교 재학 시절에 이미 미래의 계획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사실이 발생하고 나서 나중에 지어낸 이야기가 아닙니다. 나는 뒷북을 치거나 일시적 유행을 좇는 사람이나 기회주의자처럼 보이기 싫습니다. 나는 투자가가 아닙니다. 스스로 미래에 중요하고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기술을 실현시키고 싶어요." -p89
ZIP2의 설립 정신은 순박했다. 1995년 당시 작은 기업들은 인터넷의 영향력을 이해하지 못했다. 어떻게 인터넷에 진입할 수 있는지도 몰랐고, 웹사이트를 만들면 자신들이 벌이는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몰랐고, 옐로 페이지 같은 목록을 온라인으로 작성하면 가치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 p97
그에게는 머스크를 진정시키는 비결이 있었고 나중에는 멘토에 가까운 사람이 되었다. "정말 똑똑한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쫓아오거나 자신만큼 머리 회전이 빠르지 않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 "쿠리는 일론의 신뢰를 사고, 일론의 편에서 전후 맥락을 고려해 상황을 파악하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입니다." -p104
"...가장 최근에 보았던 일론은 이따금씩 분통을 터뜨리고 말과 행동이 어색한 괴짜 아이였는데 말입니다.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려고 사람들이 한 번씩 찔러보고 괴롭히는 아이였어요. 그런데 이제는 자신만만한 데다가 주변 상황을 장악하고 있어요. " p109
"나는 과거에 한 번도 팀을 이끌어본 적이 없습니다. 운동에서 주장을 해본 적도 없고 누구하나 거느려본 경험이 없었어요. 그래서 팀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무엇인지 생각해야 했습니다. 가장 분명하게 떠오르는 가정은 다른 사람이 나처럼 행동하리라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그 가정은 옳지 않아요. 다른 사람이 나처럼 행동하고 싶다 하더라도 내 마음속에 있는 정보나 가정을 모두 알고 있지 않으니까요...." -p115
"...은행가들은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만 하거든요. 다른 사람들이 천 길 낭떠러지에서 뛰어내려도 똑같이 그렇게 할 사람들이죠. 방 한가운데에 엄청나게 큰 금덩어리가 있는데 아무도 집지 않으면 자기도 덩달아 거들떠보지 않을 겁니다."- p123
당시 회의에 참석한 우주산업 전문가 데이브 비어든은 이렇게 강조했다. "그 개념은 과거에 한참 동안 여러 형태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어요. 화성에 생명체가 있을 것이고 우리도 생명체를 우주에 심어놓자는 생각이었죠. 그런 방법을 사용해 지구의 아이들에게 화성이 적대적 장소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주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아이들이 '아마도 우리가 화성에 가야겠구나.'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 p161
정보를 집어삼킬 듯 흡수했던 어린시절로 돌아가 책을 읽고 깊이 생각한 끝에 러시아 사람들이 제시한 가격보다 훨씬 저렴하게 로켓을 만들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고 판단했다. '생쥐를 쏘아 보내는 아이디어는 잊자. 화성에서 죽어버릴 식물을 심자는 아이디어도 버리자. 앞으로는 우주탐사 비용을 낮추는 방식으로 우주개발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어야겠다.' -p168
머스크는 절친한 친구 두 명에게 비참한 심정을 털어놓았지만 그의 마음은 저스틴이 파악한 대로였다. 그는 밖으로 드러내놓고 슬퍼하는 태도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머스크는 이렇게 말했다. "그 일에 대해 말하면 걷잡을 수 없이 슬퍼집니다. 극도로 슬픈 이야기를 굳이 꺼낼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래를 위해 좋지 않아요. 다른 자녀도 있고 해야 할 일도 있는데 슬픔에 빠져 허우적거리면 주위 사람에게 덕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한 일을 당하면 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p181
머스크는 분명한 행동 계획이 없거나 변명을 들을 때는 참지 못했다. 홀먼은 많은 엔지니어와 마찬가지로 머스크 특유의 호된 닦달을 당하고 나서야 이 사실을 깨달았다. -p192
"이미 발사에 성공한 기업들도 나름대로 응분의 대가를 치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한 친구가 과거 로켓의 발사 성공률을 내게 적어 보내주었다. 페가수스는 처음 아홉 번 중 다섯 번, 아리안은 다섯 번 중 세 번, 아틀라스는 스무 번 중 아홉 번, 소유즈는 스물한 번 중 아홉 번, 프로톤은 열여덟 번 중 아홉번 성공했다. 궤도에 진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직접 경험하고 나니 오늘날 우주 발사를 선도하며 꾸준히 발사체를 만들어내는 기업을 더욱 존경하게 되었다." -p211
"아뇨. 자동차를 운전할 만한 나이가 되었을 즈음 내 딸이 생각하는 자동차 개념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자동차와 완전히 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전화가 더 이상 선으로 연결되어 벽에 걸려 있는 제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러한 미래가 여러분 손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면서 에버하드는 주요 엔지니어 몇 명을 지명하면서 노고를 칭찬하며 고맙다고 말했다. -p253
휴즈를 닮은 인물로 불과 16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현대식 산업단지를 지었다는 일론 머스크에 대한 소문이 다우니의 귀에도 들어왔다. 다우니는 휴즈의 삶이 어쨌을지 머릿속으로 상상하기보다는 살아 있는 경험으 하고 싶었다. 그래서 2007년 3월 스페이스 엑스 본사를 찾아가 머스크의 안내를 받으며 회사를 돌아보았다. 다우니는 "나는 원래 쉽게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데 일론과 그곳은 정말 대단했습니다."라고 말했다. -p271
이혼이 결정되고 여러 해가 지났지만 저스틴은 둘의 관계를 언급하며 여전히 괴로워했다. 인터뷰하는 동안 몇 번이나 눈물을 흘렸고 말을 멈추고 마음을 진정시켜야 했다. 저스틴은 머스크가 결혼 생활을 하는 동안 자신에게 많은 사실을 숨겼고 이혼소송을 하는 동안에는 자신을 눌러 이겨야 하는 사업 적수처럼 상대했다고 털어놓았다. "우리는 한동안 전쟁을 치렀어요. 일론을 상대로 치러야 하는 전쟁은 정말 잔인합니다." -p285
라일리는 불로 세례를 받은 기분이 들었다. 회오리바람처럼 정신없이 연애를 하다보니 얼떨결에 세상을 정복하려는 야망을 품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억만장자와 결혼을 약속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론으로는 가능한 일이었지만 실제로는 앞날을 예측할 수 없었다. -p291
"나는 사방에서 공격을 당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남의 불행을 보며 쾌감을 느꼈어요. 여러 면에서 정말 괴로웠습니다. 저스틴은 언론을 통해 나를 고문했죠. 게다가 테슬라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는 기사가 들끓었고 스페이스 엑스의 3차 발사 실패를 들먹거리는 기사가 많았습니다. 심정이 많이 상했어요. 내 삶이 삐걱거린다는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내가 만드는 자동차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데다가 이혼까지 겹치다보니 스스로 쓰레기 더미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어요. 이제 모든 상황이 끝장났다고 생각했습니다. " -p303
라일리는 머스크의 삶이 셰익스피어의 비극에 나오는 삶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따금씩 머스크는 자신의 고민거리를 라일리에게 털어놓았지만 대부분은 침묵을 지켰다. -p304
일론이 다른 중역과 경쟁자보다 눈에 띄게 우수한 점은 바로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조차 목표에 집중하는 능력이다. 그라시아스는 이렇게 덧붙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러한 종류의 압력을 받으면 두려움을 느낍니다. 그래서 잘못된 결정을 내리죠. 하지만 일론은 극도로 이성적 태도를 취합니다. 여전히 장기적 관점에서 명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상황이 어려울수록 더욱 이성적으로 결정을 내리죠. 일론이 직접 겪은 일을 본 사람들은 누구라도 그를 존경하게 됩니다. 고난을 이겨내는 일론의 능력은 정말 최고입니다." -p311
머스크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가 CEO보다는 장군에 가깝다고 말하는데 이는 적절한 표현이다. 그는 스페이스 엑스가 원하는 인재라면 누구라도 채용하며 엔지니어 군단을 만들었다. -p323
"처음에는 내가 얼마나 잘 아는지 시험하려고 일부러 그런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일론이 배우려고 노력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일론은 상대방이 아는 지식의 90퍼센트를 습득할 때까지 끊임없이 질문을 던집니다." -p336
나는 결코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세우지 않습니다. 목표가 실현 불가능하면 의욕을 떨어뜨리기 때문입니다. 머리를 부딪혀가면서 벽을 뚫으라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실현 불가능한 목표를 의도적으로 세운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기간에 대해 언제나 낙관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그래서 좀 더 현실적인 태도를 취하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p339
이것이 머스크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 이메일은 어조가 거칠지만 모든 일을 가능한 한 효율적으로 진행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쓴 글이라고 생각하면 납득할 만하다. 다른 사람은 사소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문제에 집착하는 것 같지만 머스크의 주장은 분명 일리가 있다. -p351
상장 기업에서 일해본 적이 없는 직원은 주식 상장이 바람직한 절차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기술이 급변하거나 내부 사정으로, 때로는 아무 원인 없이 순전히 경제 문제로 상장 기업의 주가는 극심하게 요동합니다. 그러면 직원들은 훌륭한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하지 못하고 주가 변동에 영향을 받기 마련입니다. -p379
하지만 모델S의 두드러진 특징에는 자동차를 구입하고 소유하는 경험도 들어있다. 무엇보다 자동차를 살 때 대리점에 가서 지나치게 강매하려는 세일즈맨을 상대하지 않아도 된다. 테슬라가 모델S를 자체 매장과 웹사이트를 통해 직접 판매하기 때문이다. 전형적으로 매장은 테슬라의 본보기인 애플 매장처럼 고급 쇼핑몰이나 부유한 교외 지역에 있다. 고객은 쇼핑을 하다가 매장에 걸어 들어와 모델S 완제품을 구경하고, 매장 뒤쪽으로 돌아가 바닥이 훤히 드러난 견본 제품을 보면서 배터리 팩과 모터를 살펴본다. -p386
이러한 과정은 그 후로 몇 달 동안 수없이 반복되었다. 자비단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일론은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건설적이기도 합니다. 그는 가능할 때마다 시범 주행을 하면서 조향장치를 좀 더 빡빡하게 조절하라는 등의 요구를 하고 급히 다음 회의로 달려가곤 했습니다. "- p421
2004년에 들어서면서 린던과 피터, 러스 형제는 새로운 사업에 도전해보고 싶었다. 돈을 벌 수 있을 뿐 아니라 린던의 말대로 "매일 마음이 뿌듯해질 수 있는 일"이면 좋을 것 같았다. ... 린던 형제가 무언가 커다란 사업을 벌여보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눈치챈 머스크는 운전을 하면서 린던에게 태양에너지 시장을 조사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p459
머스크는 이렇게 말했다. "다른 기업에서 기가팩토리 같은 배터리 공장을 언제나 짓기 시작할까요? 족히 6년은 지나야 할 겁니다. 거대 자동차 기업들은 지나치게 몸을 사리기 때문이죠.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승인하고 추진하기 전에 다른 기업에서 성과를 거두었는지 알고 싶어 해요. 그러한 방식으로 일하는 기업은 기술에서 7년 정도 뒤처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도 이런 내 생각이 틀렸기를 바랍니다." -p476
전기 자동차 제작에 헌신해온 스트라우벨은 자신이 평생 일구어 온 성과를 어리석은 기자 때문에 망치고 싶어 하지 않았다. "나는 되도록 앞에 나서지 않고 자신을 낮추려고 무던히 애씁니다. 일론은 말도 안 될 정도로 일하기 힘든 상사이지만 대부분은 열정이 넘치기 때문이에요. 간혹 참지 못하고 초조해져서 험한 말을 뱉을 때도 있어서 곁에 있는 사람이 어쩔 줄 모르고 정신이 혼미해지기도 하죠. 사람들은 일론이 두려운 나머지 그 앞에 서면 몸도 생각도 굳어버리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는 일론의 목표와 비전을 사람들에게 납득시키려고 노력합니다. 내게도 나만의 목표가 있으므로 우리는 공통점이 있고, 항상 초심을 기억하며 기업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애를 씁니다. 결국 일론은 내 상사예요. 그는 피와 땀과 눈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다른 누구보다 많은 것을 사업에 걸고 있죠. 나는 일론이 지금껏 달성해온 업적을 존경합니다. 일론이 없었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거예요. 일론에게는 이 모든 일을 최전선에서 이끌 권리가 있습니다." -p487
페이지는 이렇게 설명했다. 전반적으로 실리콘밸리나 기업 리더는 대개 돈이 부족하지 않아요. 따지고 보면 기부를 할 수도 있고, 쓰고 싶은 대로 쓰고도 남을 만큼 돈이 있는데 별로 이익이 남지 않는 기업에 굳이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할 이유가 있을까요? 일론이 내게 좋은 본보기인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일론은 '세상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해야 하지? 그런 의미에서 자동차 문제와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고 우주 식민지를 개척해야겠네.'라고 말합니다. 나는 그것이 매우 흥미로울 뿐 아니라 설득력 있는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p506
그러나 머스크는 대부분의 사람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생활을 모두 희상고라도 끝까지 이러한 위험을 감수하며 자기 방식대로 사업을 수행하며 살 것이다. 그는 이렇게 끝을 맺었다. "나는 화성에서 죽고 싶어요. 충돌해서가 아니라 이상적으로는 화성을 방문했다가 잠시 지구로 돌아오고 다시 화성에 갔을 때 나이가 일흔 정도 되었다면 그냥 그곳에 머물고 싶습니다. 물론 사업이 모두 순조롭게 진행되었을 때 가능한 이야기죠. 라일리와 나 사이에 아이들이 태어난다면 라일리는 지구에서 아이들과 머무르겠죠." -p514
"페이팔을 돌려받으려고 힘을 써볼까도 생각했지만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습니다. 페이팔이 실제로 어떻게 기능하는지, 다른 지불 시스템이 전에도 후에도 해내지 못했는데 어째서 페이팔이 도약할 수 있었는지를 이해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페이팔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도 대부분 이 점을 파악하지 못했어요. 페이팔이 성공할 수 있었던 까닭은 거래 비용이 다른 시스템보다 낮았기 때문이죠. 그리고 거래 비용이 좀 더 낮은 것은 페이팔이 거래의 자동결제, 전자거래, 무엇보다 중요하게는 내부 거래의 비율을 높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부 거래는 본질적으로 사기당할 염려가 없고 비용이 전혀 들지 않았어요. 자동결제 비용은 확실하지는 않지만 20센트 정도였죠. 하지만 이 방법은 속도가 늦었고 그나마 은행의 일괄처리 시간에 따라 달라졌으므로 바람직하지 않았습니다. 신용카드 거래는 속도가 빠른 대신에 처리 비용이 비쌌고 사기에 매우 취약했어요. 지금 스퀘어가 겪고 있는 것과 같은 문제죠." -p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