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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nolab Apr 21. 2017

헛된 삶이란

#46 인생의 발견 [상]



#46 인생의 발견 

- 시어도어 젤딘 지음 / 문희경 옮김 

요양하듯 3h



이 책의 각 장은 우선 다양한 시대와 문명에 속한 개인이 인간이라면 누구나 결정해야 할 중대한 선택 앞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대처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어서 지금이라면 어떻게 다르게 대응할 수 있고, 과거에는 어떤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으며, 그동안 어떤 새로운 기회가 생겼는지에 관한 질문으로 논의를 이어간다. -p8


저마다 다른 개인들 사이에서, 양리 불가능해보 보이는 견해들 사이에서,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의외의 연결고리를 발견하는 것은 삶의 숨겨진 기쁨으로 향하는 여정의 첫걸음이다. 때로는 세상을 밝고 선명한 색으로만 보지 말고 뜻밖의 공통점으로 경계가 모호한 암갈색으로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p11




1장 우리시대의 위대한 모험은 무엇일까 
인류의 위대한 모험은 나머지 인류와 다른 길을 간 소수의 단호한 사람들의 몫이었다. 역사는 호기심으로 세상에 저항한 이들의 기록이다. 


이렇듯 온전하지 못한 인생을 살아온 나에게 그나마 이 책을 쓸 자격이 있다면 그것은 내가 온전한 삶이란 어떤 것인지 좀 더 명확히 알고 싶어한다는 사실일 것이다. 내가 남들과 똑같은 몸짓으로 표현하고 남들과 똑같이 호흡하면서 남들이 정한 시간표에 따라 매일 같은 사무실로 출근한다면 나는 과연 온전히 살아 있는 것일까, 그저 살아남은 것일까? -p24


따라서 세상이 더 좋아질지 더 나빠질지 따지기보다는 (세상이야 당연히 좋아지거나 나빠질테니까) 차라리 그 시간에 내 존재를 관대하게 받아들여준 세상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선물을 준비하고 싶다. 물론 그 선물은 아직 세상에 없는 것이어ㅑ 한다. 이것은 나의 보물찾기다. 그리고 이 책의 각 장은 보물의 단서를 찾아가는 과정이다. -p32




2장 헛된 삶이란 무엇인가 
헛된 삶은 혼자서만 말하고 자기 의심에 사로잡히는 삶이다.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에 갇힐 필요는 없다. 다양한 삶을 나란히 놓으면 삶에 대한 이해가 달라진다. 


진지한 대화를 많이 나눌수록 도달할 수 없다고 여기던 목적지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역사상 처음으로 멀리서도 서로의 말을 들을 수 있게 되면서 한때 이방인들만 사는 줄 알았던 땅에서도 같은 생각을 가진 동지를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스스로를 외톨이로 생각하려는 유혹이 더 이상 그리 압도적이지 않다. -p44




3장 어떻게 '나'에 관한 환상을 버릴 수 있을까 
나는 '나는 누구인가'보다는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선호한다. 이 질문에서 대화가 시작되고 자화상이 탄생한다. 


누군가를 잘 알려면, 혹은 자기를 잘 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루치안 프로이트는 "사랑에 빠지는 것은 상대의 모든 것이 흥미롭거나 걱정스럽거나 즐겁게 느껴지는, 완벽하고 절대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얼마나 잘못 이해할 수 있을까? -p49


생각은 혼자 놔두면 외롭고 무력하다. 생각은 소통을 통해 수정되어야만 남들에게도 의미 있는 생각이 된다. 역사적으로 인간은 텅 빈 머릿속을 가정하고 전통적인 생각을 주입하는 데만 몰두하면서 생각은 사랑을 나누는 행위와 같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다. 생각을 막무가내로 주입할 수는 없다. 모든 개인은 각자의 감성과 기억을 토대로 새로 흡수한 정보를 생각으로 형성한다. 그리고 생각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접하기 전에는 그 나름의 가치를 모른다. -p53


혼자 가만히 앉아서 단순한 추억담이나 일화나 자기중심적인 활동으로 흐르지 않고 객관적으로 자서전을 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대화를 나누면서 자기가 누구인지 설명하려고 시도하고 그러다가 대략적으로 자화상을 스케치하는 사람이 더 많다. -p56


독일의 신학자 폴 틸리히는 사랑의 첫 번째 의무는 경청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또 얼마나 많은 연인이 서로에게 귀를 기울일까? 겸손과 정직을 잃지 않고 지루함을 주거나 오해를 사지 않으면서 자기에 관해 말하는 법을 터득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모두가 말의 경중을 따지고 나서 말하고 꼭 하고 싶은 말만 글로 적는다면 결국 긴 침묵만 이어지고 다들 아무것도 쓰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대화를 자화상의 초고로 삼고 여기에 수정하고 첨가하면 남들에게 이해받고 싶은 일관된 그림이 조금씩 드러날 수 있다. -p61



4장 세상의 반항아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인가 
반항은 복정하거나 침체된 삶의 유일한 대안이 아니다. 독립이나 기행 역시 무색무취로 살지 않기 위한 유일한 길은 아니다


예이젠시테인이 대중의 사고방식에 영향을 주지 못한 이유는 대중은 언제나 변화를 두려워하고 변화의 필요성을 느낄 때에도 과거만 돌아보면서 상상속의 좋은 시대를 현실에 복원하라고 요구하기 때문이다. 미래의 비전을 순순히 받아들이려면 낯설지 않고 익숙한 비전이어야 한다. 이것은 바로 영화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영화는 현실 세계에 대한 상사의 대안을 만들어서 관객에게 미리 안전하게 체험하고 겁을 먹지 않을 기회를 준다. -p71


그런데 뮤즈는 어디에서 발견할 수 있을까? ... 누구나 일상에서 흔히 만날 것 같지 않고 전에도 숱하게 들어온 이야기를 더는 반복하지 않는 모든 부류에게서 영감을 얻을 수 있다. 지금까지 제도는 서로 비슷하거나 공통점이 있는 개인들, 그리고 전통적인 야망에 적합한 개인들을 통합하는 데 목표를 두었다. 그러나 번번이 권태가 나타나 관습의 경계를 넘는 모험에 대한 갈증을 드러냈다. 놀라움을 주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더 흥미롭고', 피상적인 교류가 아니라 상상력을 자극하고 과거를 더 깊이 이해하고 미래를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설계된 만남이 더 만족스럽다. -p73



5장 빈자는 부자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극빈자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는 무한한 가치가 있다. 위선이 없는 삶에 관해, 문명의 기반이 얼마나 허술한지에 관해 진실을 들려주기 때문이다


인간은 예측 불가능하고 역사에는 의외의 사건들이 가득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좀 더 내밀한 접근법을 찾고 싶어한다. 정부가 자선을 전파할 수도 없고 교육이 모두를 합리적으로 선택하고 합리적 선택에 동의하는 사람들로 길러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당국은 가난한 사람들이 그들뿐 아니라 각계각층의 수많은 사람들을 괴롭히는 '소외'에 관해 언급한 이야기를 귀담아들어야 한다. 가난하든 아니든 소외에서 벗어나려면 서로를 인정하고 서로를 소중히 생각하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p85



6장 부자는 빈자에게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영향력 있는 사람도 가난한 사람들만큼 배고플 때가 많다. 그들은 남들의 감탄이나 인정이나 박수나 존경에 대한 굶주림 때문에 고통 받는다


삶의 질을 평가하는 데 적절한 통화는 돈보다는 꿀과 비슷하다. 꿀은 예전부터 달콤한 삶을 상징했다. 다시 말해서 인간이 돈보다 더 많은 가치, 최고의 가치를 두는 것을 상징했다. 거의 모든 신화에서 꿀은 신들의 음식이자 사랑의 상징이자 활력의 원천이자 파라오가 죽음을 극복하도록 발라주는 마법의 살균제였다. -p103



7장 자살하는 방법은 얼마나 많을까 
자살은 한 개인이 다른 사람이나 장소나 생각에 대한 관심을 끊음으로써 자신의 세계를 축소시킬 때 발생한다. 가장 흔한 혀애의 자살은 희망을 잃는 것이다


오늘날 미국 인구의 4분의 3이 신용카드 대금을 갚는 능력으로 성공을 정의한다. 가난하게 사는 기술과 부자가 되는 과학 사이에는 빌리고 빌려주는 기교가 있다. 이를테면 남에게 삶의 일부를 넘겨주고 얻는 빚과 사람들을 융합시켜주는 빚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p107


가장 우울한 자살은 고마워하는 마음의 자살이다. 시기와 탐욕과 오만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만성질환이지만 그나마 고마워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억제되었다. 고마워하는 마음은 한때 사회를 융화시키거나 적어도 혐오감을 줄여주는 끈이었다. -p117




8장 믿지 않는 사람이 믿는 사람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역사 속에서 인간은 위협받을 때보다는 이해받을 때 외부 세계에 호기심을 가져왔다. 관심이야말로 우리가 타인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찬사다. 


두 사람의 종교가 극단적으로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와힛은 무엇보다 자유를 중시하고 지칠 줄 모르는 호기심으로 자유를 향한 욕구를 표출했다. 반면에 알반나는 "흔들리는 마음을 버리고 당혹감과 생각의 동요를 떨쳐내기 위한" 확실성을 원했다. 자유를 대하는 태도가 달랐다. 알반나는 주의를 분산시키는 모든 자잘한 방해 요소를 거부하고 오직 코란에서만 마음의 양식을 얻었다. -p121


우리를 풍요롭게 만드는 최선의 방법은 남의 생각을 배우는 것이다. 인간이 항상 아주 작은 위험 신호에도 껍데기 속으로 숨어버리는 달팽이처럼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 그러자 곧 불일치가 호기심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호기심 자체는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할 뿐이고 거기에 지식이 더해지지 않으면 어디에도 도달하지 못한다. -p129 



9장 종교는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 
나는 여러분의 종교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것이다. 그보다 이렇게 묻고 싶다. 당신은 당신의 믿음을 어떻게 실천하는가? 


서로에 관한 지식은 문명의 충돌에 대한 한 가지 해답이 될 수는 있지만 해답의 절반이나 3분의 1에 불과하다. 지식은 항상 의심과 불확실성에의해 제약을 받고 의심은 아직 만족할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그리고 지식은 음식처럼 누가 요리하고 어떻게 상을 차리고 식사하는 당사자가 그동안 어떤 음식을 먹어왔는지에 따라 맛과 모양이 달라진다. 가공되지 않은 지식은 없다. 지식을 요리하고 먹는 행위는 아마 가장 어려운 기술일 것이다.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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