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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문규 Mar 07. 2023

03월 07일

하루 10분 일기 쓰기

pm : 06 : 54


이 일기 쓰기를 시작한 계기가 있다면, 최근 어느 게임사 디렉터가 게임을 게임답게 즐겨야 한다고 유저들에게 일침을 놓은 사건이 있었다. 평소 게임에 미쳐 살던 내가 그 말을 들을 며칠 간 내 방과 주변을 둘러봤다. 나름 미니멀을 지향하는 사람으로서 방 자체에는 필요한 것들만 가득하긴 했지만, 정작 가상세계인 게임 내에서는 맥시멈리스트였다. 주요 게임 콘텐츠만 하더라도 1주일 혹은 3일을 족히 걸리던 걸, 1년 반 정도를 거의 쉬지 않고 했던 것 같다. 게임이 아니라 밀린 일을 하듯 했던 것 같다. 옷 한 벌 사는 것에는 15만 원 쓰는 걸 주저하면서 게임에는 별 거 아니라는 듯 흥청망청 쓰고 있었던 내 모습이 너무 미련하게 느껴졌다. 취미 생활이기에 모든 걸 다 포기할 순 없어서 게임에 0원 쓰기 계획과 기존 8 캐릭터였던 걸 3 캐릭터로 줄였다, 남들이 보기에는 별거 아닌 일이겠지만, 나에게는 나름의 큰 결심이었다. 1주일 정도 게임을 해본 결과 기존 게임 시간 대비 70% 정도 줄일 수 있었다. 1년 넘게 하던 게임 시간이 줄으니, 막상 초기에는 남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몰라서 유튜브만 보면서 하루를 낭비하다가 이틀 전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예전에는 팔 굽혀 펴기 100개 스쾃 100개는 해야 몸에 신호가 올 정도였는데 어제오늘 운동해 본 결과 팔 굽혀 펴기는 30개가 최대 스쾃 30~40개 정도 하면 몸에서 신호가 왔다. 몸도 완전히 바짝 말라서 볼품은 없었지만, 모든 게 처음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 이왕 처음으로 돌아간 거라면 예전에 놓았던 것들을 다시 하나하나 만들어가 보자고 생각했다. 이 일기도 그 다짐 중에 하나였다. 재작년부터 해서 작년까지 우울증 때문에 내 바닥을 열심히 파보며 나를 돌보지 않는 해였다면, 올해는 내 그릇의 크기를 이해하고 내가 할 수 있는 한에서 미뤄뒀던 자격증도 공부도 남은 시간을 활용하여 하나하나 만들어가 보고 싶다.  


pm : 07 : 24


-ps 오늘은 첫 일기다 보니 주저리 정리할 게 많다 보니 시간이 좀 걸린 것 같다. 내일부터는 조금씩 줄여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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