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교회에서 자주 들었던 말이 있다.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다.”
그땐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엄마가 되고,
세상살이가 버겁고 지칠수록
문득문득 그 말이 마음속에서 살아난다.
‘나는 빛인가? 나는 소금인가?’
빛이 되어야지, 하지만 내가 너무 어두울 땐
세상을 밝히는 사람.
다정한 말 한마디, 따뜻한 눈빛, 공감 하나로
누군가의 마음을 밝혀주는 사람.
그게 바로 ‘빛’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나는 때때로 너무 지치고,
내 안의 불빛조차 꺼져가는 날이 있다.
하루 종일 아이 울음소리에 시달리고,
회사에서는 눈치 보고,
가끔은 내 존재가 흐릿해질 만큼 피곤하다.
그럴 때마다 마음이 묻는다.
“나는 지금 누구에게도 빛이 못 되고 있잖아…”
그러다 성경 속 예수님의 모습을 떠올린다.
예수님도 사람들 사이에 계셨고,
때론 조용히 산에 올라 기도하셨고,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셨다.
빛이 되려면, 먼저 내 안에 빛이 켜져 있어야 한다는 것.
그건 요란하지 않아도 괜찮다.
작은 촛불 하나도 방 안을 밝히듯,
나의 조용한 진심도 누군가에겐 충분한 빛이 된다.
소금이 되고 싶다, 그러나 짠맛을 싫어하는 세상에서
소금은 맛을 내는 존재다.
드러나진 않지만 없으면 허전하고,
보이지 않지만 존재감 있는 역할.
그게 바로 ‘소금’이라는 말이 주는 위로였다.
엄마로서, 아내로서, 딸로서
나는 늘 누군가의 뒤에서 소금 같은 존재가 되고 싶었다.
잔소리 대신 지혜를,
강요 대신 기다림을,
억지 사랑 대신 깊은 울림을 주는 사람.
그런데 이 세상은
짠맛을 싫어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정직하게 사는 게 손해 같고,
양보하고 배려하면 바보 되는 세상.
그럴수록 나는 더 묵묵히
‘소금의 짠맛’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한다.
말없이 살맛을 내주는 사람,
필요할 때 작은 한 줌으로 누군가의 삶을 지탱해주는 존재.
그런 소금이 되고 싶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삶은, 거창하지 않다
어느 날, 아이가 내게 말했다.
“엄마, 나 오늘 슬펐는데, 엄마가 안아줘서 좋아졌어.”
그 순간 알았다.
세상의 빛과 소금은, 거창한 일이 아니구나.
친구에게 보내는 따뜻한 문자 한 줄
지하철에서 무거운 짐을 들어주는 손길
바쁜 와중에도 내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시간
이웃의 안부를 묻는 진심 어린 인사
이 모든 것이 누군가에게는
빛이고, 소금이고, 희망일 수 있다는 걸.
나는 오늘도, 작은 빛을 지키며 살아간다
세상을 한꺼번에 바꿀 순 없다.
하지만 나는 오늘,
내 하루 안에서 빛나고,
내 자리에서 맛을 내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어둠 속에서도 촛불 같은 따뜻함을 지키고
삶의 싱거움을 막아주는 한 줌의 의미가 되어
말보다 태도로, 사랑보다 실천으로
작고 흔한 삶일지라도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는 인생은
언제나 단단하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