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나를 억누르고 살아왔다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살아오면서 세상의 속도에 맞추려고, 때로는 다른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애쓰면서, 내면의 목소리를 잊어버린 것 같아. "이렇게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을 거야," "이건 잘못된 일이 아니야,"라고 스스로에게 말을 하며, 제일 중요한 나의 목소리는 계속해서 묻혔다.
오늘, 이렇게 글을 쓰면서 느껴지는 감정은 조금 다르다. 나는 이제 32년 동안 버텨온 나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32년 동안 나를 지탱해주었던 그 끈질긴 의지와, 누구보다 나를 잘 알고 있었던 마음 속의 작은 나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힘들었고, 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얼마나 목소리를 내고 싶었을지 잘 알기에, 그저 고마운 마음이 크다.
그동안 나는 세상의 속도와 다른 사람들의 기준에 맞춰 살려고 했던 것 같다. 학교에서는 성실히 공부하고, 직장에서는 일 열심히 하며, 가정에서는 늘 최선을 다하려 했고, 그렇게 살아야만 내가 '정상'이라고 느꼈다. 마치 나는 내 인생을 살고 있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한 존재인 듯한 느낌이었다. 이 속도에 맞추지 않으면, 뒤처지게 될 것 같다는 불안감도 언제나 나를 조여왔다. '부족하다'는 생각은 내 머릿속에 끊임없이 맴돌았고, 그 불안과 압박감 속에서 나는 나를 돌볼 여유조차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살아오면서 나는 내 진짜 모습이 점점 멀어져 가는 것을 느꼈다. 감정이 억제되고, 원하는 것과 해야 할 일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면서 내 마음이 점점 더 무거워지는 것 같았다. 그때 나는 내가 누구인지, 내가 정말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렇게 나를 잃어버리고, 세상의 기대에 맞추려고 애쓰는 삶을 살아왔다.
이제,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다. '나는 나답게 살고 싶다.' 그것이 바로 내가 지금까지 놓쳐왔던 부분이 아닐까? 내가 원하는 삶,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삶은 다른 사람들이 정해놓은 속도와 규칙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내 삶의 주인공이 되어 나만의 페이스대로 살아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이젠 나를 돌보기로 했다. 나의 성격, 나의 감정, 나의 생각들을 인정하고, 그 모든 것을 사랑해주기로 마음 먹었다. 나는 이제 세상에 맞추는 게 아니라, 내게 맞는 삶의 방식을 찾아가고 싶다. 나의 속도를 따라가며, 내가 좋아하는 것들, 내가 원했던 것들에 집중하면서 내 삶을 만들어가려고 한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32년은 그 자체로 값진 시간이었다. 그 시간 속에서 나는 많은 것을 배웠고, 많은 것들을 경험했으며, 그 경험들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 나 자신을 돌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됐다. 그동안 내가 너무 많이 참았고, 너무 많이 억눌렀던 것 같다. 이제는 그 모든 억눌림을 풀어내고, 내 감정을 받아들이며 나를 사랑하는 길로 나아가고자 한다.
사실, 내 성격은 내게 너무 큰 선물이다. 나는 내가 조금 더 섬세하고,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잘 느끼며, 주변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격임을 이제는 고백할 수 있다. 이런 성격이 때로는 나를 힘들게 만들지만, 나는 그것을 내 강점으로 바꿀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세상의 작은 것들에 대해 더 큰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다. 이런 감각들은 나만의 특별한 능력이다.
이제 나는 나를 진정으로 인정하고, 그 어떤 외부의 소음이나 기대에 맞추지 않고 나의 길을 가기로 했다. 내가 원하지 않는 일들에서 벗어나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들을 찾아가며, 나만의 속도로 살아가기로 했다. 나를 억누르지 않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세상은 조금 더 부드럽고, 나의 삶은 조금 더 평화로워진 것 같다.
"너는 너답게 살아가도 괜찮다." 이제 나는 나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다. 32년 동안 버텨준 나에게 고맙고, 그동안 내가 해온 모든 일들이 나에게 큰 의미였음을 느낀다. 이제는 더 이상 세상의 속도에 맞추지 않고, 내 속도대로 나답게 살아가려고 한다. 그 길이 조금 느리고, 때로는 흔들릴지도 모르지만, 그 길이 바로 내 길이라는 사실에 대해 확신을 가지며, 나는 이제 나를 돌보는 삶을 살아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