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hsp의 사색

60점이면 괜찮아

by 소소한빛

요즘 내 하루는 참 조용한 전쟁터 같다.

겉보기엔 아이 잘 키우고, 직장도 다니고, 교회도 다니고, 집안도 그럭저럭 돌아가고 있지만…

마음속에는 늘 '이렇게 해서 괜찮은 걸까?' 하는 의문이 떠돈다.


아침에는 아이들 등원 준비로 전쟁이 시작된다.

도시락을 싸고, 옷을 입히고, “엄마 왜 이건 안 돼?” 하는 질문에 답하고,

서둘러 씻고 출근 준비를 한다.

직장에 도착해서는 바쁜 업무 속에서 "나는 지금 뭘 위해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퇴근하고 돌아오면 다시 집안일이 쌓여 있다.

식사 준비, 빨래, 청소, 그리고 아이들과의 짧은 놀이 시간.

그 사이사이 가족들의 마음을 읽고, 관계를 다독이는 일도 내 몫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밤이다.

내 하루는 다 어디로 간 걸까.

마음 한구석에 '나는 지금도 부족해'라는 목소리가 웅크리고 있다.

그리고 HSP인 나는 그 목소리를 그냥 넘기지 못하고 자꾸만 되새긴다.

남들보다 더 자주, 더 깊이 지치고 상처받는 내가 너무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하지만 요즘은 조금씩 다르게 살아보려 한다.

'60점이면 괜찮아.'

이 말이 내 하루를 구해줬다.


완벽한 집안일, 완벽한 엄마, 완벽한 직장인… 그런 건 애초에 없다는 걸 인정하니

숨이 조금씩 쉬어졌다.

오늘 밥이 조금 부실해도, 빨래가 내일로 밀려도, 아이랑 30분밖에 못 놀아줘도

내가 힘들지 않게, 무너지지 않게 그 순간을 잘 버텼다면 그건 60점짜리 성공이다.

그리고 그 정도면 괜찮은 하루다.


HSP가 현재를 더 즐기는 작고 부드러운 방법들

예민하고 감정에 민감한 나는

하루의 ‘작은 감각’들을 더 많이 느끼고 기억한다.

그래서 그런 나에게 맞는 ‘지금을 사는 연습’이 필요하다.


오감으로 현재에 머무르기

커피를 내릴 때 향기를 오래 맡고, 아이와 손을 잡고 걷는 산책길에서

바람이 얼굴을 스칠 때 눈을 잠시 감는다.

음악을 틀어놓고, 그 선율에 마음을 실어본다.

그런 감각적인 순간이 HSP인 나를 위로한다.

잠깐의 고요한 시간 확보하기

집안일 중간, 아이가 놀고 있을 때

잠시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하며 머릿속을 비운다.

1분이어도 좋다. 내 안에서 다시 시작하는 숨이 생긴다.

사람의 말보다, 마음의 기류를 듣기

사람과의 관계에서 쉽게 상처받는 나지만,

그만큼 말 너머의 진심을 느끼는 능력도 있다.

너무 상처받지 않으려고, 상대를 미리 이해하고,

‘그래, 저 말은 그런 뜻이 아니었을 거야’ 하고 마음속으로 다독인다.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는 말을 하루에 한 번 하기

거울을 보며, 혹은 침대에 누워 잠들기 전

나에게 조용히 말한다.

“오늘도 잘 버텼어. 너 진짜 고생했어.”

나는 이제 더 이상 미래를 위해 지금을 소비하지 않기로 했다.

더 나은 직장, 더 나은 집, 더 나은 환경…

물론 그런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 나의 삶을 소홀히 하면서까지 쫓고 싶진 않다.


오늘 아이가 내 품에 안겨서 웃어줬다면,

오늘 내가 해가 지는 걸 잠깐이라도 바라봤다면,

오늘 내가 아주 짧게라도 기도할 수 있었다면

그건 충분히 좋은 하루다.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

나답게, 60점짜리 미소로 오늘을 살아내는 것.

그게 내가 찾은 가장 단단한 삶의 방식이다.

그리고 지금, 그 연습을 조금씩 해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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