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데 익숙한 나.
아무 일 없는 하루에도,
무언가 쫓기는 것 같은 마음으로
눈을 뜨고, 일어나고, 견디고,
다시 잠드는 삶을 반복한다.
‘사는 게 다 그렇지 뭐’라고 스스로를 달래면서
진짜 좋아하는 것이 뭔지도 모른 채
하루를 흘려보낼 때가 많았다.
그런데 이제는 좀 바꾸고 싶다.
버티는 인생 말고,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찬 하루.
쫓기듯이 사는 삶이 아니라,
조용히 나답게 숨 쉴 수 있는 삶.
나는 HSP, 감각이 예민하고 마음이 섬세한 사람이다.
그래서 더더욱 이 시끄러운 세상에 쉽게 지친다.
그런 나에게 필요한 건 ‘더 열심히’가 아니라
**‘더 부드럽게, 더 나답게’**다.
나는 이런 것들이 좋다.
사람 많은 곳보다 혼자 있는 고요한 공간
따뜻한 담요 속에 조용한 독서 시간
잔잔하게 흐르는 클래식 피아노나 재즈
부드러운 햇살이 드는 아침 창가
책상 위에 놓인 향기 좋은 허브티 한 잔
창문을 열었을 때 불어오는 바람의 결
말 없는 깊은 대화
격려와 진심이 느껴지는 짧은 메시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감성 일기 쓰기
손으로 정성껏 쓰는 감사 노트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포근한 침묵
빗소리와 함께 하는 차분한 음악 듣기
느리게 걷는 산책
가볍게 그리는 마인드풀 컬러링북
말 안 해도 알아주는 동물 친구의 눈빛
울어도 괜찮은 안전한 공간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느긋한 오후
마음을 정돈해주는 나만의 루틴
내가 좋아하는 향이 퍼지는 디퓨저와 캔들
성경 말씀 속에서 위로 받는 조용한 묵상
하루 끝에 스스로에게 말해주는 따뜻한 확언
이 모든 것은 작고 사소해 보여도,
HSP인 나에겐 삶의 숨구멍이다.
그 작은 좋아하는 것들이 모여
나를 지치게 하는 세상 속에서도
다시 나로 돌아오게 해주는 시간들.
더 많이 이루고, 더 빨리 가는 삶이 아니라
더 나답게 숨 쉬며, 더 깊이 느끼는 하루.
그게 HSP로서 내가 원하는 삶이다.
물론 아직 모든 걸 바꾸긴 어렵다.
현실은 여전히 빠르고 복잡하고 때론 무례하다.
그래도, 아주 작게라도
좋아하는 것 하나씩
하루에 심어갈 수 있다면
그 하루는 더 이상 버티는 날이 아니라
살아 있는 날이 될 수 있을 거야.
나는 오늘도 고요한 것들로 나를 감싼다.
차 한 잔, 말 없는 음악, 햇살 한 줄기.
그게 내가 살아있다고 느끼는 순간들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