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오후,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
나는 나만의 ‘행복 통장’을 만든다.
돈이 들어있는 그 통장이 아니라,
내가 겪은 따뜻한 순간들,
소박하지만 충만했던 감정들을 차곡차곡 적립해두는 통장이다.
좋은 날은 물론,
유난히 지친 날도 무언가 하나쯤은 적는다.
“오늘 아이가 ‘사랑해’라고 안아줬다.”
“따뜻한 국을 한 그릇 먹고 나니 마음도 따뜻해졌다.”
그 조각들이 쌓이면,
어느 날 정말 힘들 때,
나는 꺼내어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아, 나… 충분히 행복하게 살았구나.”
죽기 전에 후회하지 않을 삶,
그건 어쩌면 이렇게 ‘기록된 행복’을 자주 확인하면서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않는 일인지도 모른다.
예전엔 나도 ‘어떤 직업이 나를 완성시켜 줄까?’라는 질문에 꽤 오래 매달렸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직업은 나를 정의하지 않는다.
어떤 일에 집착하기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마음을 담는 것,
그게 진짜 일이고,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과정이라는 걸.
그래서 요즘은 성급하게 굴지 않기로 했다.
빨리 어딘가 도달하려 하기보다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그저 하루 한 줄이라도 글을 쓰고,
아이가 건네는 말을 귀담아 듣고,
10분이라도 몸을 움직이면
내 안의 통장에는 조용한 이자가 붙는다.
방향은 있다.
나는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대단하고 유명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내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위로가 되고
내 하루가 누군가에게 ‘나도 해볼까’ 싶은 용기가 되기를 바란다.
오늘 아침, 성경에서 이런 구절을 보았다.
“선을 행하다 낙심하지 말지니,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갈라디아서 6:9)
이 말씀처럼,
지금 내가 쌓는 이 모든 조각들이
언젠가 나의 삶을 단단하게 지탱해줄 열매가 될 거라 믿는다.
행복은 치열한 감정이다.
내버려두면 소멸되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건강을 위해 걷고,
돈을 위해 작은 일이라도 하고,
관계를 위해 아이의 손을 꼭 잡는다.
그렇게 사는 삶,
아무리 바람 불어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매일
나만의 ‘행복통장’에 확실한 자산을 쌓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