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맨 만큼 내 땅이다

by 소소한빛

누군가는 말한다.

“너 정도면 성공한 인생이지.”

하지만 나는 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왜인지 마음 한편이 쓰리고, 불안하다.

나는 지금도 매일 흔들리며 살아가는 중이니까.


사실 많이 헤맸다.

나라는 사람을 알기까지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감이 잡히기까지도,

무수히 돌아왔다.

이 길이 아닌가 싶어서 돌아서면,

다시 그 길이 맞았다는 걸 뒤늦게 알기도 했고.


젊은 날에는 누군가의 기준에 맞추느라 애썼고,

엄마가 된 후엔 아이들을 위해 희생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고,

직장에서는 ‘버티는 게 이기는 거다’란 말을 되뇌이며 하루하루를 견뎌냈다.


그러다 지쳤다.

너무 오래 참고, 너무 오래 애쓰다 보니

이제는 ‘나는 누구였지?’라고 되묻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헤맴’들이 시간이 지나 하나씩 쌓여서

내 안에 작고 단단한 땅이 되어가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보잘것없는 조각일지 몰라도,

나에게는 그 시간이, 그 눈물이, 그 밤들이 모두 내 땅이었다.


거창한 커리어가 아니어도,

큰돈을 벌지 못해도,

내가 나답게 고민하며 살아낸 그 모든 시간은 헛되지 않았다.


이제는 안다.

인생에서 확신은 드물고,

정답은 없으며,

불안은 선택이 아니라 전제라는 걸.


우리는 모두 흔들리며 산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확신보다 꾸준함을 선택하고,

불안함보다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안한 방향으로 한 걸음 내딛는다.


아이들에게 완벽한 엄마는 아니어도,

진심으로 사랑을 말하고, 실수하더라도 다시 안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금 내게 허락된 하루 안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싶다.

그리고 그 하루들이 쌓여 또 하나의 내 땅이 되기를 바란다.


언젠가 먼 미래에,

내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삶이 너무 어려워졌다고 말할 때

나는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괜찮아, 너도 지금 너만의 땅을 만들고 있는 중이야.

헤맬수록 더 깊이 뿌리 내릴 수 있어.

그러니까 걱정 마. 그 시간도 전부 의미 있어.”


지금도 어쩌면 나는

정답 없는 미로 속을 걸어가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하나 있다.

내가 헤맨 만큼, 그 자리는 내 땅이 된다는 것.


그렇게 생각하면,

오늘도 조금 덜 두렵다.

조금 더 마음이 편안하다.

그리고 나답게, 느리게, 단단하게

또 하루를 살아갈 용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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