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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세스 윤 Nov 27. 2024

평범Mz세대의, 개성 찾기.

요즘 tv를 보다 보면 예전만큼 볼만한 프로그램이 없다.

개인적인 취향 문제일 수도 있지만,

비슷비슷한 채널을 돌리다 보면 유튜브랑 다를 게 있나? 생각이 들기도 한다.

유명인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어떤 방송사 출신인지 몇 기 개그맨인지 이런 게 중요했는데,

요즘은 유명 유튜버나 인플루언서가 감초 역할로 꼭 들어간다.



80년대생인 나는 비교적 소속집단의 '이름'이 중요한 시대에 살았던 것 같다.

어느 대학을 나온 사람. 어느 회사를 다니는 사람.

하다못해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린다 하더라도,

어떤 플랫폼에서 연재하는지가 사람을 대변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공무원이 열풍이고 고시를 보려고 몇 년을 장수하는 사람도 엄청 많았다.



물론 현재도 좋은 집단에 소속되어 있으면 기본적인 인정을 받는다는 점은 똑같다.

명문 대학, 다국적 기업, 엘리트 조직이 여전히 많은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한다.

하지만 이러한 그룹에 속해있다는 사실이,

성공의 '유일한' 결정 요소로 간주되지 않는다는 점이 달라졌다.



직장이나 사회의 분위기도 좀 달라졌다.

'직장'이 아닌 '직업'이 중요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좁은 의미로 업무나 의무로 간주되었던 일은,

개인의 경력이 우선시되면서 재교육과 이직을 통해 성장하도록 만들었다.

'회사'의 누구가 아닌 '내'가 뭐 하는 사람인지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커트라인 기준에 맞춰서

합격이나 불합격이냐만이 중요한 게 아니다.

이제는 실력으로 계속 증명해서 변화에 적응해 가야 한다.

그렇게 출신 직장은 또 하나의 자격증처럼 포트폴리오 속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졌고,

심지어 직업조차도 큰 틀의 관심사 안에서 계속 바꾸는 사람들도 있다.



픽사베이



이제는 어떤 그룹에 속해 있는지보다

나 자신 개인이 어떤 포지션에서 어떤 이미지를 갖고 역할을 하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90년대 이후의 친구들을 보면 약간이지만 사뭇 차이를 느끼는 지점이 있다.

원래 집단에는 적당히 분위기를 타서 묻어가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그런 '묻어가는' 개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돌 스타로 예를 들면 그냥 비슷한 이미지라서 뽑히는 '정체불명멤버'같은 경우다.

실력이나 매력이 없다면 빠르게 밑천이 드러난다.

요즘 트렌트에서는 '공정'이라는 가치가 더욱 중요해서,

그 그룹에 적당히 어울리는지가 아니라 지극히 개인적으로 평가받는데,

그래서 아예 100명 중 우리가 알아서 뽑겠다는 프로젝트성 오디션 부류가 인기를 끄는가 싶다.



그룹보다는 개인의 능력이 우선 되는 사회로 느껴지는 피부에 와닿는 이유가 있다.

MZ세대는 보다 디지털 친화적인 성격이 두드러지는데,

그 가운데 개인 유튜버들이 활약하는 시대가 되었다.

개인 유튜버라고 하면 단순히 인터넷 방송에 출연하는 걸 떠나서,

기획 제작 편집까지 모두 혼자 맡아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개인 자체로 브랜드가 되어야 한다.

가게를 열어도, 글을 써도, 영상을 만들어도 '유명인'의 것이 팔린다.

개인은 이제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을 알린다.

유명 플랫폼에서 상당한 팔로워를 보유한 독립 창작자는

기존 매체에 소속된 사람의 영향력과 비슷하거나 심지어 능가할 수도 있다.



새삼 개성 있고 창의적인 사람들이 많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개인', '개인'이 각자의 개성과 이야기로 유명해지고,

그 개인들끼리 합쳐져서 교류하며 시너지를 내기도 한다.

짧은 영상에 챌린지를 한다거나 함께 콘텐츠를 제작한다.

그러면서 가능성과 재미를 확장하고 점점 더 영향력을 키워간다.



하지만 그것이 친목이라던지 고착화된 모습으로 예전 그룹의 형태로 다시 가게 되면,

사람들은 다시 질리고 그 그룹은 서서히 도태되어 간다.

그만큼 잊히는 속도도 빠르다.

유명한 사람들이 친목그룹으로 급속도로 가까워지며 결과물을 쏟아내다가,

한꺼번에 이미지가 소모되어 관심이 훅 꺼지는 것을 보면 허무하다 싶다.



Unsplash의 andres perez



결국 누구나 공평하게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세상은 공정하고 기회가 넘치는 곳으로 보이지만,

계속 증명해 보여야 하고 지루해지면 다시 경쟁에서 쉽게 도태된다는 점에서

오히려 엄격하고 압박이 심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이 정도로 빠르고 개성적인 사회에서,

딱히 개성이 없는 나 같이 지극히 평범한 사람은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가?

개성이 있는 사람들은 적어도 한 번 눈에 띄기라도 하는데,

화려한 색채들 속 혼자 무채색인 느낌이라 묻혀버리기 십상이다.

개성이 없다면 그걸 타개할 자신감이라도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쉽지 않다.



하지만 세상에는 사실 나처럼 평범한 개인이 더 많을 것이다.

세상이 요구하는 기준에만 맞추려 하다 보면 나의 고유함은 점점 희미해지고,

그 속에서 내가 누구인지조차 알기 어려워질 것 같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내가 남들과 같은 방식으로 인정받으려 하기보다,

나만의 가치를 발견하고, 정체성과 방향성을 세우는 것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한 가지에 집중하지 못하면,

자신만의 깊이를 키우기 어렵다.

나 자신이 포지셔닝되어있지 않다면 유행에 휩쓸려 갈 것이다.



어쩌면 공감할 수 있는 것이 비범한 것보다 더 큰 매력일 수도 있다.

내가 가진 고유한 가치를 중심으로 관심사과 강점을 찾고,

그것을 꾸준히 발전시키며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때,

사회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나만의 자리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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