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하는 사업이 무엇인가?
피터 드러커의 <경영의 실제>는 경영을 하나의 학문으로, 전체로 조망한 최초의 책이다.
그렇기에 경영을 하나의 독특한 과업과 기능으로 묘사하고자 한 최초의 책이기도 하며, 경영과 관련된 고전으로 꼽힌다.
그러나...문제는 이 책이 너무 불친절하다는 점이다.
책이 쓰여진 연도는 1954년이며... 번역본에는 이중부정이 난무한다.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깊게 생각하지 않으면 그냥 뜬구름잡는 소리로 들릴 수 있는 부분들이 난무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 시리즈의 목표는, 피터 드러커의 <경영의 실제>를 같이 공부하고, 또 쉽게 해설하는 데에 있다.
드러커에 의하면 경영자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우리가 하는 사업은 무엇인가?> 이다.
그러나 이는 당연한 소리처럼 보인다.
철강회사는 철을 생산하고 판매하며, 보험회사는 화재 위험의 보험을 인수하고, 반도체회사는 반도체를 생산하고 판매한다.
저자 역시 이러한 질문이 얼핏 너무 간단하기에, 대답 역시 뻔해보인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드러커는 더 깊게 들어간다.
<우리가 하는 사업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오직 고객만이 할 수 있다.
무슨 뜻일까?
피터 드러커에서 사업의 목적은 이윤의 창출이 아니다. 이윤은 결과일 뿐이다.
사업의 목적은 고객을 창출하고, 만족시키는 것이다. 오직 고객만이 기업에게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 없이는 기업도 존재하지 않는다. 기업의 생산품은 구매할 고객이 존재할 때 가치를 가진다.
따라서 <우리가 하는 사업이 무엇인가?> 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사업을 외부의 고객 입장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오직 그렇게 함으로써 이 질문에 대답을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에 대한 대답은 세 가지 단계로 나눠질 수 있다.
예시를 들어보자.
사업의 목적은 고객의 창출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피터 드러커는 가정용 퓨즈 및 스위치 박스 제조 업체를 예시로 든다.
퓨즈(Fuse)란 전류가 너무 많이 흘러 과부하나 합선이 생겼을 때 전기를 차단하는 장치를 말한다.
일정량 이상의 전류가 흐르면 내부의 금속선이 녹아 전기흐름을 차단한다. 물론 지금은 쓰이지 않는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주택건설 호황기를 맞이했다.
어느 주택이든 퓨즈의 설치는 필수였기에, 퓨즈의 수요 역시 증가했다. 이때 누가 고객인가? 에 대한 질문을 던지지 않고, 자신을 그저 퓨즈 제조업체라고 정의한 사업체는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을 것이다.
이때 미국의 한 퓨즈 제조업체는 자신들의 고객은 전통적 퓨즈 수요자들과 다르며, 교외에 건설되고 있는 주택단지라는 점을 파악했다. 그들은 그들이 속한 산업에서는 전례 없이, 교외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 조직을 설립했으며 상당한 성공을 거둘 수 있게되었다.
단순한 예시이지만, <누가 고객인가?>에 대한 질문이 고객 창출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피터 드러커는 이 질문에 대한 예시로 자동차 산업을 든다.
GM을 예시로 들어보자.
GM의 캐딜락(Cadillac)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자동차 생산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캐딜락을 사는 고객은 교통수단을 구매한 것인가? 아니면 사회적 위신을 구매한 것인가?
만약 캐딜락이 단순 교통수단이라면 포드(Ford, 일반 대중을 위한 저렴한 자동차 생산 업체)와 경쟁관계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사회적 위신을 구매하는 것이라면 캐딜락은(극단적으로 표현하면) 다이아몬드나 밍크코트와 경쟁하는 것이다.
만약 캐딜락이 자신의 고객이 구입하는 것이 교통수단이라고 파악한다면, 캐딜락이 의미하는 사회적 지위를 구매하고자 하는 고객을 잃게 될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캐딜락과 경쟁관계에 있던 패커드(Packard)이다.
패커드드는 1920~40년대 캐딜락과 경쟁하며 고급, 럭셔리 자동차를 생산했다. 그러나 결국 1958년 합병으로 브랜드는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물론 패커드의 몰락에는 경기침체로 인한 럭셔리카 수요 부진, 기술 경쟁 패배 등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포시셔닝 오류> 역시 중요하게 작용했다. 즉 <고객은 무엇을 구입하는가?>에 대한 잘못된 대답을 한 결과였다.
패커드는 전후 중간가격대 자동차를 꾸준히 출시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중간가격대 자동차는 패커드의 <럭셔리> 브랜드를 희석시켰다.
1953년 출시된 패커드의 Clipper의 광고에는 "BIG CAR VALUE AT MEDIUM CAR COST” 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대형차지만 가격은 중형차와 같다, 즉 가성비를 강조하고 있다. 그들은 중산층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중저가 시장으로의 브랜드 확장은 재앙적 결과를 초래했다고 평가받는다. 물론 패커드는 1950년대 이미 경영난을 겪고 있었지만, 이러한 선택은 그들을 회생불가능으로 만들었다.
반면 '한때' 그들의 경쟁자였던 캐딜락은 럭셔리 시장에서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었다.
캐딜락은 미국에서의 성공과 부를 상징했다.
인쇄 광고에서 볼 수 있듯, 상류층 복장을 한 남녀가 웃으며 대화하고 있다. 캐딜락을 타는 사람들의 지위, 라이프 스타일(사교모임)을 보여준다.
즉, 고객이 무엇을 구매하고자 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사업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 필수적이다.
이 질문은 비교적 간단하다. 어떤 제품을 구매할 때 고객이 바라는 점을 파악하고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 부분에 대한 피터 드러커의 설명은 상당 부분 2와 겹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