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만에 마스크 두 장 샀다

by 바람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마스크를 샀다. 오늘은 약국에 줄을 선 사람도 없었다. 내가 마스크를 사고 나오니 뒤에 네다섯 명이 줄을 서 있다. 신분증과 카드를 주니 마스크 두 장과 영수증을 내준다. 중간 크기의 KF94 보건용 마스크라고 쓰여 있다. 정말 오랜만에 만져보는 새 마스크다.


두어 달 전쯤, 다이소에서 딸이 사 온 10개 가 든 마스크로 네 식구가 근근이 두 달을 버텼다. 때론 마스크 없이 외출하며 흘끗거리는 시선을 의식하기도 했다. 단 한 번의 강렬한 경험 이후에 면으로 된 방한용 마스크라도 꼭 쓰고 나가려고 했다. 당장은 방한용으로 버티더라도 예비용으로 마스크를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불끈불끈 들곤 했는데 드디어 마스크를 만났다.


왜 반가운지 모르겠고 왜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반갑고 기분이 좋다. 집에 콕 박혀 있던 이후로 드문 기분 좋음이다. 이제는 겁날 것이 없다. "다 덤벼! 모두 막아버릴 테다!" 외치고 싶다.


그러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인들이 신종 코로나 전파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쓰는 것을 권고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다만 신종 코로나 환자의 경우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하고, 마스크 없이 다른 사람과 같은 공간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대한의사협회는 "정상 성인이 특별한 질병 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하거나, 야외활동을 하는 경우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는 것은 공중보건학적 권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CDC, 의협이 권고하는 동일한 사항"이라고 말했다.(박남기 교수)


여러 언론에서 자기만의 상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다 보니 오히려 공포가 확산되고, 그런 분위기 속에서 마스크 대란이라는 기현상이 생긴 것 같다. 포털만 보아도 마스크 대란에 대한 내용이 한 면을 온통 뒤덮고 있다. 방송에서도 출연자마다 한 마디씩 한다. 마치 말을 안 하면 자신이 화제의 중심에 설 수 없다는 듯이 저마다 확신을 갖고 말을 한다.


재난 앞에서 우리나라의 방역 수준은 세계 최고라고 여러 나라에서 찬사를 보낸다. 재난 앞에서 우리나라 국민의 수준도 세계 최고라는 찬사를 받도록 서로 열심히 보듬고 극복해 보았으면 좋겠다. 비난하지 말고, 우기지 말고, 거짓을 말하지도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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