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저학년 독서
(2) 어떤 책을 읽어야 좋을까
아이가 독서를 습관화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든 부모의 마음이기도 하다.
그래서 아이가 한글을 떼기 시작하면 부모의 마음은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어떤 책을 읽혀야 할지가 최대의 관심사가 된다.
나도 그랬다. 그리고 아이가 골고루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서 독서 능력도 키우면서 폭넓은 지식과 교양을 가지기를 희망한다. 어떤 책을 읽힐까 엄청나게 고민하고 서점에 가서 상당한 시간을 보냈던 경험이 있다.
그런데 딸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점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은 부모나 교사가 읽었으면 하는 책과는 전혀 분야가 다르거나 왜 이런 책을 읽지? 하는 책을 좋아하고 읽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우리 아이는 동화책을 참 싫어했다. 이유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지금은 소설을 잘 읽는 청소년이 되었다.
아이에게 좋은 책을 읽히고 싶어서 부모가 아이에게 책을 선택하여 주는 것은 사실 아이가 독서를 하는데 좋은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 나도 여덟 살에 아버지에게 받은 ‘홍길동전’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으며, ‘홍기동전’을 읽은 이후 동화책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인지하고 재미있다는 생각에 다른 책으로 관심을 가져서 지속적인 독서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생각한다. 부모에게 받은 한 권의 책이 평생 독서에 영향을 주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어떤 책을 선택해야 할지가 고민이 많이 된다.
그런데 이때는 어떤 책을 읽는지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아이들은 영재성을 가진 아이 몇 명을 빼고는 이제 독서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책을 고르면 된다. 다만 좀 쉽고 재미있는 것이 흥미 유발에는 좋다.
초등학교 저학년용 도서는 대부분 일상생활이나 친구 문제, 학교생활 등의 내용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 글밥도 적고 단어의 내용도 쉬운 것으로 되어 있다. 서점에 가면 가장 중심에 눈에 잘 띄게 배치되어 있기도 하다.
나는 이때 부모가 아이 손을 잡고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면 아이에게 어떤 책을 읽게 해야 할지 어느 정도 답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서점에 가면 곧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다. 앞에서 이야기했지만 책이 재미있고 쉽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들의 독서 성향이 보이기 시작한다. 재미있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 여행이나 취미서적을 좋아하는 아이도 있다. 우리 아이는 일본 여행책을 매우 좋아해서 나를 상당히 당황하게 만들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일본 캐릭터가 아이에게 영향을 준 것이었다.
이때 부모가 읽으면 좋다고 생각하는 책보다는 아이가 흥미를 가지는 책을 읽도록 해야 한다. 그 종류가 어떤 것이든 한 권의 책을 읽고 나서 읽고 싶은 책이 생기면 독서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에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읽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계열의 책을 읽다 보면 그 분야에 정보를 획득하게 되면서 그 분야에 폭 넓은 지식을 갖게 될 수 있고, 이를 계기로 진로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읽다 보면 독서 자체에서도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다. 독서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독서가 취미가 되는 순간이 된다. 독서에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장점이기도 하다. 독서에서 즐거움을 느끼면 별다른 독서교육 없이도 지속적 독서가 이루어진다.
그럼 아이가 좋아하는 책만 읽게 해야 하느냐 그렇다 보면 독서가 너무 편향적으로 될 수 있어서 독서의 보편적인 지식 획득이나 독서 능력에 도움을 주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할 수 있다. 물론 이것도 옳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독서의 길로 들어가려면 흥미가 있어야 하고 즐거움을 느껴야 하며 필요성을 깨달아야 하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스스로 읽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