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시 읽기 좋은 날

by Norah

시 읽기 좋은 날 - 김경민




속 시끄러운 세상, 우리는 우리만의 낭만과 철학을 가지고 흡족하게 살아가고 있는가.


같은 영화도 같은 책도 언제 봤느냐에 따라 감흥이 달라진다. 작품에 대한 이해도 역시 내 수준 내 환경 내 정신적 여유에 따라 확연하게 차이난다. 다시 읽기를 잘 했다.



<좋은 문구 발췌>


자연의 꽃은 필 때나 질 때나 어떤 두려움이나 미련을 보이지 않는다.


아는 사람은 나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다. 반면 친구는 나를 행복하게 해준다.


가장 큰 하늘로 상징되는 진정한 자유와 삶에 대한 깨달음은 결국 어떠한 집착도 없이 내면을 바라보는 실눈과 침묵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것.


나의 고통은 타인의 위로로 없어지지 않는다.


스스로를 효과적으로 잘 괴롭혀 본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이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학과 가락의 화려한 탱고! 그러므로 자기 연민은 금물이다. 그저 침묵하고 자신에 대하서는 말하지 않기. 그리고 음악이나 일에 몰두할 것. 그는 그렇게 살아왔다. - 김영하<아랑은 왜>


아무리 솔직하게 말한다고 해도 인간이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입장과 인식의 한계에 갇힌 존재이기 때문이다.


무엇인가를 가장 완벽하게 혐오하는 방법은 그것에 대한 일체의 관심을 거두어들이는 것.


남이 나에게 갖는 관심이란 다분히 나를 대상화해놓고 품는 얄팍한 호기심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할 때가 대부분이다.


내가 나를 냉정하고 객관적인 마음으로 관찰하는 것은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려운 일이다. 남이 나를 제대로 보는 것 또한 기대하기 힘든 일이다. 그렇다면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관찰하지 않고 인간을 사랑하기는 쉽다.

그러나 관찰하면서도 그 인간을 사랑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깊은 사색 없이 단순, 소박하기는 쉽다.

그러나 깊이 사색하면서 단순 소박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자신을 기만하면서 낙천적이기는 쉽다.

그러나 자신을 기만하지 않으면서 낙천적이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 서준식<옥중서한>중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운 태도가 쿨한 것이라면, 쿨하게 보이고 싶은 것은 철저히 그 시선을 의식하는 심리이니 말이다.


뭐 좀 질척거려 보이면 어떤가.


용서란 없던 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증오하기를 그만두는 것, 안이하게 화해하거나 묵인하지도 않고 증오심 없이 기억해두려고 하는 태도(후지사와 거노스케 지음, 철학의 즐거움)라는 것이다.


지배 권력은 사회가 현 상태에서 가급적 변하지 않고 닫혀 있기를 바란다.



강 - 황인숙

당신이 얼마나 외로운지, 얼마나 괴로운지

미쳐버리고 싶은지 미쳐지지 않는지

나한테 토로하지 말라

심장의 벌레에 대해 옷장의 나방에 대해

찬장의 거미줄에 대해 터지는 복장에 대해

나한테 침도 피도 튀기지 말라

인생의 어깃장에 대해 저미는 애간장에 대해

빠개질 것 같은 머리에 대해 치사함에 대해

웃겼고, 웃기고, 웃길 몰골에 대해

차라리 강에 가서 말하라

당신이 직접

강에 가서 말하란 말이다

강가에서는 우리

눈도 마주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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