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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rah Dec 09. 2023

고민 고민 하지마

결정은 용기와 의지의 문제

세상에는 네 가지 종류의 고민이 존재한다. 뭘 먹고 뭘 입고 뭘 살까, 어딜 갈까 같은 일상 속 가벼운 고민 / 검사결과는 어떨까, 그 문제는 잘 해결이 될까, 합격은 될까 같은 결론을 기다리는 동안의 고민 / 아무 것도 하기 싫다, 왜 살아야하나, 다 짜증난다 같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한 정신적 고민 / 그 외, 뭘 하며 살아야 하나, 결혼 상대는 어디에 있나, 어떤 곳에 투자를 해야하나, 이 사람 이 회사와 계속 함께 해야하나 같은, 나머지 일반적 고민들이 그것이다.

첫번째 경우는 고민이라기 보다 선택의 피곤함 정도가 되겠다. 그것은 높은 스트레스를 불러오는 선택들이 아니기에 사실 문제라고 할 것도 없다.

두번째 고민은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밝혀질 일이며 고민한다고 달라질 결과도 아니기에 결론이 나기 전까지 다른 일을 하며 잊고 지내야 한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결과가 나기 전까지 초조해하느라 시간을 허비한다.)

세번째 상황은 의사나 상담사, 주변 사람들의 도움도 받아보고 일기를 쓰든 산책을 하든 책을 읽든 여러가지를 시도해보는 것이 절실하다. 방치하다간 굴 속에서 영영 못 나오는 경우도 있으니 발악이라도 해야 한다.

그 외 우리가 가장 자주 접하는 고민다운 고민이 있다. 그것을 위한 좋은 해결법은 결정했을 때의 득실을 미리 작성해 보는 것이다. 알고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우선 순위를 정해본다. 충분히 고민하고 담백하게 결정하면 끝이다. 다만 그것이 내가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만한 것인가도 함께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취업을 할까, 사업을 할까를 망설인다면 안정적 생활 + 같은 일상의 반복  vs 주체적인 삶 + 경제적 리스크를 상세히 적고 자신의 상황과 성격도 함께 대입해본다. 그러면 본능적으로 분명 더 끌리는 쪽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길로 갔다가 되돌아 오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하면 선택은 한결 가벼워진다.

다른 예로, 배우자에게 맞고 사는 사람이 있다면 괴롭다 괴롭다하며 신세한탄만 할게 아니라 결론을 내려야 한다. 이대로 살 것인가 또는 새 삶을 살 것인가. 다른 길은 없다. 둘 중 하나만 골라야 한다. 이대로 살 것이라면 체력을 열심히 키워서 주기적으로 맞아주고 사는 수 밖에 없다. 그러기로 선택했으니 더이상 괴롭니 마니 고민할 필요가 없어진다. 후자를 선택했다면 바로 도망을 쳐야한다. 그 뒤에 따라오는 어떤 일도 맞고 사는 것 보단 나을 것이라는 각오로 달려야 한다. 그런데 독립적으로 못 살아본 사람에게는 그 삶이 더 두려울 수도 있다. 고통도 내가 알고 있는 고통은 더 낫다고 생각되기에 새 삶을 감당못할거 같으면 맞고 사는 게 더 쉬울 수도 있다. 여태까지 견뎠다는 것은 그렇게 살만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물론 상대에게 오랫동안 심리적 지배까지 받아온 경우는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있고 문제라고 인식을 했다는 것은 충분히 변할 수 있다는 뜻과도 같다. 필요한 것은 용기 하나 뿐이다.

이렇게만 생각하면 모든게 참 쉽다. 세상의 고민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미련때문이다. 미련이란 놓고 싶지 않은 것이다. 기회비용은 들이기 싫은 것이다. 둘 다 가지려고 하다보니 갈등이 무기한 연속이 된다. 때로는 이미 결정한 일에도 계속 뒤를 돌아본다. 그건 결정이 아니다. 버릴 것을 못 버리고 원하는 것만 취하고 싶으니 계속 우유부단한 상태로 고민만 한다. 그런데 그 기간을 길게 갖다보면 고민은 하루의 일과가 되어버린다. 고민하느라 현재라는 순간을 온전히 즐기지 못하고 모든게 재미가 없다. 우울감은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대부분의 자살은 다발적인 문제가 아닌 한 가지 일에 대한 집착으로 발생되기 때문에 무슨 고민이든 너무 깊게 들어가면 재앙으로 변한다.

생각이란 시간이나 환경에 따라 시도 때도 없이 변하는 것이니 어떤 선택이든 후회가 없을거란 보장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결정은 가장 덜 후회할만한 것으로 골라야 한다. 그리고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주되 기한을 정해놓아야 한다. 결정을 했다면 미련없이 앞만 보고 가야한다. 결정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이다. 인생이 꼬이고 복잡하게 흘러가는 이유는 머리 속에 잡생각이 덕지덕지 붙었기 때문이다. 불덩어리를 움켜 쥐고 뜨겁다고 난리치지말고 던져버리거나 집게나 장갑을 찾아야 한다. 무슨 일이든 결정하고 마음을 굳히는 순간 삶은 한결 홀가분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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