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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자유리 Dec 27. 2024

정교함과 디테일은 어디에서 오는가?

힘을 뺀 사업가의 에세이 


#반복이 어려운 이유 





사업가 분들을 만나는일을 하다보니

늘 그 분들에게 힘을 빼보라는 이야기를

자주 하게 됩니다.

시작은 가볍게 하는 게 중요한 것이죠.

하지만 이 말은 그저 대충하라는 말이 결코 아니에요.


콘텐츠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사업을 시작할때 콘텐츠를 염두해둡니다.

광고와 홍보를 해야 한다면 온라인으로 확장성을

생각해두는 게 당연한 세상이 왔어요.

사실 이게 당연한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닙니다.


제가 2018년도에만 해도 '콘텐츠'라는 단어 자체가 

무척이나 낯설었습니다.

온라인이 먼저 정비되어야 된다고 이야기하면 

조금 반감을 가진 분들도 제법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동네 장사를 하는 분들도 블로그를 운영하고

작은 카페를 하는 유튜버분들도 많이 보입니다.


콘텐츠를 시작할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성을 담아서

콘텐츠를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하나의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씁니다.

제가 만난 어떤분은 블로그에 

글 하나를 올리는데 3시간 가까운 시간을 씁니다. 

그게 뭐 그렇게까지 할 게 있냐 싶다만은

정작 자기 자신의 사업을 알린다고 생각하니 하나하나 신경쓸게

정말 많다는 것이 공통의 의견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반복이 된다는 것은 고객의 차원에서 볼때 

무척이나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콘텐츠를 하는 목적이 광고지처럼 

한 장의 자극적인 열쇠가

되길 바란다면 모르겠지만 

다수의 분들은 내가 운영하는

사업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오랫동안 고객이 되길 바라는 

사람을 찾는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들을 찾으려면 반복적으로 

자기 자신을 알리는 것은

정말 피할 수 없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매번 매 순간에 힘이 들어간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콘텐츠만 맡아 운영할 수 있는 팀이 있다면

모르겠습니다만, 한 개인이 모든 분야를 관리해야 하는 

소상공인 혹은 1인 기업가에게는 

정말 무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 엄청나게 애쓴 콘텐츠를 올려도 

반응이 오지않으면 금방 맥이 풀리고 

포기하게 되기도 하죠.



#투박함에서 시작되는 반복




저는 요즘 어떤 일을 시작 할때  

가장 경계하는 녀석이 있습니다.

일을 할때 그 뒤로 밀려오는 기대감입니다.


이렇게 올리면 좀 반응이 오겠지!
이걸 하면 더 나은 무언가가 있을거야!
맞아! 이 길이 맞았구나!


제가 이 기대감을 사양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기대대로 되는 것이 사업이 아니기때문입니다.

사업을 운영하면서 제가 심심찮게 하는 말이 있어요.

정말 내 뜻대로 되는게 하나도 없구나..


말버릇이 된 이 말들은 제 오래된 경험에서

우러나온 진심이었습니다.


한번은 저도 그런적이 있습니다.

카드뉴스를 토대로 

제가 운영하는 커뮤니티를 알려보자고요.

그리고는 참고할만한 카드뉴스를 가지고 

열심히 콘텐츠를 진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몇 개월이 흘러도 반응이 오지 않았습니다.

저는 금새 지루함을 느꼈습니다.



 

이 길도 아니구나

우리팀은 카드뉴스 만들기를 멈췄습니다.

(지금 제가 만들었던 카드뉴스를 

저는 일부러 제 인스타 계정에

그대로 잘 두고 있습니다. 

그때의 기억을 잊지 않으려구요.)


하지만 또 지나고 보면 알게 되었습니다. 

그때 뜻대로 되었다면 정말 난처했을 

상황들이었다고 말이죠.

그 당시에 좁은 시야로 바라보던 

투박함을 저는 정교함으로 착각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에 예뻐 보이던 

카드뉴스들이 지금 보면 

이 걸 보고 누가 오겠다고 생각한 것인지 

싶을 만큼 투박해 보입니다.

메시지도 엉망이고

브랜딩 가치도 없고

이걸 보고 온 사람이 제가 찾는

분이 아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요.

시작할 때 우리는 이 기대감을 경계해야 해요.

기대감을 내리면 투박함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투박함은 

어쩌면 당연히 고객들에게 

전달되지 못할 것들입니다.






그럼 이 투박함은 의미가 없는 것일까요?
전혀요. 그렇지 않습니다.


투박함은 반복을 만납니다. 

투박하다는 것은 가볍게 올리는 것이죠.

나는 정성을 다하고 있다 믿지만, 

나온 결과물은 조금 투박하게 보는 것입니다. 

그런 투박함에 기대를 걸지 않을테니까요.

그리고 오랜 시간을 만나면 

이 투박함은 조금씩 진정성이라는

밀도 높은 재료를 만나게 됩니다.


이 진정성을 머금은 투박함이 

우리에게 선물을 주기 시작합니다.

그게 저는 바로 정교함과 디테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는 한 순간에 되지 않는다.






깊이 있어 진다는 것은요.

감각적인 영역입니다.

그리고 그 감각은 하루 이틀만에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피카소가 휴지에 그린 그림 한장은 

그의 감각이 만들어낸 산물입니다.

그것은 투박한 것이 아닙니다.

무척이나 정교하고 세련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정교함과 세련됨은 

오랜 반복이 불러온 투박함에서만

나온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사람들에게 투박하게 시작하기를 권합니다.

잘 하는 것이 초점이 아니라 하는 것이 초점인거죠.

그리고 하다하다보면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여기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인줄 아시나요? 

안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안하면서 깨닫는 것입니다. 

이건 거의 저주에 가깝습니다. 

이게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는 경험해 본 분들은

공감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들은 프로가 아니면서 프로가 되었습니다.

그런 말에 대해서는 경계해야합니다.


프로가 된다는 것은요.

하는 것의 초점이 된 사람이 숙성된 이야기입니다.

주어진 일을 하고 정해진 일을 그냥 한다는 것.

그렇기에 스스로의 속도와 감을 믿고 

꾸준하게 이어가는것

이게 상당히 중요한 것입니다. 


프로가 되면 우리는 그때 알게 됩니다.

프로 위에 프로도 존재한다는 것을요.

그리고 프로와 슈퍼 프로의 차이는 

오롯이 디테일에만 있다는 것을요.

일반인의 눈에는 띄지도 않을 차이만큼으로 

우리는 평생을 기억할 레전드와 

아무도 모르는 프로를 구분짓는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흔히들 스포츠계의 프로들은 한결같이 말합니다.

기본기가 정말 중요해요.

저는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내 일의 기본, 내 일의 시작은 

투박하더라도 일을 꾸준하게

해 가는 그런 습관과 감각이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깊이에서 오는 디테일


연말입니다.

다들 연말 잘 보내셨는지요?

올 한해는 또 어떠셨나요?

올 한해 생각해보면 개인적으로 저에겐 참 다양한 

사람들과 사건들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지나고 나니 투박한 한해를 바라보지만 

분명히 저는 많이 강해지고 깊어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깊이 있는 삶에 대한 추상적인 의문이 

들었던적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답을 얻었습니다.

지식으로만 이해하고 

경험으로 터득하지 못한 두루뭉슬한것들이

진짜로 내 삶에 내 것으로 다가온적이 없었다는 것을요.

구체적으로 실체적으로 경험이 된 것만이 

분명 제 삶에 깊이 있는 영향을 주었어요.


깊이있다는 것은 어쩌면 이런 투박한 반복이 주는

삶의 선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조금 어색하고 만족스럽지 못해도 

가볍게 하라는 것을 자주 권하는 이유입니다.


정성을 다하는 것도 훈련이 되어야 합니다.

반복이 될때 그 정성이 빛을 발하는 것입니다.

하나만으로 모든 것을 끝내려는 

승부사의 습관을 가장 경계하시길 바랍니다.

조금 더 당신이 사업과 투자에서 

힘이 빠져나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글을 마쳐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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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사업하는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어요.

힘을 빼는 사업과 투자에 대한 영상이 궁금하신분을

위해 추천드립니다. 

https://cafe.naver.com/saraminedu/28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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