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O칼럼] 2026년 정부 R&D의 세 가지 신호

“속도·실증·글로벌”로 압축되는 새 판에서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by 고원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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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분기의 정부 R&D 환경은, 작년 말부터 이어진 정책 기조가 본격적으로 작동하면서 연구개발의 무게중심이 실험실 내부의 가능성에서 실제 현장의 검증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동시에 사업화로 연결되는 속도를 가시적으로 요구하고, 더 나아가 해외와의 협력 구조를 과제의 기획 단계부터 내재화하도록 강하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방향성이 분명해진 국면에서는, CTO가 아이디어의 우수성을 설파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데이터 기반의 실증 설계와 시장·규제·표준까지 아우르는 ‘연결형 로드맵’을 전사적으로 재정렬하는 것이 사실상 필수 과제가 되었고, 1분기는 그 재정렬의 출발점으로 기능한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1) 속도: 분기(Quarter) 단위의 기획·접수·선정 사이클을 전제로 한 실행력

1분기 공고들은 전반적으로 접수와 평가, 그리고 선정까지의 사이클이 짧게 묶이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곧 기업 내부의 R&D 운영체계가 연 단위의 점진적 계획에서 분기 단위의 압축 실행으로 전환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사이클이 빨라지면, 기술 아이디어를 다듬는 시간보다 사전 준비(필수 서류·전자서명·연구자번호·컨소시엄 합의·자부담 계획)를 미리 정돈해 신속히 접속 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는 역량이 성패를 갈라놓게 되며, CTO 입장에서는 기획-내부 게이트 리뷰-법무·IP 체크-재무 적합성 검토-외부 파트너 확인을 한 묶음으로 자동화해두는 PMO 체계가 필요합니다. 결국 1분기는 “준비되어 있는 팀”이 곧바로 앞서 나가는 구간이므로, 프로세스의 지연 요소를 제거하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 됩니다.


2) 실증: ‘기술이 공정을 어떻게 바꾸는가’를 중심에 둔 PoC 설계

올해 1분기 과제들의 평가 문법에서는 기술적 참신성 자체보다, 그 기술이 공정과 제품, 그리고 고객의 KPI를 어디까지 개선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PoC(Proof of Concept) 설계가 핵심이 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한 데모나 시연이 아니라, 측정 가능한 지표(수율, 사이클 타임, OEE, 불량률, 에너지·원가 지표 등)를 과제 목표로 명시하고, 베이스라인–목표–검증 방법–데이터 수집·관리 체계–외부 검증 주체까지 한 번에 제시하는 것입니다. 또한 공정 최적화나 제조 AI와 같이 현장 적용을 전제하는 트랙에서는 사전 진단–데이터 파이프라인 구축–알고리즘/레시피 개선–현장 KPI 변화의 상관관계 분석이 하나의 흐름으로 읽히도록 설계해야 하며, 가능하다면 테스트베드(외부 실증기관, 파일럿 고객, 지역 거점) 확보를 계획서 앞부분에 배치하여 “실증의 실행 가능성”을 초기에 납득시키는 편이 유리합니다. 요컨대, 1분기의 과제 문법은 연구라는 단어를 실증이라는 언어로 번역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CTO는 이 번역을 데이터와 파트너십으로 증명해 주셔야 합니다.


3) 글로벌: 공동개발·공동검증·표준·규제를 포괄하는 ‘해외 확장성’의 내재화

올해는 특히 해외 파트너십의 실체가 제안서의 설득력을 좌우합니다. 단순한 해외 네트워킹이나 의향 수준의 교류가 아니라, 공동 샘플 평가지표, 데이터 교환 규격, IP·성과 귀속, 해외 인증·규제 대응 로드맵이 기획 단계부터 포함되어야 하며, 가능하다면 파일럿 고객 또는 평가기관과의 사전 합의 문서를 통해 “해외에서의 성능 검증 루트”를 명확히 제시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는 곧 과제가 끝난 뒤 수출을 모색하는 순서가 아니라, 과제 기간 안에 해외 검증과 시장 진입의 근거를 축적하라는 요구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더불어, 글로벌 협력형 트랙과 민간투자 연계형 트랙은 투자자 신뢰(기술·시장·조달 가능성)와 정부 R&D를 동시에 설계해야 효과가 극대화되므로, IR 데이터룸(기술 보고서, 특허·FTO, 규제·표준 맵, 품질·안전 문서, 재무 시뮬레이션)을 연구계획서와 동기화해 한 번에 제시하는 구성이 설득력을 높입니다.


마무리: 1분기 체크리스트(요지)

사이클: 1~3월의 기획–접수–선정 흐름을 전제로, 내부 게이트 리뷰와 전자 서명을 주 단위 캘린더로 고정하시고, 병목을 제거하시면 좋겠습니다.

실증 설계: 베이스라인 KPI–목표–검증 방법–데이터 파이프라인–외부 검증 주체를 한 문단 안에 보이도록 구성하시고, 가능한 한 테스트베드와 파일럿 고객을 선제 확보하시길 권합니다.

글로벌 요소: 공동개발·공동검증·IP·표준·규제·인증을 포함하는 해외 확장성 계획을 과제 초반부에 정리하시고, 투자 연계가 필요한 트랙이라면 리드 투자자 접점과 데이터룸을 동시에 준비하시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운영 규정: 자부담, 졸업제, 동시 수행 제한 등 기본 규정을 보수적으로 반영하여 현금흐름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해 두시면 안정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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