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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네나그네 Feb 21. 2022

나는 라디오 PD다

슬기로운 방송국 회사 생활 1 

 방송국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신 지.  적어도 나는 자유로움을 생각했다.

막상 입사하고 나서 그건 허상이었음을 깨달았다. 물론 직종별로 각 전문성을 인정하는 분위기이지만 자신들의 우월함을 드러내는 면도 있다. 지금도 높은 연차는 아니지만 정말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에는 다른 분들은 나에게 대체로 호의적인 말투로 잘해주었다. 점점 좋은 말 안에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려 한다는 것을 알았다. 첫 직장생활에 나는 “ 싹싹한 신입사원” 타이틀을 지키고 싶었다. 시답지 않은 말에도 호응하고 내가 아닌 그들을 중심에 세우고 살았다. 정말 힘들게 들어간 직장이라는 말로 좋은 것만 보려 했고, 나는 스스로 내 눈을 가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극도로 회사가 싫고 생각만 해도 답답함을 느꼈다. 그리고 알게 된 것. 회사는 일을 하는 곳이지 친목도모를 하는 곳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다고 오는 인연들을 막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모두에게 간 쓸개를 빼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내가 왜 이런 기분인지를 알아야 했고 그러려면 현실을 제대로 보아야 한다. 상대방은 나를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았고 과정에서 스스로 어떤 기분이 드는지를 보았다. 정말 쉽지 않았다. “ 내가 이렇게 부정적인 기분을 느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히 느낄 수 있는 기분에도 나는 타인의 허락이 필요했다.


얼마 뒤 점차 알게 된 것은 여러 가지가 있었다.

첫째는 상사라고 모두에게 잘 보일 필요도 없다는 것. 

둘째는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고 기본적인 예의만 지키면 된다는 것. 


어느 한 유튜버가 이런 말을 했다.  “살다 보면 내 옆을 온전히 내주어도 될 만큼 좋은 사람, 인연은 차고 넘친다고. 그러니 아무나 자리를 내어주지 말라고 “. 맞는 말이다. 인생을 살면서 나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가. 그럼에도 결국 지금까지 남아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간의 일들을 떠올리며 자다가 억울해서 이불 킥을 하고 미운 말을 내뱉기도 했다. 그러나 어느 날에 “ 다행이다”라는 말이 나왔다. 내 입에서. 10년 뒤가 아닌, 지금 알아서 다행이라고. 인생을 살다 보면 값을 치른다는데, 톡톡히 지불했다. 상당히 아팠고 힘들었지만 스스로 포기하지 않았다. 정말 기특하다.  이제는 미움도 내려놓으려 한다. 이것도 쉽지 않지만 그래도 한번 해본다. 해봐야 할 수 있으니깐. 



P.S 

안녕하세요. 자네 나그네입니다. 

이 글로 인하여 방송국 생활을 폄하하거나 부정적인 의미를 전달하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생활을 하면서 좋은 일도 많았고 고마운 일도 많았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나오는 길에 이런 일도 저런 일도 있었다는 것을 적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 그래, 그랬구나"라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글을 봐주시기를 바랍니다. 




* 사진 출처

픽사 베이 (https://pixabay.com/ko/)


* 슬기로운 방송국 회사 생활 2는 내용 수정 중입니다. 

내일 (2월 22일  화요일)에 업로드 예정입니다. 일정을 지키지 못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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