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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네나그네 Mar 07. 2022

나는 라디오 PD다

코로나 확진 

 


 오미크론이 찾아왔다. 어떠한 예고편도 인기척도 없이. 주말에 일어났을 때, 목이 아프고 코가 막힌 정도였다. 사실 보일러를 많이 돌려서 건조한 줄 알았다. 종종 그랬으니. 코 세척에 물수건 교체 등을 했지만 점점 숨을 쉬기가 힘들었다. 설마 하는 생각에 무작정 선별 진료소로 갔다. 그때 시간은 바로 4시가 가까웠다. 택시를 타고 갔더니 정말 긴 줄이 있었고 이제 줄에 서려하는데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다가오더니 말했다.

“ 오늘 진료는 여기서 끝이에요.” 

‘ 그럼 저는 어떻게 되나요? ’ ( 나의 속마음 ) 


 


 여기저기서 불만의 소리를 들렸고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자가 키트를 구매 후 집으로 돌아왔다. 떨리는 마음으로 했는데 희미한 두줄이 나았다. 사실 처음에는 부인했지만 점점 줄은 선명해졌다. 키트를 다시 들고 진료소로 갔지만 받을 수 있는 건 신속항원검사. 근데 결과는 음성.  안심할 수는 없었다. 다음날 아침이 되자마자 보건소로 향했다. 문을 열기도 전인데 이미 사람들이 줄지어 있었다. 2시간가량 지나고 PCR 검사를 했고 다음날 아침, 양성 문자와 함께 한주를 시작했다. 문자를 받자마다 회사, 출연자들에게 알리는 등 생각나는 업무를 처리했다. 불현듯 생각난 것. 약이 없었다. 나는 확진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해서 약도 준비하지 않았다. 



 점점 숨이 차고 심장이 아파서 양성 문자에 나와있는 병원에 연락을 했다. 약 처방을 받기 위해 전화로 비대면 진료를 받았고 대면 진료가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어떻게 갈 것인지. 어느 병원에서 진료는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였다. 정신줄을 다시 부여잡고 대면진료가 가능한 병원 연락처로 전화를 했다. 확진되고 어느 기관도 한 번에 전화 연결된 곳은 없었다. 이해는 하지만 무서웠다. 정말 사정을 해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1시간 정도 갔을까, 전화로 안내받은 병원 내부의 진료소로 갔다. 정말 뉴스에서만 보던 격리 시설이었다. 어색했지만 안도감이 들었다. 설사 죽는다 해도 여기서 무슨 조치라도 받을 수 있으리라. 진료시간보다 빨리 도착했음에도 의료진들은 정말 감사하게 친절히 검사를 진행해주셨다. 이런저런 검사를 하고 진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격리. 얼마 뒤 의료진들이 들어왔고 이상 없고 약 처방을 해주겠다는 말을 했다. 그곳을 빠져나올 때까지 잘 챙겨주는 그들의 모습이 너무나 감사했다. 손에 든 약이 정말 든든했다. 붉그스름한 노을이 질 때, 집으로 돌아왔다. 그제야 나는 눈물이 났다.  


* 사진 출처

픽사베이

https://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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