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극복 중 14

브런치 작가로 살아가기

by 솔솔
브런치 작가 당선.jpg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던 2024년 8월부터 브런치 작가에 응모하기 시작했다. 아버지의 실직으로 꿈에 대해서 포기하고 있었는데, 돈을 스스로 벌면서 다시 글에 대한 열망이 치솟아 올랐다. 그러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이 대학생 때, 창작 동아리에서 활동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때는 내 글을 누군가에게 보여준다는 행위가 부끄러웠고, 남에게 피드백을 받는 행위 자체가 썩 내키지 않았다.


그래도 좋아하는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정신병원을 소재로 팬픽을 써 보기도 하고, 매일 일기를 써 내려갔다. 그러나 부족한 인생 경험과 다른 사람의 충고 없이는 글이 발전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내가 최초로 완결을 냈던 팬픽은 마포대교 위에 올라가기 전 노트북을 버리면서 삭제가 되어버렸다. 이후에 다시 글을 적기 시작한 건 감정 일기 때문이었다. 우울증 치료를 위해 매일같이 감정 일기를 쓰고, 글을 적을 작은 힘이라도 생기는 날에는 포스타입에 우울증과 유년시절을 소재로 글을 적어 내려갔다.


다른 분들은 어느 정도의 시간을 들이고 브런치 작가에 당선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1년 8개월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나의 자살 일대기’를 주된 글로 삼아서 응모했다. 하지만 소재가 가지고 있는 어두움이 브런치 사이트에 어울리지 못한 게, 아닌가 싶다. 결과는 번번이 실패였다.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우울증 극복 중’이라는 글로 다시 응모하자 이번에는 브런치 작가로 당선되었다. 아마도 소개 글에 적어둔 희망적인 문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울증 완치를 넘어서 바리스타 직업인으로 번듯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라는 비슷한 내용의 문구가 브런치 작가로 당선되는데, 많은 영향을 준 것 같다. 우울증 초창기에 적은 글에는 희망이 보이지 않았는데, 1년 동안 치료를 받고 다시 적은 글에서 점점 밝아지는 모습을 발견하지 않았을까?,라는 짐작이 든다. 나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면서도 느꼈지만, 이번 브런치 작가가 당선되고서 또다시 느꼈다.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고 나서 사장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있다. 일을 조금만 시켜보면 일머리가 있는지 없는지 싹수가 보인다는 말이다. 나는 거기에 대해서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개인의 능력치에는 차이가 있고, 노력으로 실력을 쌓는 게 더 중요하다는 반론이었다. 왜 과정을 들여다보지 않고 결과만으로 판단하려고 할까? 나는 사장들의 결과론적인 태도에 반발심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도 그 태도에는 변함이 없다.


카페 매니저로 일하면서 일머리가 없는 스텝을 만나보기도 했고, 사장들이 하는 말이 어떤 말인지 머리로 이해 가는 순간도 있지만 전적으로 동의하고 싶지는 않다. 나는 스텝이 최선을 다해서 일하고 있는 걸 아는데, 실수와 경험 부족으로 생기는 실수를 탓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지금 적응한 S 정신병원 의사 선생님이 말씀했듯이 인생에서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우울증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도전해서 카페 매니저로 취직하고, 브런치 작가로 당선되었듯이 끊임없는 노력과 반복은 결국에 번듯한 결과를 낳는다.


그리고 앞으로는 우울증을 극복하고 완치로 나아가는 모습과 카페직원으로 평범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소소한 일상을 글에 적어 내려가고 싶다. 언젠가 중학생 때부터 가슴으로 품었던 책 출판이라는 꿈이 이루어지는 순간까지, 브런치에 계속 글을 올릴 것이며 공모전에 낙방해도 글을 적는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언젠가 창작하시는 분들이 모두 행복해지는 날을 기원하며, 오늘도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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