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네이버 블로그에 있던 글을 옮겨온 것이다. 발행일 2022. 11. 17.)
오기 전엔 여러 모임, 가족들과 보내야 하는 시간, 비자/항공예약/집렌트 등등 해야 할 일이 정말 많았다.
그래서 미국에 온다는 것, 나에게 어마어마한 시간이 주어진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생각 할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미국에 도착한 직후에도 정착하느라, 신랑 첫 출근 뒷바라지 하느라, 미국에서의 소식을 가족들에게 알리기 위해 시작한 유튜브 영상편집도 공부하느라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두 달 즈음 되어가니 어느덧 조금씩 루틴이 생기려고 하고, 나에게 주어진 선물같은 이 많은 시간들을 어떻게 써야할지에 대한 고민으로 시름이 깊어지는 나날들이다.
이 글은 여러 고민들을 정리하기 위해서이기도 하고 두 달간의 생각들을 정리하기 위해 쓰려고 한다.
컨텐츠란 무엇인가
오기 전에는 단순히 미국에서 지내는 모습을 심플하게 담은 브이로그만 생각했다. 하지만 만들다보니 욕심도 생기고,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정보들을 나눌 수 있는 컨텐츠도 만든다면 좋을 것 같다는 데까지 생각이 확장됐다.
영상, 책, 블로그 등은 한 번 만들어 놓으면 (지금 당장 엄청난 피드백이 없다 해도) 땅에 씨를 뿌려놓은 것 같은 느낌을 들게 해준다. 물론 죽을 때까지 "팡" 터질 일 없는 경우도 있겠지만, 인풋 대비 지속적인 아웃풋이 발생하는 파이프 라인같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꾸준함인 것 같다. 꾸준하게 무언가를 만들어내고 그 안에서 나만의 생태계를 만든다면 나와 결이 맞는 사람들이 모이게 되지 않을까?
그리고 또 느낀 것은 이 세상 그 무엇이든 모두 컨텐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킬링 타임용 혹은 경제 지식 공부용으로만 영상들을 찾아봤는데, 이 곳에 온 이후론 아주 다양한 컨텐츠를 접하게 됐다.
자기관리 하는 브이로그부터 살림하는 주부의 살림 팁, 쇼핑 정보, 동기부여, 심지어 TV프로그램에 대한 개인적인 비판 등등.. 컨텐츠는 정말로 무궁무진한 듯 싶다. 그 동안 나는 왜 대단한 지식인들 혹은 연예인들만이 유튜브를 하며 인기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그 무엇도 지식, 컨텐츠가 될 수 있고 돈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돈이 되기까지는 꾸준함과 누군가에게 필요한 것이라는 선의의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것. 아주 조그만 돈이라도 남의 주머니에서 가져오려면 "몰입, 투자"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2. 루틴의 중요성
프리랜서도 직장인도 아닌, 말 그대로 "주부"의 삶을 살고 있다. 바쁘게 지내며 삶의 기쁨을 느끼는 내 스타일하고 잘 안맞아서 나름 생산적인 루틴을 만들려고 꽤나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책 "아티스트 웨이"를 읽고, 유튜브를 둘러보다 ' 모닝 페이지 '를 알게 되었다.
주변 지인 몇 명이 했던 모습과 추천했던 말들이 스쳤던 순간은 있었지만 별로 관심도 없었고, 해야 할 이유도 몰랐다. 하지만 미국에 있는 동안 "나"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 시작하려고 한다. 일단 미국에 있을 땐 무조건 매일 아침 루틴으로 하려고 하는데,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는 차차 이 블로그에 풀어나가고자 한다.
확실히 계획을 미리 짜고 시간관리를 할 때와 그냥 시간을 "흘려 보내는" 때는 하루의 질을 다르게 만든다.
이 곳에서 스케치북을 하나 장만했다. 하루에 한 페이지씩 계획, 실적, 그리고 기억해야 할 것, 좋은 글귀, 영어 필사 등등을 적으며 루틴을 만드려고 하는데.. 잘 할 수 있겠지?
어제보다 아주 조금만 더 발전하는 내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아무것도 꼭 해야 할 일이 없다는 것은 반대로 그 어떤 것도 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루틴을 만들고 이 곳에서만 할 수 있는 다채로움으로 빈 공간을 색칠하고 싶다.
3. 독서와 글쓰기
미국, 특히 보스턴은 자연 환경이 정말 끝내준다. 보스턴 커먼, 퍼블릭 가든을 포함하여 조그만 공원들도 너무 아름답고 미국 특유의 여유로운 분위기도 한 몫 한다.
미세먼지 없는 깨끗한 날씨와 시원한 날씨까지 더해져 만보는 우습게 매일 걷고 있다.
더불어 독서도 많이 하려고 한다. 공원에 앉아 감성적인 책을 읽고, 집에서 이성적인 책을 읽는다. 격주로 운영되는 독서모임에서 타지 생활의 외로움과 한국어 대화의 짜릿함을 맛보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베스트셀러라는 역행자 라는 책도 읽었는데(이 역행자 책에 대한 리뷰는 차차 하기로 하고.. ) 2년동안 독서와 글쓰기만 3시간씩하라는 내용이다. 책을 많이 읽고 그 걸로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을 한 번 계속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해서 나를 조금이라도 레벨 업 한 후 한국으로 돌아간다면 이 곳에서의 시간이 참 의미있을 것 같다.
독서를 한 후 자기와의 대화를 많이 하다보면 갑자기 번뜩이는 생각도 들고, 잊고 있던 일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미래를 더 구체적으로 그리며 내 삶의 밑그림을 디테일하게 그려나가는 시간도 생기는 것 같다. 최대한 많이 읽자. 씹어먹자!
4. 살림잘하는 주부
미국에 온 이유는 신랑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곳은 물가가 비싸서 매일 밥을 해서 먹어야 하고, 도시락도 싸줘야 한다. 집에 있다보니 빨래, 설거지, 청소 등도 주로 나의 몫이 되어버렸다.
처음에는 막막했는데 또 하다보니 재밌기도 하고, 실력이 느는 것 같다.
식 소분하는 방법도 검색하고, 빨래 기능별 사용법, 식기세척기 사용법 등등.. 세상에 살림이 이렇게나 해야 할 것이 많았다고!?!?
어차피 평생 해야 할 일이라면 옷도 깨끗하게 입고, 밥도 야무지게 잘해먹고, 집도 정갈하게 잘 유지하면서 세상살이 아주 기본이지만, 잘 하고 살기 어려운 똘똘한 주부로도 잘 지내봐야겠다.
깨끗하고 정갈한 삶은 집으로부터 시작된다
5. 운동과 여행
미국에 오니 조깅하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보게된다. 그리고 많은 여성들이 레깅스를 입고 다니는 것도 신기했고, 또 헬스장, 수영장 등에서 운동에 정말 진심인 사람들이 참 많다.
미국 오기 전 살도 많이 찌고 건강도 조금 안좋아진 것 같았는데, 이 곳에 와서 자극을 많이 받는다. 나이가 30도 꺾여가니 몸이 전 같지가 않다. 술도 예전처럼 못 마시겠고, 밤도 못 새겠고, 또또....
포닥 남편 와이프 혜택으로 헬스, 수영, 테니스, 요가등 GX 수업 까지 몇 만원으로 할 수 있게 되었다. 생각보다 저질 체력이 되어서 힘들지만 꾸준하게 하려고 한다. 이제 정말 내 몸을 아껴줘야 할 때가 도래한 듯 싶다...
아직 근교여행은 2곳만 가봤는데, 그냥 매일이 여행하는 것 같다. 근처만 다녀와도 참 좋다. 예전처럼 여행에 대한 욕구가 엄청난 것은 아닌데, 그래도 막상 가면 또 좋다는 것.
매일 운동하며 그 동안 혹사시킨 내 몸을 쫌 돌봐줘야지... 여행 다니며 추억도 쌓고 리프레시도 하고..
운동하면 좋은 점!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고 땀 흘리고 나면 스트레스도 풀린다. 부자들은 꾸준히 자기관리 한다고 하니 나도 슬슬 자기관리 만랩 되도록 노력해야겠뜨아 힛
많은 곳에 가보자 아주 작은 것에도 호들갑 떨면서.
6. 외국어와 문화 교류
원서 읽겠다고 빌려놓고 한 달 가까이 방치하고 있는 거 실화인가.... 어서 읽어야지..
매일 영어를 안 쓸 수가 없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약이랬는데, 적당한게 아니라 영어를 안쓰면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
영어수업, 튜터링, 다양한 문화교류 프로그램 등에 나가며 영어 스킬을 늘리려고 하는데 인풋에 투자하는 시간이 적어서 그런가 초반에 확 늘다가 좀 비슷한 내용만 늘 말하는 것 같아서 고민이다.
고급스러운 언어를 구사하고 싶은데.. 하다 보면 괜찮아 지겠지?
그래도 최대한 부딪쳐보며 이야기해보고 공부도 하고 노력해봐야겠다.
이 곳에는 참 다양한 곳에서 온 사람들이 모여 있다.
페루, 브라질, 사우디,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등등..
다채로운 이야기를 듣고 나누며 꽤나 흥미로운 시간들도 가지게 됐다. 일본에서는 아직 남자 성을 따르는 문화도 신기했고, 크리스마스 때 KFC를 먹어줘야 한다는 것도 재밌었다. 브라질 정치얘기, 중국 정부의 독고다이 인생, 이탈리아의 파스타 사랑 등등.. 정말 재밌다.
그래서 나도 한국에 대한 공부를 꽤 하게 된다. 일본의 식민지였던 과거가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고, BTS등 문화 강국이 된 부분, 심지어 한옥구조에 대한 것도 외우고 다녀야 한다.
근데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이 곳에 있는 동안 정말 다양한 문화 사람들과 친구가 되어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8. 경제/자기계발/재테크 모임 운영
요즘 제일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한국에 있을 때 경제신문 공부 모임, 재테크 모임, 부동산 경매 모임 등등 다양한 모임에 많이 나가서 자기계발을 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투자하며 즐거움을 느꼈다.
그런데 이 곳에 와서 혼자 하려다 보니 뭔가 나태해지는 면도 있고, 으쌰으쌰 하는 분들과 함께 앞으로 나갔으면 좋겠는데 모임도 없거니와 관심 있는 사람들도 없고, 한국에서 하는 온라인 모임은 유료 아니면 시간 맞추기가 힘들다.
그렇다고 몇 년이 될지 모르는 이 시간을 그냥 허투로 보낼 수는 없다는 생각에 그냥 내가 모임을 하나 만들었다.
자기계발 모임인데 경제공부도 하고, 각자 관심있는 재테크 분야에 대해 나누는 시간도 가지면서 Meet-up 같은 곳에 참석해 여러 경제 체험을 해보는 취지로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나만큼 열정이 있는 사람을 찾기가 어렵다.
물론 나는 여기서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게 아니라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나처럼 부부가 같이 온 사람들도 꽤 있을텐데.. 모르겠다. 일단 만들었는데 .. 머리가 아프다.
그래도 15년동안 보스톤에서 살았던 분이 15년동안 한 번도 자기계발/경제/재테크 쪽 모임을 보지 못했는데 보스턴 코리아에 내가 올린 글을 보며 정말 대단하단 생각과 반갑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 말은 나에게 꽤나 동기부여를 시켜줬다 ㅎㅎ)
중국인들은 자기네들끼리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공투도 하고 정보도 교류하며 부가 부를 부르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 한국인들은 그런 것이 없어서 안타깝다고도 했다.
고민이 깊어지는 나날인데.. 일단 내가 혼자라도 꾸준히 공부하고 블로그에 올리고 단톡방에 나누면서 하는데까지는 해보자!! 는 생각!
조금만 더 해보자..
쓰다보니 글이 글어졌는데, 그 동안 보스턴에 와서 느낀 모든 생각들을 다 적어낸 것 같다.
몇 번이나 저장해놓고 고치고 고치고 했다...
이 글을 초안으로 이 곳에서 내 삶이 레벨 업! 되는 순간들을 담는 블로그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