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생각하는 "보스턴이 세계적인 도시인 이유"

(feat. 유현준 건축가 이야기)

by 감성있는 언니


얼마전 유현준 건축가의 강연을 우연히 들었다. 그리고 지금 유현준 건축 작가의 저서인 "어디서 살 것인가"를 읽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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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살 것인가 저자유현준출판을유문화사발매2018.05.30.



그는 세계적인 도시, 세계를 이끄는 도시에 대해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그냥 호기심으로 영상을 보다가 끝에 가서는 직접 이것저것 메모까지 하며 들었다.


특히 보스턴에서 직접 살며 보고, 느끼고, 경험하는 부분과도 많이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재미 또한 있었다. 보스턴은 세계를 이끄는 인재들로 가득한 도시이자 세계를 이끄는 도시 그 자체 이기도 하다.


물론 미국에 살면 "왜 여기가 선진국이지?"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특히 느린 행정절차나 구식의 업무처리 시스템 등을 마주치게 되면 차라리 한국이 더 선진국이다!! 하면서 흥흥 거리기 일쑤다.


하지만 살면 살수록 느끼는 건,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

그 몇 가지들을 간단히 풀어 보려고 한다.


다양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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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엔 공원이 참 많다. 공원뿐만 아니라 길을 지나가다 흔히 보이는 것이 벤치이고 의자이다.

처음에는 그냥 조소와 함께 "와 한국 같았으면 진작에 다 커피숍으로 대신 했을 텐데!!"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고 영상을 보고,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언젠가 딱! 하고 떠오르는 생각


"아 이 공원에선 나이, 출신, 성별, 학벌을 막론하고 여러 사람들이 공간과 시간을 함께 하는 구나, 이렇게 자연스럽게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구나"


우리나라는 커피숍이 정말 많다. 하지만 돈이 많은 누군가는 **호텔에 가서 커피를 마시고, 누군가는 가성비 좋다고 소문난 1500원짜리 커피를 마신다. 즉, 자연스럽게 계급이 나눠지고, 그들은 자연스럽게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커피숍이 공원을 대신한다고 생각했지만 정말 틀린 생각이었다. 게다가 심지어 한국은 공원조차도 아파트 단지 내 공원으로 만들어 계급별로 자신들만 향유하려고 만들어 놓지 않던가.


.보스턴엔 곳곳에 공원들이 넘쳐나고, 그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섞인다. 그리고 길가를 지나가다 무심코 벤치에 앉아 어느 나라 사람인지 모를 사람에게 말로 표현하지 못할 눈빛을 교류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이런 공간 중 하나가 "도서관"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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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는 정말 많은 프로그램들이 있고, 나 또한 그 곳에서 전 세계 사람들을 접하고 소통한다.

최근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러시아 침공으로 고통받는 우크라이나 사람이 왔을 때이다.


우크라이나 사람은 자신을 소개하며 전쟁으로 고향을 잃고 도망쳤다고 했다. 그리고 이 곳에서 정착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동안 신문이나 뉴스로 접한 소식에 불과했기에 크게 체감할 일이 없었는데, 실제 그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을 눈 앞에서 볼 때의 그 오묘한 감정이란, 어떻게 묘사하기가 어렵다.


더군다나 보스턴 중앙 도서관에서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한 영어수업 등을 따로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난민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어우러질 수 있게 도와주는 모습을 보며, "그래 여기가 선진국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삶의 모습들



미국이 다 이런 모습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보스턴은 정말 다양한 삶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미국 역사가 시작된 곳으로 그 위엄을 뽐내는 몇백년 된 주택부터 최신 건축기술로 만들어진 빼곡히 들어선 아파트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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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아파트가 화폐의 역할을 하지만, 이 곳에서 아파트는 주거의 하나일 뿐이다.


자신들의 개성을 살려 집을 리모델링하고 인테리어를 하며, 특별한 이벤트 날이 다가오면(할로윈, 크리스마스 등) 취향껏 집앞을 마음껏 꾸민다.


이런 다양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한 것도 아마 내가 보스턴에서 많이 걷는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데칼코마니처럼 찍어낸 듯한 한국 거리보다 오래되고 낡았지만 자신만의 색으로 재미있게 표현한 모습을 구경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그리고 때때론 좋은 아이디어가 샘솟기도 한다.


대학교들이 위치한 환경도 자연과 어우러지면서 자신의 개성을 뽐내면서도, 그 본질에 충실한 느낌이다.

이런 환경에서 공부한다면 더 큰 그릇으로 더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


공간이 주는 기쁨


확실히 미국은 땅이 크다. 그런 것 같다.


한국 같았으면 진작에 빌딩 세우고 아파트로 가득했을 곳이 그냥 공터로, 놀이터로, 주차장 등으로 위치해있다. 땅이 크다는 것은 정말 큰 복이다.


개인적으로 공간이 주는 행복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창조성을 어느정도 믿는 편이다.


여유로운 공간에 있다보면 눈 앞에 놓인 것만 보기 급급했던 것들에서 벗어나 더 큰 것, 더 본질적인 것을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는 곧 창의적인 생각과도 연관될 것 같다.


공간이 어떤 에너지로 변모해 사람들에게 신선한 무언가를 주는건지는 모르겠지만,

미국, 보스턴에서는 확실히 그런 에너지들로 넘실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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