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의 명세서에 찾아온 다정한 마법

65세 이상 고객의 신용카드 포인트, 자동사용 서비스

by 서영경

"선생님, 이것 좀 봐요. 이번 달 카드값이 생각보다 적게 나왔어."

얼마 전 시니어디지털 금융교육 시간. 일흔을 갓 넘기신 어르신이 휴대전화 화면에 뜬 카드 명세서를 보여주며 고개를 갸웃거리셨다.

"여기 '포인트 우선결제(자동사용)'이라고 적혀서 1만 5천 원이나 깎였는데, 내가 뭐 누른 기억이 없단 말이지. 누가 해킹한 건 아니겠지?"

걱정 반, 신기함 반으로 묻는 어르신의 말씀에 강사는 빙그레 웃으며 답했다.

"어르신, 해킹이 아니라 카드가 어르신 돈을 알뜰하게 찾아드린 거예요! 이제 신경 안 쓰셔도 알아서 포인트로 결제 대금을 깎아주거든요."

그제야 환하게 웃으시며 "아이고, 카드가 나보다 똑똑하네!" 하며 무릎을 탁 치셨다.


사실 그동안 신용카드 포인트는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세대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작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앱을 켜고, 메뉴를 찾아 포인트를 조회한 뒤 결제 대금 차감을 신청하는 과정은 시니어 분들에게 너무 높고 복잡한 벽이었다. "포인트가 있다는 문자는 오는데, 쓸 줄을 몰라서 그냥 두는 고령층이 적지 않았다. 그렇게 주인을 찾지 못하고 허공으로 사라지는 포인트가 매년 어마 어마하다. 2024년 기준 150억이나 되었다.

고령층 신용카드 포인트 소멸액(출처: 금융감독원) 이미지 생성 : Nano banana2

작년 11월, 금융감독원에서 발표한 '카드 포인트 사용 활성화 방안'에 따라 반가운 변화가 생겼다.

복잡한 신청 절차 없이,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가진 포인트를 알아서 결제 대금으로 사용해 주겠다는 내용이다. 올해 2월 각 카드사가 속속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1. 어떻게 알아서 차감되는 걸까?

매월 결제일이 다가오면(여신 기간 종료일 기준), 회원이 보유한 카드 포인트가 자동으로 사용되어 이번 달에 내야 할 카드값에서 차감된다.

포인트는 1,000포인트 단위로 사용되고, 한 번에 최대 5만 포인트(5만 원)까지 결제대금에서 빠진다. 매번 일일이 신경 쓰지 않아도 내 소중한 자산을 허투루 버리지 않게 되었다.


2. 주의할 점은?

신용 카드회사마다 시작하는 시기와 제외되는 사항이 다르다.

이번 달에 포인트 혜택을 받았다면, 명세서에 `포인트 우선결제(자동사용) 원`이라고 표시된다.

다만 대중교통을 탈 때 찍는 후불교통카드(RF) 대금이나 체크카드 이용 대금, 지로로 대금 납부인 경우 등자동 사용 대상에서 제외된다(신용카드 회사별로 다를 수 있으므로 확인해 본다).

만약 이전에 이미 '포인트 자동사용 서비스(결제대금/연회비)'를 꼼꼼하게 등록해 두었다면? 기존 서비스가 그대로 유지된다. 카드 회사에서 안내 문자나 알림톡을 보내니 포인트 사용 내용, 예외 사항을 확인해 본다.


포인트자동사용3사.png 신용카드 3사의 포인트 자동사용 내용(인포그래픽 생성 : NotebookLM)

3. 나는 포인트 모으는 게 좋은데?(선택의 자유)

"어? 나는 포인트 차곡차곡 모아서 나중에 여행 갈 때 한 번에 쓰려고 했는데?"

이렇게 포인트를 모으는 재미를 선호하시는 분들도 당연히 있다. 이 제도는 따로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일괄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지만, 회원의 선택을 우선한다. 원하지 않으면 언제든 거부할 수 있다.

방법도 어렵지 않다. 카드회사의 ARS(고객센터)로 전화해 서비스 거부 신청을 하면 된다. 단, 이번 달 명세서부터 바로 적용(자동 차감 중단)을 원한다면, 매월 '결제예정금액이 확정되기 전'에 미리 신청해야 한다는 점만 꼭 기억한다.


(커버 이미지 제작 : Nano banana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