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을 고려한 디자인
매거진의 제목인 '와우 모먼트'는 '와우!'라는 감탄사가 나오는 순간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평소 이러한 순간이 종종 있는데 항상 흘려보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최근 이 순간들이 자주 있었는데, 금방 휘발되다 보니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그 순간들이 있을 때마다 기록하는 습관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와우!'의 순간이 하루에도 몇 번이 있을 수도 있고, 한 달에 한번 있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매거진은 비규칙적으로 올라올 것 같습니다.
그럼 시작해 보시죠.
첫 번째로 소개할 와우 모먼트는 '슬랙'입니다.
슬랙은 주로 회사 또는 모임에서 쓰이며, 소통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이 서비스에서 제가 느낀 '와우모먼트'는 이러합니다.
✓ Wow moment
개인 메시지를 보낼 때 상대방의 시간대가 너무 이른 시간이라면 그 사람의 시간대를 알려준다.
이 디자인이 어떻게 시작되었을지 상상해 봅시다.
존 스미스 씨는 글로벌 회사에서 근무 중이다.
현재 중국 지사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에이미 - "존, 좋은 아침이에요. 그런데 조금 피곤해 보이는군요. 무슨 일 있어요?"
존 - "좋은 아침이에요. 지금 제가 함께하고 있는 웨이씨가 새벽에 계속 메시지를 보내서 알림 소리 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잤어요."
에이미 - "웨이씨라면 중국에서 근무하시는 분 맞죠? 중국은 우리보다 4시간이 빠르군요. 근무시간 외에는 알림을 끄도록 설정하면 어때요?"
존 - "지금 제가 중국에서 근무하는 분들과 일을 하고 있어서 끄기가 힘들어요. 만약 급한 일이 있다면 새벽에도 확인해야 하거든요."
에이미 - "그렇군요. 어제 그럼 급한 일이 있었나 봐요."
존 - "아니요. 그리 급한일은 아니었는데, 시차를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에이미 - "정신없이 업무를 한다고 우리나라의 시차를 고려하지 않았나 봐요.".
여기서 존이 겪고 있는 문제를 파악해 봅시다.
존은 새벽에 울리는 메시지 알림 때문에 잠을 못 자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정시간 알림을 끄도록 설정할 수 있지만, 설정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겠죠.
그럼 메시지를 보내는 유저가 개인 메신저 화면에 들어왔을 때 기본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중요한 행동들을 예측해 볼게요.
유저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유저는 메시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유저는 파일을 첨부할 수 있다.
이 중에서 위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을 때 가장 관련 있는 행동은 '유저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예요.
메시지는 보낼 수 있지만 보내기 전, 상대방의 시간대를 확인할 수 있다.
유저가 메시지를 보내기 전, 상대방의 시간대를 확인할 수 있다면 중요도에 따라 늦은 밤 또는 새벽시간을 피하여 메시지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어디서 상대방의 시간대를 확인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아마 메시지를 입력하는 필드 안에 Message John smith 대신 상대방의 시간을 알려 줄 수 있는 문구를 넣는 방법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개인 화면에서 중요한 행동들 중 유저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라는 부분과 충돌될 수 있어요. 왜냐하면 필드 안에 Message John smith는 메시지를 입력하는 부분이라는 것을 암시해 주는 지표이자 가이드거든요.
그럼 이 필드를 제외한 어느 곳에서 상대방의 시간대를 확인할 수 있게 해 줄 수 있을까요?
바로 메시지를 입력하는 필드 위를 생각할 수 있어요. 아래 GNB영역은 언제나 고정되어야 하는 영역이고, 입력 필드 아래 공간을 활용하기에는 상황에 따라 입력 필드 위치가 바뀌는 건 유저가 혼란스러울 수 있어요.
색이나 폰트 크기도 함께 고민해 볼까요?
상대방의 시간을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심각한 에러이거나 경고상황이 아니에요. 메시지를 보내기 전에 한번 고민해 보면 좋을 점이죠. 그렇기 때문에 입력 필드와 구분은 가지만 그렇게 튀지 않는 컬러와 입력 필드보다 작은 폰트를 사용했어요.
저는 이 기능을 보며 참 좋은 디자인이다라는 것을 느꼈어요.
저 메시지는 비즈니스적인 수익성이 있는 것도 아닐 테고 앱 자체에 큰 변화가 있을 것도 아니거든요.
하지만 슬랙이 메시지를 안내해준 덕분에 상대방을 배려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줬어요.
그 점에서 이 디자인을 와우포인트 매거진의 첫 사례로 소개하고 싶었어요.
또 와우! 하는 디자인을 만난다면 바로 찾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