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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진의 <나를밀어주는 글쓰기>

여자 라이프 스쿨 커리어 워크레터 5월호




여자 라이프 스쿨 <커리어 워크레터 5월호> 

나를 돋보이게 할 글쓰기론 박소진의 <나를 밀어주는 글쓰기> 






발문을 통한 나만의 글쓰기 주제 찾기


 봄이 지나가는 중입니다. 지금 내 곁의 모든 일은 또 어떻게 기억되고, 어떤 방식으로 언제 다시 내 앞에 놓일 것일지 생각해봅니다. 여자 라이프 스쿨 뉴스레터에 매달 연재하는 박소진의 <나를 밀어주는 글쓰기>는 한 개인의 사소하고, 소중한 이야기가 어떻게 나만의 문장이 될 것인지를 묻고, 함께 고민합니다. 그리고 이것을 ‘글쓰기’라는 작업으로 확장할 방법을 나눕니다. ‘문학적 순간’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믿고, 우리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또 나아가 나의 진짜 내 모습, 그러니까 내가 진짜 ‘하고 싶던 말’을 찾아내어 내가 나를 주장할 수 있을 나만의 글쓰기를 위한 쓰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4월호 함께 써 보는 작은 코너, <내가 오늘 머물던 곳에서 본 것의 목록>을 만들어 보셨을까 궁금해요. 여러분의 사물은 무엇이었는지, 또 어떤 모습이었는지, 자세한 묘사와 함께 그때의 나를 떠올렸다면, 이제 5월호에서 저와 함께 나눌 작업은 <나만의 글쓰기 주제 찾기와 배치>에 대한 것이에요. 



주제? 아주 잘 알고 있으나 여전히 어려운 


 나의 글을 통해 온전히 전하고 싶은 것, 이것이 바로 주제입니다.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주제’라는 어려운 말 보다, 다음 문장을 더욱 강조합니다. “과연 나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입니다. 이것은 “나는 나의 글에서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가?”와 같습니다. 여기에는 간단, 명료한 것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있어요. 바로 ‘주제의 확고함’입니다. 


 처음부터 무작정, 순간적으로 드는 감정을 즉흥적으로 옮기는 것이 아닌, 아주 체계적이고, 잘 짜인 각본의 끝판을 보는 듯한 기획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즉, ‘주제’는 내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확고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 힘을 최대한 글이 끝마쳐질 때까지 끌고 가셔야 해요.  시, 소설과 같은 문학 분야가 아닌 경우, 자신만의 전문 분야 콘텐츠를 가지고 글을 쓰거나, 혹은 삶의 단상을 자유롭게 엮는 산문 형식의 글이 많은데요, 이 경우 잘못하다 자기 생각의 흐름대로 자유롭게 퍼져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편의 원고 속에서 전하고자 하는 의미의 영역 밖으로 문장이 흘러나가는 것을 방지하려면 먼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의 근원, 그 시작을 따라가야 합니다. 


나의 경험 데려오기 실전 <주제 찾기> 

 마음 상태에 관한 추상적인 표현은 작가에게도 여전히 어려운 작업입니다. 우리가 쉽게 정의 내리고, 내 글 속에 담으려고 하는 것이 마음 상태, 감정에 관한 것이에요. 글에서 내 마음을 담아보겠다는 생각이 감정 상태에 관한 추상적인 주제를 잡게 해요. 가령, 내가 느낀 행복감, 감사함, 슬픔, 우울함, 고독, 절망 등 인간의 감정을 주제로 삼는데, 이는 결론적으로 나의 글을 더욱더 어렵게 만들게 됩니다. 즉, 처음에는 뚜렷이 ‘특별한 내 감정’에 대해 쓰겠다 결심해도 감정에 사로잡힌 채, 글감을 선택하고, 경험을 객관적으로 복기시키는 과정을 생략한 채, 감정을 늘어지게 서술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마음에 대한 태도를 설명하려고 하기보다는 우선, 구체적인 ‘경험’에서 도출할 수 있는 나만의 ‘의미’를 찾아야 합니다. 


 끝까지 흔들리지 않는 주제를 찾는 방법                     


'좋은 주제' : 감정의 나열이 아닌 ‘나의 경험에서 구체적으로 찾은 의미’


 삶의 어떤 순간이 특별한 느낌을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것을 얼마나 잘 찾아내고, 닦아내는지가 좋은 글로 발전될 수 있습니다. 나의 경험에서 우리는 무엇을 찾을 수 있을까? 를 고민해야 합니다. 나의 경험으로부터 ‘내 삶이 주는 메시지’를 찾는 것이에요. 경험을 통해 내가 알게 된 총체적인 의미를 꺼내는 것, 이것을 ‘보편화 작업’이라고 부릅니다. 과연 나의 삶에서 어떤 의미를 뽑아낼 수 있을까요? 힘 있는 주제로 끌고 가는 텍스트는 감정의 나열과 경험의 단순 서술이 아닌 자신이 뽑아낸 삶의 의미입니다. 


 내 글이 어떤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가? 보편화 작업을 글쓰기에서 꼭 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공감’에 있기 때문입니다. 문학적 글쓰기는 서로에게 공감하고 위안받는 감정을 공유합니다. 이 보편적인 공감대로 나의 문제는 꼭 나만의 문제가 아님을, 내가 느끼는 것은 나 이외에도 우리도 똑같이 느낄 수 있다는 것, 나만 외롭지 않다는 말, 누군가처럼 나도 행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나의 경험에서 의미를 뽑아내는 작업이 사실 하루아침에 갑자기 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순간을 깊은 성찰, 의미 있는 시각으로 대하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지만 이 역시 쉽고 천천히 시작할 방법을 이번 연재에서 함께 나눕니다. 


< 나에게 꼭 맞는 주제 찾기 단계 > 

실제로 적용해보세요!



 마지막 단계, 이 보편화 작업 단계의 질문, “나의 경험은 삶의 어떤 측면을 이야기하는가?”를 스스로 질문해야 합니다. 심오하고 철학적인 성찰이 아닌 일상 속 나의 경험에서도 우리는 많은 의미를 발견할 수 있고, 또 그것을 나만의 보편화 작업으로 확장할 수 있어요. 만약 ‘혼자 마시는 커피 한 잔’ 글감을 가져왔다면, 여기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의 경험을 최대한 생생하게 복기합니다. 단지 ‘육아-가사에서의 해방감’, ‘자유로움’, ‘여유’와 같은 감정 키워드가 아닌, 이 ‘커피 한 잔’이 삶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커피 한 잔의 경험이 단순한 하루의 일상이 아닌, 어떻게 보편적인 삶의 태도로 확장시킬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그래서 “일상 속 작은 것으로부터 얻는 감사함’ 이라든지 “이 순간만큼은 내게 꼭 필요한 사치” 정도로 보편화 작업을 통한 나의 의미로 뽑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글감, 경험에서 뽑아낼 수 있는 의미는 개인의 선택이므로 무궁무진하게 다양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와는 반대로, 일상 속 어떤 느낌으로부터 출발할 수도 있어요. 특정 감정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여기에 맞는 글감을 찾은 후, 그것이 생겨난 경험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역시 “내가 과연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마지막 단계, 이 과정이 역시 보편화 작업이 됩니다. 예를 들어 육아로 인해 잠깐 접어둔 일, 누군가의 SNS에서 본 예전에 그리던 내 꿈, 등 주변에서 글감으로 쓸 것을 찾았다면, 이 글감에 더불어 스미는 기분의 배경적 요소, 즉 나의 경험을 다시 상기하고, 경험으로부터 얻은 삶의 태도, 의미를 뽑아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분명 나의 감정이 글 전체를 휘청거리게 해주는 것을 막아 줄 것입니다. 


 주제 찾기 작업을 단계별로 따라가 보세요. 마지막 단계, 내 경험이 주는 삶에서의 보편적 의미를 찾아 주제로 도출할 수 있다면, 글감을 지루하게 끝까지 반복해서 사용할 필요도, 무거운 문장으로 감정을 장황하게 설명하려 하거나, 또 글 속에서 자기 연민에 묻히는 것을 방지하게 될 것입니다. 주제 설정 작업, 즉 보편화 작업을 통해 “나는 내 경험에서 무엇을 의미로 꺼내놓을 수 있을까?”를 생각한다면, 우리는 누구나 나의 글 속에 강하고, 힘 있는 주제를 정할 수 있고, 끝까지 내 의미를 손에서 놓치지 않고 이끌어갈 수 있습니다.                    



< 레터 속 함께 글쓰기   >  


주제 찾기를 위한 경험 보편화 과정을 위해 질문 목록을 만들어 볼게요.

 5월호 워크 레터 속 함께 글쓰기입니다. 여러분의 경험은 여러분 자신의 ‘삶의 태도나 목적”을 말하는 하나의 예시로 기능합니다. 발문을 통해 자신에게 묻습니다. 여기, 몇 가지 질문을 공유합니다. 

 여러분들께서 보시고, 자신에게 맞는 질문을 골라 그때의 기분, 상기되는 경험, 그리고 글감을 찾아보세요. 만약 나의 경험에서 가져오는 다양한 글감-지난 4월호 참고-을 충분히 수집했다면, 바로 내가 글감과 경험을 재료로 해 말하고자 하는바, 즉 보편화 작업으로 바로 넘어가 봅니다. 질문에 대한 “왜?”라는 물음이 자신의 경험 속 의미를 낯설게 생각해보는 순간일 것입니다. 이 질문에서 여러분의 경험과 글감을 찾고, 또 그것이 지금의 내게 주는 ‘의미’를 찾아보세요.                     


1.    당신의 일상은   어떤가요? 만족스러운가요? 그렇지 않은가요? 만약 그렇다면, 혹은 그렇지 않다면 왜 그런가요? 
2.    만약 내가 어떤   하루로 돌아간다면 언제로 돌아가고 싶나요? 왜 그때인가요? 
3.    가장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생각합니다. 어떤 것을 하고 싶나요? 왜 그것인가요? 
4.    내가 닮고 싶은 누군가에 대해 생각합니다. 현실의 인물일수록, 구체적일수록   좋습니다. 나는 왜 그 사람을 닮고 싶나요? 
5.    성장하고 싶나요? 나의 욕구를 촉발하는 경험과 감정을 떠올려보세요. 내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왜 그것일까요? 


나를 위한 글을 쓸 수 있는 힘, 나를 중심에 놓은 글쓰기의 본질은 내 삶의 조각마다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에요. 이번 5월호에서 함께 나눈 <내 글 주제 찾기 방법>이 모쪼록 유익하셨길 바랍니다. 

다음 6월 여라 라이프 스쿨 워크 레터 속 글쓰기 수업도 기대해주세요!


나를 돋보이게 할 글쓰기를 위한 칼럼, 박소진의 <나를 밀어주는 글쓰기> 연재 순서 







박소진 (여자라이프스쿨 연구원)

시인. 에세이스트 <포엠포엠> 등단, 시집 『사이, 시선의 간극』 (대한민국 우수문학도서 선정), 『자정작용』, 『누구나 아는 라라』를 썼다. 다양한 형태의 문학, 모두를 향하는 문학의 쓰임을 고민한다. 세계 곳곳에서 동일한 시공간의 향유하는 사람들의 문장을 모으는 문학 실험 전시를 한다. 문학 교육-문학예술 기획 브랜드 <LiteraryBOX> 운영. 어린이와 성인 글쓰기 수업을 하고, 매일경제신문에 에세이를 연재한다. 

literarybox.creative@gmail.com 

atelier-literature.com


박소진의 브런치 박소진 시인의 브런치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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