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로 어떻게 제품을 팔 것인가 - 9
마케팅 플랫폼 쏠림현상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네이버 광고보다는 페이스북 광고야라고 외쳤던 사람들은 어느새 페이스북보다는 인스타그램이라며 인스타그램 계정을 키우는데 열을 올리고 있고, 유튜브가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이자 사람들은 이제는 유튜브가 대세다라는 이야기와 함께 유튜브 광고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실 놀라운 일은 아니다. 사람들은 항상 새로운 마케팅 플랫폼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사실 새로운 플랫폼에 반응한다라는 것은 매우 당연한 사실이다. 오히려 반응하지 않고 학습하지 않으면 빠르게 급변하는 이 시대에서 뒤쳐질 수 있다. 하지만 조심해야되는 것이 하나 있다. 플랫폼에 대해 반응하는 것이 그 플랫폼에 대한 맹신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 특히 SNS 플랫폼에서 말이다. 누군가 인스타그램이 대세다라고 외치면 사람들은 대부분 인스타그램만 하면 대박이 날 수 있겠지라는 잘못된 환상을 은연중에 뇌 속에 심어버린다. 그리고는 인스타그램계정을 키우고 해시태그를 찾고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만 몰두한 뒤 결과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할시 이런 결론을 내놓는다. "인스타로 광고하는 건 별로 효율이 없는 것 같던데?"
이런 결론에 도달해버린 가장 큰 원인은 본인이 경험하고 있는 SNS가 구체적으로 전체 마케팅 동선 속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지에 대한 고찰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던져야 할 질문은 다음과 같다. "인스타그램을 사용한 후 나는 어떤 행동을 할까?" 정석대로 인스타그램 내에서 모든 활동을 끝마쳐서(제품에 대한 발견부터 최종 구매 전환까지) 내 행동이 결국 인스타그램의 흐뭇한 미소를 받게 될까? 그럴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마주하는 정보는 어쩔 수 없이 '한계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맛집을 검색할 때 인스타그램에서 1차로 '발견'과 '탐색'의 과정을 거친 후 결국 네이버를 켜서 블로그 후기를 하나씩 뒤져보게 되는 이유는 인스타그램 콘텐츠가 가진 '한계점' 때문이다. 사진 한 장과 인플루언서의 코멘트에 매료되어 당차게 카드를 긁는이가 있는 반면 의심의 눈초리와 함께 네이버에 그 매장을 검색하는 이가 있다. 과연 인스타그램을 포함한 SNS는 전체 마케팅 동선 속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을까?
사람들이 각각의 플랫폼을 이용하는 행동패턴을 슬며시 관찰하다보면 플랫폼의 특징을 추출할 수 있다. 아마존 그리고 네이버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무언가를 구매하기 위해 원하는 정보 혹은 상품을 '검색'하기 전에 반드시 거치는 과정이 있다. 그것은 바로 '계획'이다. 머리 속에 무언가를 구매해야지, 검색해야지라는 '계획'을 품고 이 플랫폼을 이용한다. 이와는 반대로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카카오톡과 같은 SNS 플랫폼의 경우 사람들이 이 곳에서 무언가를 '계획'해서 구매하기 보단 콘텐츠를 소비하는 와중에 '광고 콘텐츠'에 노출된다. 설득력 있는 광고 콘텐츠는 그들의 구매요추를 자극하여 결국 '충동 구매'에 이르게 만든다. 즉, 마케팅 영역에서의 SNS의 역할은 "충동 구매를 일으키는 노출"이라고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고객 동선 전략을 설계할 때는 충동구매를 일으키는 노출을 경험한 유저가 다음 어떤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봐야 한다. 매력적인 콘텐츠를 만나고 난 뒤 실제 상세페이지까지 유입되어 긍정적인 후기를 보고 직접 구매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며 제품 혹은 서비스는 매우 마음에 드나 불성실한 콘텐츠를 만난 경우엔 계획 구매 플랫폼으로 넘어가 더 많은 정보를 찾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 구매동선 셋팅에는 유저가 콘텐츠를 통해 웹사이트로 성공적으로 넘어온 경우 어떤 '응대'를 해나갈 것이냐와 이탈한 경우 어떻게 다시 웹사이트로 이끌어낼 것이냐 두 맥락에서의 고민이 필요하다.
SNS 콘텐츠를 잘 만들고 광고 집행을 세밀하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은 사람들이 구매하는 전체 마케팅 동선 속에서 SNS는 어떤 역할을 하는지 SNS에서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마주한 이들은 그 다음 어떤 경로로 나아가는지에 대한 고찰을 하는 것이다. SNS의 효율에 대해 언급하기 전에 우리는 SNS 역할에 대해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는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