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 31
더 이상 2시간짜리 영화를 끝까지 볼 자신이 없다.
요즘 간만에 쉬는 시간을 즐기려고 넷플릭스를 키면 2-3시간 짜리의 영화들 중 뭘 볼까 하면서 거의 시간이 10분 이상은 지나가버린다. 도대체 내가 왜 못 고르고 있을까 고민해보면 결국 답은 끝까지 볼 자신이 없어서다. 결국 유튜브에 들어가서 특정 영화를 재미있게 요약해둔 영상을 키게된다. 몇 십분 이내로 혹은 짧게는 몇 분 이내로 2시간 정도의 영화를 단숨에 요약해버린다. 심지어 주요 장면을 고르고 고른 것이기 때문에 재미가 없을 수 밖에 없다.
광고 업계에서도 숏폼 콘텐츠가 대세다. 페이스북이 한창일 땐 페이스북 대행사가 많이 생겨났고 인스타그램이 한창일 땐 인스타그램 대행사가 많이 생겨났다. 최근엔 숏폼 콘텐츠 대행사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 숏폼 대행사를 써야하는 것인가? 숏폼 콘텐츠가 반응이 높다고 하니 숏폼 콘텐츠에만 집중을 하면 되는 것인가? 아니다. 숏폼 콘텐츠를 제대로 써먹으려면 온라인 광고에서 숏폼 콘텐츠가 하는 역할을 직시해야 한다.
영화 예고편은 단지 영화 구매까지 25% 정도의 설득만 할 뿐이다.
몇 년 전 틱톡에서 영화 예고편을 감상한 이들중에 티켓 구매를 하는 이들은 1/4이라는 기사를 내놓은 적이 있다. 결국 숏폼의 역할은 영화 볼 생각이 없었던 사람에게 25% 정도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스타트 역할이다. 온라인 광고에 접목시킨다면 제품을 구매하는 잠재 고객들에게 25% 정도 사야겠다라는 마음을 여는 역할인 것이다. 영화 티켓이 보통 1~2만원대 사이인 것을 감안하면 이보다 가격이 이보다 높을수록 설득할 수 있는 확률은 25% -> 15% -> 5% 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숏폼 콘텐츠에만 치중하다보면 유입되서 구매하는 사람들의 비율 즉, 전환율이 희박해질 수 있다. 가령, 숏폼 콘텐츠에서 15초동안 비포애프터에 집중했다면 그 비포애프터를 보고 사람들이 유입과 동시에 품는 의문이 상세페이지 혹은 사이트 곳곳에 박혀있어야 숏폼에 광고비를 버리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 인스타그램 채널을 키울 때도 마찬가지다. 채널 안에 꽤 품질 높은 콘텐츠들이 박혀 있는 상태에서 광고를 하는 것과 허허벌판에 광고할 때 팔로워 증감 수는 천지차이다.
유튜브 전체 조회 수의 90% 이상이 숏폼일 정도로 무서운 소비자층이 숏폼에 존재한다. 다만, 숏폼 영상이라는 낚싯대의 최고의 먹잇감이 있어 대어가 잡히더라도 결국 낚싯대가 부실하면 대어는 당연히 놓칠뿐더러 낚싯대 파손이라는 비용 손실 또한 피할 수 없다. 각자의 광고 상황에 맞게 사람들이 숏폼 이후 소비할 것들을 미리 셋업해둔 뒤 움직여야 한다. 그 뒤에 공장처럼 숏폼을 찍어내도 절대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