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에세이를 씁니다. 그 결과는?

점심시간 90분, 내 글이 태어난 시간

by 김미나


10주 동안 매주 한 편씩 에세이를 써야 하는 모임.
나는 3주 만에 글 하나를 겨우 작성했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덜컥, 브런치 작가가 됐다.


"점심시간에 짬 내서 글 써야지!"
힘찬 다짐도 무색하게,
7주 동안 컴퓨터 앞에서 깜빡이는 커서만 바라봤다.


고프다.
배가 아니라, 글이 고프다.

오늘은 글쓰기 마지막 모임.
시작은 했으니 마침표라도 잘 찍고 싶은데,
벌써 점심시간 90분 중 60분이 흘렀다.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점심시간은 늘 너무 빨리 간다.

글쓰기란 뭘까.
10주 동안 함께한 팀원들을 보며 깨달은 한 가지가 있다.
글쓰기는 '잘 쓰기 위함'이 아니라,
'자꾸 쓰는 것'이라는 점이다.


글을 못 썼던 시간, 그 시간들도 결국 '글쓰기의 과정'이 아니었을까.
돌아보면 한 편의 글밖에 쓰지 못했지만,
다시 쓰고 싶다고 느꼈으니,
'글쓰기 포비아'에서 조금은 벗어난 게 아닐까.

나의 글쓰기 점심시간은 이제 끝나간다.

나처럼 글쓰기를 시작하려 책상 앞에 앉은 분들에게


"하얀 바탕화면에 검은색 커서가 깜빡이고 있나요?
그 앞에서 멍하니 계신가요?
아니면 머리카락을 쥐어뜯고 있나요?
괜찮습니다.
저도 그 앞에서 오래 머물렀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