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이틀을 살다
We lived two days today!
어제 해남에 내려갔다. 7시간을 달린 것 같다. 오후에 조사와 샘플링을 모두 마치지 못했다. 아침에 일찍 시작하자고 했다. 오전 6시에 농장에 모여 다시 조사. 다행히 손에 익은 이유인지, 9시 이전에 모두 완결!
우리가 끝내자마자 비가 오기 시작했다. 아점을 먹고 해남을 출발. 홍대로 향했다. 아마 8시간은 걸린 것 같다. 중간에 자동차 사고만 서너 건은 본 것 같다.
6시 30분에 딱 맞춰 도착하자마자, 홍대의 게스트하우스를 헐고 다시 새로운 건물을 지은 개념으로 개장 공연을 한 친구 이제운과 사람들을 만났다.
오래간만의 인디 공연을 보는 것이라, 각 그룹들을 유튜브에서 여러 번 봤지만, 소박하게 둘러서서 간식을 하는 뮤지션들이 누가 누구인지 잘 몰랐다. 왜 다들 그렇게 소심하고 착한 거야!
Moon and Bouncers의 팬이 된 것 같다. LP도 샀건만 깜박하고 가져가질 못했다. 다음에는 사인을 받으려고 한다. 윤슬, Moon and Bouncers, 아시안 체어샷. 세 그룹은 아낌없이 팬들과 뮤지션들의 공간을 만들어준 이제운 친구에게 감사를 표현했다.
이 공간을 때리고 할퀴고 뒤흔드는 것을 보니, 이 공간이 어떻게 더 발전할까 하는 생각을 함께 해 보게 되었다. 친구 말로는 이 공간이 만들어지는 모티브를 내가 제공했다고 한다.
듣고 보니, 공연장 정면에 있는 '파란 고래'는 나와 친구, 그리고 디자이너의 생각들이 엿보인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우리의 공간은 고래 뱃속이었던 것이고, 그 안에 잡혀 먹힌 피노키오가 거짓 속셈의 진실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으로 재창조되길 바란다.
고생 많았다 친구. 그리고 더 자주 보고 평생 음악도 듣고 하고 놀고 그러자.
다음엔 Open Space다. 마음껏 창공에 소리 지르게 할 수는 없을까? 이 답답한 세상에? 친구! 대답해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