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배고프고 모르는 것
많지도 적지도 않다. 나에겐 적지만 친구들은 많다고 한다. 음반만 그런 게 아니다. 내가 가진 소유는 남에겐 많고, 남이 가진 소유는 나에게 적다. 불행의 씨앗이다.
그런데 저 음반들은 오랜 기간 습관처럼 사모은 것이다. 다른 사람 추천으로 구입한 초짜 시절의 것부터 음반 표지만 보고 사는 요즘까지. 그런데, 표지만 보고 산 음반이 더 마음에 든다.
신기하게도 어느 숫자 이상의 음반이 모이면 두 가지 현상이 나타난다. 1. 들을 음반이 없다. 2. 막상 어떤 음반인지 떠올려 보면 기억이 안 난다.
내가 가진 것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이 행복이다. 적당히 배고프고 적당히 모르는 것. 그래서 찾고 알아가는 것, 그게 행복의 씨앗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