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고양이를 입양한 지 5년.
5년 전 나는 아직 많이 외로웠다. 하지만 사람으로 외로움의 구멍을 채우려고 하면 할수록 묘하게 구멍은 더 커졌다.
고양이를 길러 볼까?
그즈음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피드에 귀여운 고양이 사진이나 영상이 자주 뜨곤 했다. 나는 화면 속 고양이들을 홀린 듯 바라보곤 했다. 특히 손바닥만한 아기 고양이를 볼 때면 심장이 콩닥콩닥 뛰었다. 마치 첫사랑에 빠진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두근두근 콩닥콩닥...
저렇게 귀엽고 사랑스러운 생명체와 함께 산다는 것은 어떤 느낌일까?
고양이와 함께 사는 경험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커져갔다. 주위에 고양이를 기르는 사람들은 고양이는 자주 아프고 기르기도 까다롭다며 말렸다. 하지만 일단 한 번 고양이와 살아가는 삶을 꿈꾸기 시작하자 아무도 그 욕망을 막을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내가 그림을 그리는 동안 고양이가 옆에서 잠들어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
하루 종일 밤낮없이 고양이 생각이 났다. 사실 어떤 고양이라도 좋았다. 길고양이도 유기묘도 좋았다. 예쁘면 좋겠지만 내 고양이가 되면 어떤 고양이든 사랑할 것이었다. 일단 고양이를 직접 보고싶다는 마음에 쉽게 고양이를 볼 수 있는 애묘센터 두 곳을 방문하기로 했다. 절대 그날 고양이를 데려올 생각은 아니었다.
하지만 두 번째 방문한 애묘센터에서 나는 벌컥 계획에 없던 입양을 해버리고 말았다. 여러 고양이 중 단 한 고양이. 짙은 회색 줄무늬의 맑은 눈을 가진 아기 고양이가 내게 안겼다. 아기는 내 품을 파고 들며 가르랑가르랑거렸다. 순간 수많은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처럼 내 심장도 반짝였다. 나와 떨어진 후에도 그 고양이는 너무나 순수한 눈으로 자기를 데려갈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 두 눈이 말하는 진심을 거둘 만큼 나의 심장은 무디지 못했다.
그 후로 5년 간, 하루도 빠짐없이 고양이의 밥을 챙기고 화장실을 청소하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스킨십을 나누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단 하루도 예쁘지 않은 날이 없는 고양이었다.
고양이와 함께 산다는 건 어떤 면에서 어떤 의사보다 훌륭한 치유자와 함께 사는 것이다. 고양이는 강아지처럼 대놓고 표현하지는 않지만 온몸으로 귀 기울이고 반응하며 나의 마음을 살핀다. 포근한 털에 얼굴을 묻고 나면 가장 깊은 슬픔까지도 보드랍게 녹아내리는 것 같다.
고양이와 함께한 지 5년.
나는 전보다 좀 더 편안하고 좀 더 따뜻한 사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