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와 숲 속으로

by 큐휘

요즘따라 꾸꾸가 자꾸 현관 앞에 앉아 칭얼거렸다. 내가 밖에 나가거나 들어올 때, 문틈을 비집고 밖으로 빠져나가버리곤 했다.


복도로 빠져나간 꾸꾸는 계단을 타고 올랐다. 우리 집이 15층인데 16층으로 올라가곤 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안 따라가면 언제나 내 심장을 설레게 하는 맑고 귀염스런 목소리로 왜 안 따라오느냐고 응애응애 울었다.


며칠 전엔 문 밖에서 택배 박스를 가져오는 사이 빠져나갔다. 나는 택배 박스에 정신이 팔려 꾸꾸가 빠져나간 지도 몰랐다. 한참 뒤에야 꾸꾸가 사라졌다는 걸 알아채곤 계단을 올라 꾸꾸를 찾아봤지만 흔적도 없었다.



결국 경비실로 갔다.

"저희 고양이가 집을 나갔는데, 혹시 고양이 봤다는 소식 없었나요?"


경비 아저씨는 16층 사람들이 고양이를 보호하고 있다고 했다.


16층, 바로 우리 윗 집의 초인종을 누르니 그 집 가족들이 나왔다. 저 멀리 어렴풋 우리 꾸꾸가 있었다.


"꾸꾸야! 이리 와~!"

꾸꾸는 조심스레 나에게 다가와 안겼다.

'꾸꾸야~ 그렇게 나가고 싶었니?'


어제도 꾸꾸는 내가 문을 연 틈을 타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래, 너도 집에만 있기 답답하구나. 바깥 공기를 쐬고 싶은 거지?'


꾸꾸를 안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냥 동네 한 바퀴 구경시켜 주자 하는 마음으로...

꾸꾸는 무서운 듯 앵앵거리며 내 품에 안겼지만, 밖에 나가자 호기심을 반짝이며 주위를 훑어보았다.


인적이 없는 한적한 벤치에 앉아 고양이를 쓰다듬었다.

밖에 나와본 적이 거의 없는 꾸꾸... 바람에 춤추는 강아지풀도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마침 비둘기 두 마리를 발견했다. 나는 비둘기 앞에 꾸꾸를 놓아주었다.


베란다 창문을 통해 새들이 날아다닐 때,꾸꾸는 잡고 싶어 안달을 내곤 했다.하지만 막상 가까이 이에서 새들을 보자 멈칫 멈칫 조심스러워했다. 비둘기가 생각보다 컸기 때문일까?


겁 많은 녀석 ㅎㅎ


그래도 직접 비둘기를 바로 눈앞에 보여줄 수 있어서 뭔가 뿌듯했다.


내친김에 내가 매일 산책하는 둘레길을 살짝 보여주고 싶어서 뒷산으로 향했다.


꾸꾸를 안고 숲을 걸었다. 무거워서 팔이 저려왔지만, 뭔가 특별한 경험을 선물해 주는 것 같아서 애틋하고 기분이 좋았다. 꾸꾸가 행복하다면 팔이 마비가 되더라도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한나절이라도 안고 걸을 수 있을 것이다.


꾸꾸는 몸에 힘을 풀고 완전히 내게 몸을 맡긴 채 안겨 있었다. 모든 것을 내게 맡긴 작고 아름다운 생명체. 나는 꾸꾸의 보송보송한 털에 얼굴을 비볐다. 얼굴에는 고양이 털이 잔뜩 묻어났지만 마음은 핑크빛으로 가득 찼다.


꾸꾸는 그칠 줄 모르는 호기심으로 풍경을 구경하고 냄새를 맡았다.

'꾸꾸야, 좀 무서워도 재미있니? 네가 원한다면 가끔씩 널 안고 밖으로 나와야겠구나.'


이 또한 우리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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