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그림을 여러번 그리면 아무리 비슷하게 그리려고 해도 그림마다 각각 다른 느낌이 담겨요. 하늘이 구름과 빛에 따라 그 모습이 늘 변화하듯 우리 마음에 흐르는 느낌들도 늘 변화한다는 사실이 연작의 그림들을 통해 밝혀집니다.
우리가 자신이라고 믿는 고정된 정체성도 실은 우리의 부분적이고 불완적인 생각이 만든 착각이 아닌가 싶어요. 하늘의 구름이 변화하며 흐르듯이 정체성이라고 붙잡는 것도 결국 변화하는 흐름 속에 일부일 뿐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마음 속을 유영하는 생각들과 그것을 바라보는 더 깊은 시선 속에 진실이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늘에 이런 저런 감정들을 풀어놓으며 오늘도 조용한 위로를 건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