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꽃잎 같았다
고양이 모래를 잘못 밟았다. 발바닥에 상처가 났다. 상처 부위엔 피가 잔뜩 고여 있었다. 바닥으로 핏방울이 떨어졌다. 빨간 꽃잎 같았다.
찢긴 살 안으로 모래가 들어갔는지 살펴보았다. 아무것도 없는 듯했다. 솜에 알코올을 묻혀 상처 부위를 여러 번 닦았다. 빨갛던 부위가 조금씩 깨끗해졌다. 거즈로 발을 여러 겹 감싸고 양말을 신었다. 어느새 통증이 가셨다.
때로 타인의 거친 말이나 행동으로 인해 마음에 스크레치가 날 때가 있다. 괜찮을 줄 알았는데 뒤늦게 너무 아프게 느껴져 놀라기도 한다. 괜찮다, 별거 아니다, 그 사람 잘못인데 내가 왜 상처받나... 별 거 아닌 척해보지만, 인생 초보자는 어쩔 수 없다. 이미 찢겼다.
무시하고 덮어버리면 언젠가 가시처럼 튀어나올 것을 알기에, 상황의 맥락을 되짚어보고 그 사람의 의도를 다시 살피며 나를 다독이고 위로한다. 감정을 솔직히 털어놓다가 눈물을 뚝뚝 흘리고 그러다 급기야 용서를 하기도 한다.
아프지 않아서가 아니다. 사과를 받아서도 아니다. 사과를 받을 수 없지만, 더 이상 나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기에, 인간으로서 '인간'을 사랑하고 존중하고 싶기에, 용서한다.
'그도 초보니까 잘 모르겠지. 실수는 나도 많이 했지.'
조금은 겸허하고 온화한 마음으로, 아픔이 아물어가는 과정을 지켜본다. 덧나지 않도록, 더디더라도 잘 아물도록.
시간이 빨간 꽃잎처럼 흐른다.